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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호스로 만드는 가방

2012-04-20


소방차 사이렌 소리가 들리면 저절로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다. 빨간색 소방차 소방 호스에서 솟아 오르는 거대한 물줄기가 성난 불길을 덮고, 어느 소방관들은 미처 빠져 나오지 못한 사람을 구출하기 위해 불 속을 뛰어들기도 하는 장면. 그리고 때로는 숭고한 생명을 구하는 아름다운 사연에 눈시울을 붉히기도 한다. 이처럼 우리 뇌리 속의 ‘소방’이 가지는 이미지는 확연하다. 이번에 재활용 디자인 기업으로 소개할 곳은 바로 이 ‘소방’의 아이덴티티를 아이템으로 한다. 소방 호스로 재활용 가방을 만들어내는 기업, 엘비스앤크레세(Elvis & Kresse) 그리고 포이어웨어(Feuerwear)이다.

에디터 | 차고운 객원기자(caligoun@gmail.com)
사진제공 | Elvis & Kresse, Feuerwear


소방호스란 무엇인가? 화재를 진압할 때 사용하는 관을 이야기 하는데 폴리우레탄이 내장된 호스와 고무가 내장된 호스 등이 사용된다고 한다. 뉴스에서 불을 끄는 장면들을 보면 소방관 여러 명이 함께 소방 호스를 잡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는 물의 수압이 너무 세서 반작용으로 밀려나기 쉽기 때문이다. 이처럼 소방호스는 강력한 물줄기의 힘 그리고 활활 타오르는 불에서도 견디는 튼튼한 내구성을 자랑한다.

튼튼하고 불과 물에도 강한 소재는 가방을 만들기에 안성맞춤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이를 수거하고 사용하기 까지는 꼼꼼한 세탁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강한 열과 불, 기름, 그을음 등에 노출된 소방 호스를 잘 세척한 후 그 원단을 세심하게 잘라낸 후에야 제품을 만들기에 적당한 소재로 완성된다. 오래된 소방 호스에 남겨진 세월의 흔적과 기억들은 빈티지한 멋스러움은 물론 생명의 숭고함까지 느끼게 한다. 뿐만 아니라 디자인이 같더라도 사용한 원단의 부분에 따라 각각 세상에 하나 밖에 없는 디자인으로 완성된다. 여기 소방 호스 재활용으로 멋들어진 디자인을 선보이는 두 곳의 회사, 엘비스앤크레세와 포이어웨어를 만나보자.

앨비스앤크레세(Elvis & Kresse)

엘비스앤크레세(Elvis & Kresse)는 영국 런던에서 시작되었다. 영국의 소방관들이 25년 이상 사람들의 목숨을 구하기 위하여 사용한 소방 호스를 수거하여 가방과 악세사리로 재탄생 시킨다. 소방 호스의 소재감을 살려 빈티지하면서도 실용적인 디자인을 추구하면서도 결코 다른 일반적인 소재의 디자인과 비교해 심미적으로 떨어지지 않는다. 다양한 컬러의 소방 호스를 수거하여 포인트로 사용하고, 오랜 세월의 흔적으로 남은 글씨 등은 디자인 요소로 그대로 활용하여 엘비스 앤 크레세(Elvis & Kresse)만의 스타일로 창조한다.

소방 호스 외에도 엘비스앤크레세는 다양한 소재를 재활용하기 위해 애쓰고 그에 따른 연구를 계속 이어가고 있다. 영국의 다양한 커피 회사의 커피백을 수거하여 에코백으로 제작, 이를 영국의 대형 체인 쇼핑몰 세인스버리(Sainsbury’s)에서 판매하기도 하였다. 그리고 엘비스앤크레세는 제품 패키징 역시 재활용된 소재를 사용하도록 힘쓰고 있다. 이미 한 번 사용된 다양한 박스, 파우치 등을 패키징 박스로 활용하며 라벨 역시 재활용된 커피백에서 추출해 사용하는 등 다양한 리사이클링 방법들을 실천한다.

제품 디자인과 패키징을 위하여 엘비스앤크레세에서는 평소 다양한 재료들을 수거한다. 대표적으로 소방호스, 커피백을 비롯하여 티백, 자투리 천, 과자 봉투, 낙하산 천 등 10가지 이상의 다양한 소재들을 수거하며, 처음 다뤄보는 재료일지라도 버려지는 소재라면 한번쯤 문의해 볼 것을 권고한다. 사람들의 참여를 유도하며 더욱 재미있게 기업의 컨셉을 유지해가는 전략이라고 할 수 있겠다.

엘비스앤크레세의 제품은 한국에도 정식 수입되서 들어온다. 디자인 소품 쇼핑몰 1300K 등을 통해 판매된다고 하니 관심 있다면 쉽게 그들의 컬렉션을 감상할 수 있을 듯 하다.


포이어웨어(Feuerwear)

독일 기업인 포이어웨어(Feuerwear)는 리사이클링 디자인 회사로 크게 세 가지의 컨셉을 가지고 있다. 첫째는 세상에 모든 제품이 딱 하나씩만 존재한다는 것이고, 둘째는 친환경적인 제품을 만들기 위해 재활용된 소재를 사용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튼튼하고 실용적인 제품을 추구한다는 점이다. 여러 가지 재활용 소재 중 소방 호스는 바로 이 세가지 컨셉을 완성시켜줄 수 있는 소재였다. 독일에서는 소방 호스가 주로 붉은색과 하얀색, 두 가지의 컬러로 만들어져 왔기에 포이어웨어의 제품의 색깔은 대부분 이 두 가지 컬러로 분리되어진다. 가끔 소방 호스의 안쪽 부분을 사용하게 될 때 검정색 컬러가 제품의 컬러로 등장하기도 한다.

포이어웨어는 무엇보다도 세상에 하나만 존재하는 유일한 상품임을 강조한다. 이를 위하여 이들 대부분의 제품은 소방 호스의 큰 흔적 중 하나인 글자 마크를 간직한 채 제작된다. 패턴을 잘라낼 때에 글씨 부분이 메인으로 잘 배치될 수 있도록 작업하며 모든 제품의 제작은 수공으로 꼼꼼하게 진행된다. 독일 디자인답게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라인이 주를 이룬다.

클뤼제네르(Klüsener)형제가 설립한 포이어웨어는 환상적인 팀워크를 자랑한다. 형제 중 마틴 클뤼제네르(Martin Klüsener)는 텍스타일 기술과 디자인, 제작을 담당하며, 로버트 클뤼제네르(Robert Klüsener)는 주로 마케팅과 유통을 담당한다. 이들의 작업은 2005년 마틴이 썼던 논문을 계기로 사업이 시작되었는데, 이것이 바로 새로이 재활용 될 수 있는 가방 소재에 대한 연구였다. 그들의 집 창고에서 시작된 작은 사업은 이제 성공적인 스토리를 만들어 내고 있다. 현재 포이어웨어의 제품은 전세계 11개국 80여개의 숍에서 판매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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