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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 리뷰

흑백으로 담아내는 일상의 아름다움

2005-11-21


우리들이 살아가는 이 시대의 스쳐 지나가는 일상의 모습들…
어쩌면 이 모든 것이 우리들이 사는 모습이고 이웃의 모습일 것이다. 우리 혹은 이웃의 일상을 흑백사진 한 장으로 보여주고 싶은 사진가 김경훈, 사진의 결과보다는 그 과정을 중요시하고 많은 생각을 표현 하는 그만의 사진세계를 만나보자.

김경훈님은 슈파이(spy)라는 닉네임으로 온라인상에서 활동하고 계신데요.
간단한 본인소개와 인사말로 시작해보겠습니다. 닉네임의 뜻도 설명해주세요.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부족한 제 사진에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 드립니다. 제게도 이런 인터뷰 기회가 생길 줄 미처 생각지 못했던 터라 당황스럽기도 합니다. 저는 30대 초반의 사진을 좋아하는 평범한 청년이라고 해야 하려나요? (웃음)
온라인상 사용되는 닉네임 슈파이는 좀 독특하죠? 실은 스파이(spy)라는 의미의 닉을 사용하고자 하였으나, 대부분의 사이트에서 먼저 닉네임을 사용하시는 분들이 있어서 약간의 언어변형을 시키게 되었습니다. 스파이라는 닉엔 큰 의미는 없습니다. 짧은 아이디를 원했고, 그러다 문득 떠올랐던 단어를 이용하게 되었습니다.
스파이처럼 몰래 촬영한다 그런 뜻은 아니구요. (웃음)

김경훈님은 언제 사진을 시작하셨는지요. 시작한 특별한 동기나 계기가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제가 사진을 찍게 된 시기는 약 3년 정도 된 것 같습니다. (웃음)
한창 디카가 보급되기 시작하면서 저 역시 하이엔드 카메라인 캐논 G5를 구입하면서 본격적으로 사진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당시엔 회사동료들의 영향을 많이 받게 되었고 같이 사진을 찍으면서 재미를 느끼기 시작한 듯싶습니다.
처음엔 저도 남들처럼 멋진 풍경 사진의 매력에 빠져서 많이 찍어보기도 하고, 주변 사람들도 찍기 시작하면서 재미를 붙였던 것이 어느새 지금에 이르게 된 것 같네요. (웃음)
지금 생각해보면 저에게도 참 좋은 계기였던 것 같습니다.

흑백사진을 많이 보여주고 계신데요, 주로 흑백사진을 촬영하시는 이유와 흑백사진의 매력이라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웃음) 우선 말씀 드리자면 저는 굳이 흑백을 고집하는 사람은 아닙니다.
현재는 제가 표현하고자 하는 사진들이 흑백사진과 부합이 되기 때문에 흑백사진을 찍고 있습니다.
제가 원하는 주제를 표현하기에 컬러사진보다 수월하다고 느끼고 있기 때문에 흑백 촬영을 주로 하고
있고 가끔 컬러필름으로 촬영을 해도 나중에 흑백변환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웃음)
다만 그럴 때에는 변환을 염두에 두고 촬영하고 있습니다.
흑백사진의 매력이라고 한다면 다른 많은 분들도 느끼시는 점이겠지만 흑과 백이라는 제한된 색의 표현을 통해서 주제를 부각시킬 수 있고 시선을 분산시키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겠죠.
요즘엔 흑백사진을 찍으면서 촬영을 하면할수록 그 안에 많은 것이 담겨져 있음을 느끼게 되더군요.

김경훈님 사진에는 많은 사람들이 지나치기 쉬운 일상 혹은 풍경들이 담겨져 있는데 그러한 작품
들을 주로 촬영이 주는 매력은 무엇일까요.

다른 분들께서도 많이 공감하실 부분일 것 같은데요. 제 눈에 스쳐 지나가는 것들 하나하나가 제일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한 부분을 담아낸다는 것은 무척 즐거운 일이 아닐 수 없죠(웃음)
굳이 장르로 따지자면 스냅촬영이라고 할 수 있을텐데요. 스냅촬영의 매력은 순간적인 포착이나 꾸미
지 않은 자연스러움이라고 할 수 있겠죠. 자연스러운 그런 사진들이 남들에게 보여졌을 때 더 많은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요소가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작품 동네시리즈가 참 인상 깊습니다. 같은 곳을 여러 번 촬영장소로 정하게 되면 생기는 에피소
드도 많을 듯 한데요. 기억에 남았던 일이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
‘삼선동 할머니들’이란 사진을 찍었을 때의 일입니다. 그때는 충신동, 이화동, 창신동 쪽에서 삼선동을
다니면서 찍었는데 더운 날씨에 오래 걷다 보니 많이 지치기도 하고 힘이 들어서 동네 슈퍼에서 음료
수를 하나 사 들고 나왔는데 그 앞에 큰 나무 밑 그늘에서 할머니들께서 막걸리를 드시고 계셨습니다.
(웃음)
자연스레 할머니들과 대화를 나누게 되었고 그 와중에 할머니들이 권해주신 막걸리를 받아 마시게 되
었죠(웃음)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할머니들과 노래도 부르며 막걸리 파티를 벌이게 되었는데(웃음)
더운 여름날 막걸리를 한참 들이키다 보니 저도 취기가 올라서 그날은 더 이상 촬영을 할 수 없었습
니다. 그때 찍은 한 컷이 바로 그 사진인데 자세히 보시면 약간 흔들렸답니다. (웃음)
저에게 그날은 사진 한 컷 보다 더 많은 것을 배운 날이었죠.

김경훈님은 사진촬영 전, 후에 본인이 가장 중요시 여기는 부분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저는 주로 촬영 전에 그날 출사에서 찍을 주제를 미리 정하고 나가는 편입니다.
물론 연출되지 않은 상황에서 그런 주제에 부합되는 사진을 얻기란 많이 힘이 듭니다. 그래서 어떤
날은 하루 출사를 나가도 몇 컷 못 찍고 돌아오는 경우도 있죠. 그럴 때에는 한번으로 끝나지 않고
여러 차례 시도를 하게 됩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물론 결론적으로는 사진의 결과물이 모든 것을 말해주지만 저는 그 과정이
중요하고 그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여러 차례 시도할 수 있는 힘이 되는 것 같습니다.

현재 사용하고 있는 장비는 어떤 것이며 주로 사용하는 렌즈 등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처음 입문은 디카로 시작했고 현재는 필름카메라만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현재 사용하고 있는 기종은 캐논 EOS-3라는 기종입니다. 렌즈는 24mm, 50mm, 135mm 등 주로 단
렌즈로 구성을 하고 있고 주로 광각을 많이 사용하는 편입니다. 얼마 전부터 90mm TS-E 렌즈를 사
용중인데 이 렌즈는 일반적인 렌즈와는 틀리게 틸트와 쉬프트 기능이 있어서 새로운 느낌으로 적응
중입니다.

김경훈님이 생각하는 디지털과 필름의 장, 단점과 필름을 주로 사용하는 이유는 어떤 것인지 알려 주세요.
제가 말씀 안 드려도 디지털과 필름의 차이점은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또 실제로
사용해보면 몸으로 느낄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구요. (웃음)
전 현재 디지털이 점점 발전하고 앞으로도 계속 고해상도의 개발과 고감도에서의 저 노이즈의 실현으
로 지금보다 계속 무궁무진하게 발전될 거라 생각하고 그렇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디지털의 성능을 떠나서 사진촬영을 하는 데에 있어서 촬영부터 후작업까지의 과정, 필
름을 고르고 촬영하고 현상하기까지의 기다림도 큰 재미라고 생각합니다. (웃음)
많은 필카 유저분들이 느끼시듯 아직 필름의 계조나 관용도는 디카가 따라오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생
각하는 부분도 있구요.

필름사용을 하시면 현상, 인화를 하는 암실작업이 동반되게 되어있는데 김경훈님은 이 모든 작업
을 직접 하시는지 무척 궁금합니다.

디지털에서 포토샵이 후보정의 도구라면 필름에서는 물론 암실작업이 큰 부분을 차지하게 되죠.
물론 저도 흑백필름을 주로 사용하다 보니 자가현상과 인화를 하고 싶습니다. 다만 그럴려면 따로 암
실을 갖춰야 하기 때문에 시간과 공간적인 문제가 크게 작용을 하게 되더군요. 그게 저로서도 제일
아쉬운 부분입니다. 현재는 아마추어기 때문에 저도 큰 부담을 갖지는 않으려고 합니다.
요즘에는 주로 웹상에서 보여지는 사진이 대부분이라 현상한 필름을 직접 스캔해서 웹에 포스팅하는
정도이지만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꼭 제 손으로 모든 암실작업을 하고 싶은 바램입니다.

앞으로 구상하고 있는 작품이나 찍어보고 싶은 사진의 방향이 있다면 어떤 것인지 궁금합니다.
여러분들에게 소개해 주신다면.

너무나 많습니다. 인물, 풍경, 정물의 범위를 두지 않고 여러 가지로 많은 것을 접해보고 싶습니다.
지금은 그런 것들에 대해 많이 시도를 하고 있는 중이죠. 하지만 저는 소위 말하는 파인아트 개념의
당장 눈에 보기 좋은 사진 보다는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사진 한 장 한 장에 의미가 부여하고 싶고 그
런 사진들을 남겼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그래왔고 앞으로도 그런 생각으로 활동하며 사진을 찍을 생각입니다.

김경훈님이 좋아하는 사진작가, 혹은 작품이 있다면 많은 분들에게 알려주세요.
참 어려운 질문입니다만 굳이 꼽으라면 많은 분들이 아시고 너무나 유명한 살가도와 브레송을 좋아합
니다. 얼마 전에 두 작가 모두 국내에서 전시회를 해서인지 더욱 좋았구요.
살가도의 사진은 다큐적인 사진에는 인물 이외의 주제로 그때 당시의 경제와 시대상을 직접적인 강한
표현으로 너무나 인상적인 작품들을 보여주기 때문에 참 좋아합니다.
브레송도 워낙에 유명한 작가이고 그 작가의 사진은 참 볼거리가 많은 거 같아요 눈이 즐겁죠(웃음)

현재 온라인상에서 레떼클럽(letteclub)라는 곳에서 활동 중이신데요 그곳에 대한 소개를 해주세요.
레떼클럽은 동호회라 소개 드리기도 약간은 애매모호한 부분이 있습니다.
더욱이 제가 운영하는 그런 모임이 아니라서 이렇다 저렇다 하기는 어려운 부분인 것 같습니다만, 기
본적인 모토는 소규모 사진 애호가들의 사이트입니다.
약 30여명의 정회원으로 이루어져 있구요. 올라오는 사진은 흑백 사진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레떼
클럽에 흑백사진이 유독 많을 수밖에 없는 이유는 대부분 자가현상,인화, 필름 스캔 또는 인화물 스
캔등 아날로그 방식의 유저들이 대부분이라 흑백사진이 많은 편이구요.
하지만 여타 동호회처럼 사진을 잘 찍는 방법을 알려준다거나, 기기 정보를 제공하거나, 친목 오프
모임을 알선하거나 그렇지는 않습니다.
가장 쉬운 설명이라면 개인 홈페이지를 만들지 못했던 사진인들의 아파트형 홈피라고 해야 하려나요?
굳이 회원 가입은 하지 않더라도 모든 사진 및 게시물은 오픈 되어있으니, 기회 되면 들러서 구경해
보시면 더욱 이해가 쉬울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회원분들에게 한말씀 해주신다면?
사진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여러 가지의 표현과 감성으로 사진가와 감상자의 커뮤니케이션이 넘쳐나고
또한 더욱 다양한 사진들이 전시되어 여러 사진인들의 참여와 사진에 대해 많은 것을 공유하고 배워
나갈 수 있는 멋진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제 어느덧 가을로 접어들어 사진촬영에 참 좋은 계절인 듯 합니다. 멋진 계절 가을에는 더욱 아름답고 의미 있는 추억을 담아내시길 바랍니다.
변변찮은 제 사진에 관심 가져주시고, 이렇게 사이트와 지면으로나마 인사 드리게 되어서 영광이고 디지털캐치 독자 여러분들께 감사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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