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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세오 6th Young Artist 김 태 희
미술 마감

2006-08-17 ~ 2006-08-31


2006 세오 6th Young Artist 김 태 희 展
날짜 : 2006년 8월 17일(목) ~ 8월 31일(목)
오프닝 : 2006년 8월 17일 오후 5시
장소 : 세오갤러리 2층
문의전화 : 02-522-5618
http://www.seogallery.com

전시내용 

실과 바늘로 실험된 동양화

김태희는 붓과 먹 대신 바늘과 실로 한국화를 새롭게 해석하는 실험적인 작가다. 한지위에 천연염료와 분채를 여러 번 반복적으로 칠하고 장기간 보존하여 색채를 얻어내는데 이는 부드럽고 아름다운 파스텔톤의 빛깔로 기존의 오방색에 익숙해진 동양적 색에 비해 무척 다양하며 서구적이고 또한 현대적이다. 이렇게 준비된 화면위에 문인화의 전통적 소재인 매, 난, 국, 죽을 비롯한 화조화가 바느질되어 필묵의 터치를 대신한다.

꽃이나 나무의 형태는 바느질 땀으로 표현하였고, 농담은 거칠게 튀어나온 실의 부분으로 대신 표현하고 있다. 바느질 땀과 구멍, 종이, 실밥이 어울러져 색의 대비가 강하지 않은 비 물질성의 미니멀 한 느낌을 만들어낸다. 그리고 가끔 꿰다 만 바늘들이 꽃술을 만들어내어 또 다른 물성의 선을 이루며 화면은 더욱 날카로움과 섬세함으로 긴장감을 드러내고 있다.

바늘땀은 점과 선이 되어 화선지위에 형태를 누벼 꽃을 그려내면서 유연하고 기묘한 동양화의 기운을 느끼게 하고 동시에 여성적인 수공예성의 의미를 담아낸다. 한지의 몸체위에 그림을 그리 듯 수를 빽빽하게 응결시켜 놓거나 분절시키는 구성을 통해 기운생동을 대신한다.

김태희는 관조의 미라는 동양의 관점을 소유의 미라는 개인과 일상의 미로 대체시키는데 이는 동양화의 메타언어이며 새로운 예술로의 열린 감각이다. 단번에 획을 그어 사물을 표현하는 남성적 표현의 동양화가 아니라 직접 그린 스케치 위에 바늘땀으로 선과 점을 바느질을 하는 여성성으로서의 계획적인 작업이다. 이는 시간과 노력의 반복된 터치로 이루어진 예전 여성들의 소박한 정서를 담아내는 자수의 형식이 접목된 것이다.

한 땀 한 땀으로 이루어진 실의 선들은 연결되어 면을 구성하고 서로 다른 미묘한 질감을 생성해 평면과 입체를 동시에 표현함으로써 다양한 차원의 시공간을 만든다. 동양화의 여백은 색채로, 선은 실로 그려지고 있는데 이는 물질과 정신의 주름과 층으로 표현된 프랙탈이며 정교하게 표현하는 자수라는 공예의 장르로 볼 때는 거칠고 담대함으로 조형적 의미가 새롭게 부여되며 해체한 실험적인 조형예술이다.

김태희의 작업은 공예와 회화, 수공예와 문인화, 음과 양, 여성과 남성, 추상과 구상, 물질과 정신 등 이분법적 대립 모두가 결합되고 조합되어 독창적인 화면을 만들어낸다. 수공예적인 바느질이 상징하는 물성은 동양화의 정신성과 결합하여 마침내 예술로서 빛을 발하고 있다.

김미진 (세오갤러리 디렉터, 조형예술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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