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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리뷰

무한한 이야기가 있는 종이문화공간

2009-09-15


지난 11일, 홍대 인근에 두성종이의 세 번째 종이문화공간 ‘in the paper’가 오픈 했다. 홍대 앞은 갤러리, 공연장 등 다양한 문화예술시설이 밀집해 있어, 문화 트렌드를 선도하는 곳이다. 바로 이 문화예술의 중심지에 종이 회사 건물이 무슨 볼일이 있어서 나타난 걸까?

에디터 | 이영진(yjlee@jungle.co.kr)


'종이 가게’라고 하면 공간 가득 종이가 빽빽이 꽂힌 화방을 떠올리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두성종이의 'in the paper'는 그런 우리의 생각을 뒤집고 문화예술의 중심지 홍대에서 세련된 모습을 드러냈다. ‘in the paper’는 단순히 종이 판매, 홍보 역할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갤러리, 카페, 스쿨을 더해 복합문화공간을 지향한다. 탁월한 커뮤니케이션 소재인 종이를 가지고 누구나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자 하는 목적으로 개관되었으니 화방과 뿌리는 같지만 줄기는 다른 셈이다.


‘in the paper’는 지하 1층에서 지상 6층까지 갤러리, 페이퍼 마켓, 교육시설 등으로 깊이 있고 다양한 기능을 머금은 장소다. 외관은 회색 빛 콘크리트 마감에 블랙 프레임과 유리의 조화로, 마치 종이처럼 수더분하지만 세련된 멋을 풍기고 있다. 인도에 큼지막한 창을 낸 1층 카페와는 달리 입구는 왼쪽 편에 살짝 숨어있다. 입구를 찾아가다 마주친 중정은 카페의 테라스로 사용되고 있는데, 이곳에서 올려다 본 건물의 모양새는 하늘을 보듬고 사람, 문화까지 다 보듬을 태세다.


내부는 외부만큼이나 인상적이다. 1층 입구에는 나무와 노출 콘크리트로 내추럴하고 모던한 분위기를 풍기는 ‘cafe318/1F’가 자리 잡고 있다. 두성종이만의 카페 cafe318/1F는 아웃소싱으로 커피명가에서 바리스타와 커피를 제공받아 방문객들에게 신선한 커피를 제공한다. 2층은 P-shop(페이퍼숍)으로 최고급 인쇄용지, 펄/메탈느낌이 강한 종이, 환경친화형 에콜로지페이퍼 등과 앞으로 디자이너들이 사랑할만한 새로운 종이들을 선보이는 공간으로 현재 약 2500여종의 종이가 전시, 판매되고 있다. 이곳은 단순히 종이를 파는 공간이라기 보다 디자이너를 위한 거대한 견본집으로서 종이뿐만 아니라 실무현장에서 두성종이로 만들어진 실제적인 디자인 작업물을 계속해서 보여주어, 종이의 활용에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할 것이다. 3층은 종이를 활용한 다양한 제품을 디자이너와의 협업으로 채워놓은 D-shop(디자인숍)이다. 특히, 최신 잉크젯플로터와 레이져 프린터기, 고속잉크젯프린터가 구비되어있는 'output –center'가 함께 자리하고 있어 디자이너가 종이선택에서 결과물까지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는 원스톱 공간이다.각 층에는 안내원이 있어 누구라도 종이에 관한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도록 한 배려가 참 고맙다. 5층에서는 CASA School의 전문가 과정 대표강사였던 정태임씨를 원장으로 위촉해 데코,컬러,패키징 전문가과정 수업과 종이를 매개로 하는 Openclass를 진행한다. 일방적으로 무엇을 가르치고 배워가는 곳이 아니라, 강사와 학생간의 상호 교류를 통해 각자의 생각들을 제안하고 토론해 나가면서 함께 고민하며 만들어나가는 곳이 될 예정이다.


‘in the paper’의 또 다른 자랑은 지하 1층에 자리 잡고 있는 갤러리다. 현재 갤러리에서는 개관기념으로 (사)한국커뮤니케이션디자인협회 10주년 기념 특별전 ‘2009 INTERNATIONAL 100 POSTER EXHIBITION’이 인간을 위한 디자인이란 주제로 전시 중이다. 앞으로도 갤러리는 다양한 행사와 전시회로 단순한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지속적인 소비자와의 문화 교감을 꾀할 예정이다.


화방이 종이를 사려고 들르는 곳이라면, in the paper는 종이 이야기를 사려고 들르는 곳쯤 될까. 이 점이 홍대의 ‘in the paper’가 지닌 가능성이다. 문화의 거리 홍대앞에 자리잡은 만큼 이곳을 들리는 사람들은 다양할 것이다. 문화적 갈증 해소를 원하고 있는 사람, 아무런 목적의식 없이 무심코 들른 사람 그 누구에게나 무한한 종이 이야기를 들려줄 곳, ‘in the paper’의 다음 이야기를 기다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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