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사진 | 2015-07-20
올해 소니 월드 포토그래피 수상작을 소개한다. 18만3천 대 1이라는 어마어마한 경쟁률을 뚫고 각 부문 1등 수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작품이다.
기사제공 | 월간사진
소니 월드 포토그래피(Sony World Photography)는 세계에서 규모가 가장 큰 사진 공모전 중 하나다. 2007년부터 세계사진협회(World Photography Organisation)가 주관하고 소니가 지원하는 이 행사는 전 세계 사진애호가의 지속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순수와 커머셜, 전문가와 비전문가 전체를 아우르고 있는 만큼 소니 월드 포토그래피 수상 작품을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현대 사진의 경향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고 해도 무리가 아니다. 규모가 큰 만큼 응모 분야를 세분화한 것도 특징이다.
공모전의 메인이 되는 전문가(Professional) 파트는 시사, 콘셉추얼, 건축, 예술문화, 여행, 스포츠 등 총 13개 분야로 나누어 시리즈로 진행한 작품을 심사 대상으로 한다. 그 밖에 싱글 이미지를 심사하는 오픈(Open)파트와 12~19세를 대상으로 하는 청소년 사진작가(Youth), 사진을 전공하는 학생이 지원할 수 있는 학생 중심 부문(Student Focus)이 있다.
올해는 역대 최대 규모인 18만 3천 여 장의 작품이 출품되어 더욱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그 중 최고상인 황금 아이리스 상(L’Iris d’Or / Sony World Photography Awards)의 영예는 시사 부문에 지원한 존 무어(John Moore)가 차지했다. 에볼라로 고통 받는 아프리카 라이베리아 수도 몬도리아의 모습을 생생하게 담아 호평을 받았다. 존 무어에게는 2만 5천 달러의 상금과 소니의 최신 디지털 영상 기기가 부상으로 수여된다. 그는 수상자 인터뷰를 통해 “2014년은 세계적으로 충격적 이슈가 끊임없이 일어난 한해다. 수많은 포토저널리스트들이 그 현장을 뛰어 다녔고 훌륭한 작품을 남겼다. 그런 가운데 내 작품이 최고상으로 뽑혔다는 것은 너무나 큰 영광이 아닐 수 없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한국 사진가의 활약도 눈에 띈다. 2013년 소니 월드 포토그래피 어워드에서 지구 온난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으로 사라지고 있는 인도 고라마라 섬 주민들의 이야기를 담은 ‘섬의 해변에서(On the Shore of a vanishing island)’ 시리즈로 현대사회의 쟁점 부문 3위를 수상한 사진가 이대성이 2015년 수상자 명단에도 이름을 올린 것. <월간사진> 2015년 1월호에 소개된 급속한 사막화로 황폐해지고 있는 몽골 전통 유목민들의 모습을 독특한 발상으로 담은 <미래의 고고학(Futuristic Archaeology)>으로 콘셉추얼 부문 2위를 차지했다. 한국인 최초 2회 입상이라는 영광스러운 타이틀을 갖게 되었다. 세계사진협회(WPO) 홈페이지(http://worldphoto.org)를 통해 카테고리 별 수상 작품은 물론 수상자인 존 무어를 비롯한 심사위원들 인터뷰도 확인할 수 있다.
Ebola Crisis Overwhelms Liberian Capital 황금 아이리스상 존 무어(John Moore) 미국
2015 소니 월드 포토그래피 최고상인 황금 아이리스상과 시사 부문 1위를 동시에 수상한 존 무어의 작품. 에볼라로 남편을 잃고 비통해 하는 여인의 모습이 에볼라의 참상을 단 한 장의 사진으로 말해준다.
Shoot ball, Not Gun_캠페인 부문 1위 세바스티앙 길 미란다(Sebastian Gil Miranda) 프랑스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가장 위험한 지역으로 꼽히는 마을에서 촬영된
Faded history of the lost컨셉추얼 부문 1위 라훌 타룩더(Rahul Talukder) 방글라데시
2013년 3월 방글라데시 의류 공장 라나 플라자에서 벌어진 붕괴 사고는 1천 여 명이 넘는 노동자가 사망하고 수 천 명의 부상자가 속출한 세계적으로도 유래가 없는 최악의 산업 사고였다. 방글라데시 사진가 라훌 타룩더는 사고 현장에서 수집된 사진 이미지를 통해 하루하루 묵묵히 살아가던 익명의 노동자들의 아픔을 되새겨보는 작업을 선보였다.
When I Am Laid In Earth풍경 부문 1위 사이몬 노르포크(Simon Norfolk) 영국
화염이 치솟는 부분은 1963년까지 얼음으로 뒤덮여 있던 루이스 빙하의 라인을 작가가 의도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얼음으로 뒤덮인 지역과 불길이 이어지고 있는 공간 사이에는 지난 오십 여 년 동안 녹아 없어진 얼음이 존재한다. 반세기 동안 급격한 속도로 달라진 지구의 모습을 한 장의 사진 안에 함축적으로 표현한 아이디어가 돋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