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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을 디자인하다 ②

2011-05-16


당신도 한여름 밤의 꿈같은 일확천금의 꿈을 안고 마카오를 찾는가. 그러나 그 곳에선 한여름 밤의 꿈보다 시원하고 스릴 있고 액티비티한 ‘그것’을 만날 수 있다. ‘그것’은 ‘마카오에서 반드시 경험해야 할 방문지’로 만들겠다는 목표로 계획된 복합 리조트 ‘시티 오브 드림’(크라운, 그랜드 하얏트, 하드 록 등의 호텔과 카지노로 구성 되어 있다)에서 무려 20억 홍콩 달러(한화 3천 억 원)를 들여 만든 초호화 공연 `하우스 오브 댄싱 워터(The House of Dancing Water.水舞間)'를 말한다.

글, 사진 | 구선아 객원기자
에디터 | 최유진(yjchoi@jungle.co.kr)

‘시티 오브 드림’은 ‘버블 쇼’라는 돔영상관으로도 유명한 곳으로 마카오의 최대 볼거리로 회자되고 있지만 마카오 엔터테인먼트의 랜드마크로서의 기능을 더욱 극대화하기 위해 ‘하우스 오브 댄싱 워터’를 기획했다. 총 5년이 넘는 시간동안 기획된 이 공연은 2010년 막을 올렸다.


본래 라스베가스 카지노 호텔의 손님들이 호텔 밖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방지하면서 가족이 함께 찾을 수 있는 장소로 거듭나기 위해 다양하고 화려한 쇼들이 펼쳐졌던 것처럼, 마카오 역시 그러한 방안의 일환의 계획을 세운 것이다.


하우스 오브 댄싱 워터는 물을 무대로 한 화려하고도 액티비티한 쇼로 ‘자이아’와 ‘태양의 서커스 퀴담, 알레그리아’의 공연을 연출한 세계적인 연출가 프랑코 드라곤 감독이 총연출을 맡았으며, 그 외에 130여 명의 전문기술가들이 팀을 이루어 무대 장치와 영상과 조명, 음향, 특수 효과 등을 함께 연구, 연출하였다. 또한 77명의 각국에서 모인 퍼포머가 출연하여 행위 예술과도 같은, 한순간도 눈을 뗄 수 없을 몸짓을 보여주고 있다.

중앙에 무대를 둔 원형극장 형태로 된 공연장 또한 2천 여 명의 관객을 수용할 정도로 어마어마한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공연장 무대의 물만해도 올림픽 수영장의 다섯 배에 달하는데 무대로 사용되는 부분 이외의 수심과 넓이도 어마어마하다고 한다.


이 공연은 전통 유교사상의 칠정(七情)에서 영감을 얻어 제작되었다. 칠정은 인간에게 기본적인 일곱 가지 정, 희노애락애오욕((喜怒哀樂愛惡欲)을 말한다.

물길을 따라 한 사공이 배를 저으며 나타나면서 공연은 시작된다. 이 장면은 언뜻 보면 지난번에 소개한 ‘새로운 무대디자인 ①’에서 언급된 중국 항주의 ‘인상서호’ 공연을 떠오르게 하기도 한다. 서정적인 무대를 배경으로 시작되는 공연은 순식간에 거대한 움직임을 보여준다. 갑자기 거대한 돛대의 형상이 솟아 오르고 퍼포머들이 등장하면서 본격적인 쇼 타임이 시작된다.


‘하우스 오브 댄싱 워터’는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물을 무대로 한다. 물은 맛, 색, 냄새가 없는 액체를 말하지만 ‘하우스 오브 댄싱 워터'의 물은 맛도, 색도, 냄새도, 온도도 계속 변화하는 가장 액티비티한 물로 변모하게 된다. 물 자체가 무대가 되기도 하고 장소적 배경이 되기도 하며 때로는 퍼포먼스의 도구로 사용되는 것이다. ‘인상서호’에서 물이 시각적인 운율과 무대의 확장을 꾀하는 도구로 사용된다면 이 공연에서 물은 청각적, 촉각적 자극과 퍼포먼스의 확장을 꾀하는 도구로 사용된다. 퍼포머가 물과 직접 맞닿으면서 만들어지는 소리와 물의 파장은 관객의 감각적 전이를 이끌어내는 무대장치로 사용되는 것이다.


물과 거대한 무대장치들의 결합으로 다양한 무드를 연출하는 ‘하우스 오브 댄싱 워터’의 무대는 다양한 무드를 연출하며 관객에게 다양한 긴장감을 선물하기도 한다. 퍼포머가 바로 관객석 앞에 설치된 그네를 타다가 물 속으로 뛰어들거나 20m 이상의 높이에서 물로 떨어지는 장면, 혹은 수십 명의 퍼포머가 물 위에 매달려 있는 장면은 긴장감 있는 음악과 음향효과가 더해져 관객을 긴장시키기도 한다. 특히나 오토바이를 타고 공중을 날아 딱딱한 무대 바닥으로 떨어지는 모습은 왜 이 공연을 액티비티한 쇼라 칭할 수 밖에 없는지를 깨닫게 한다.

이렇듯 마카오는 세계최고의 유일무이한 ‘하우스 오브 댄싱 워터’로 일확천금의 꿈이 아닌, 한 여름 밤의 시원하고도 화려한 꿈을 즐길 수 있는 곳으로 변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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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진 에디터
감성을 어루만지는 따뜻한 디자인, 마음을 움직이는 포근한 디자인 이야기를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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