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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이량 <생명의 울림>
미술 마감

2004-02-10 ~ 2004-02-29


참여작가 : 오이량 작품 종류 : 납 에칭, 실리콘 회화 2차원의 조형 미술이 자연과 사물을 대상으로 표현 하기 어려운 것은 그것의 공간감과 시간성에 대한 포착이다. 미술사를 거슬러 보면 자연과 인간의 모습 그대로를 평면에 담아내고자 했던 욕망은 이데아계를 모방한 현상계를 다시 모방한 화가들의 그림을 미천하게 여겼던 소크라테스 시절부터 기존 조형 미술의 색채와 형태에 파격적인 변환을 가져온 20세기를 거쳐 서로의 영역을 규정 할 수 없을 정도로 혼재된 양상을 보이는 현대미술에 이르기까지 이어지고 있다. 현상과 환영을 끊임없이 좇는 과정에서 단 한가지 색채와 무의미한 선들로 뒤덮힌 캔버스를 만났을 때 공허를 느끼는 것은 실재가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현실에 가까운 환영을 좇는 본능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오 이량 작가가 <생명의 울림> 전을 통하여 보여주는 작품들은 그러한 본능을 초월하고 구체화된 형상의 실체감과 피상적인 이미지 대신 존재하는 것의 농축된 표상으로써 그 존재를 가능케하는 시간과 공간의 유동적인 흐름까지 내포하고 있다. 오 이량 작가 고유의 창작기법으로 제작된 납 에칭 작업에서는 생성과 소멸의 긴장감이 정점이 되고 시공이 하나된 순간에서 동심원들의 물결이 존재의 파장과 생명의 울림을 드러내고 있다. 그의 또 다른 독창적 작품인 실리콘 회화에서는 물결치는 파장의 고정된 형상을 유동적인 움직임의 실리콘 매체를 이용하여 해체되고 결합함의 반복으로써 새롭게 자리매김하는 영역에서 또 다른 존재의 파장과 생명의 울림을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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