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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ggage Claim_two episodes:
미술 마감

2006-11-02 ~ 2006-11-14


김민지 개인전_ [baggage claim_two episodes:]
november 2(thu)-14(tue),2006

우리는 때로 아주 작은 사건이 시간과 공간, 다양한 화자들의 입과 입을 타고 넘어 다니며 그것의 핵심 인물과 사건의 실질적 동기, 전개 상황과 결말이 실제와는 전혀 다른 캐릭터로 재창조되거나, 새로운 양상으로 재해석되면서 진화와 왜곡, 변이되는 과정을 보게 된다. 이러한 왜곡과 변이의 과정은 꿈의 기억이나 자전적인 과거의 기억을 거슬러 올라갈 때도 마찬가지다. 한 줌의 기억을 매만지고 궁글리다 보면 우리는 어느새 그것이 실제인지 자신이 만들어낸 환상인지 구분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곤 한다.
작가 김민지는 「baggage claim」전에서 미리 써 놓은 두 개의 짤막한 픽션 소설 ''evian''과 ''011''을 시각 이미지로 재현한다. 현실 속에서 일어나는 에피소드와 기억이 왜곡과 변이의 과정과 마찬가지로, 여기에서도 수 차례의 변이 과정이 일어난다. 먼저 그 처음은 작가의 심상이다. 그는 이리저리 머리를 굴려 허구의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그리고 이를 글로 옮겨 한 페이지 남짓한 분량의 픽션 소설물로 탄생시킨다. 그리고 이것은 다시 시각적 이미지로 변환되는데, 이때 문자와 이미지 사이에 한 차례의 창조적 변이가 이루어진다. 그리고 전시장을 방문한 관람객들은 활자로 된 최초의 소설을 읽지 못한 채 작가가 마련한 시각 이미지만으로 작품 속 내러티브를 추리해야 하기 때문에 이때 최종적으로 인지의 변이 과정이 발생하게 된다. 구술을 통해 전승되는 판소리의 경우 몇 백년의 역사를 지나오며 때로는 망각을 통해, 때로는 뒤틀기롤 통해 의식적, 무의식적 변형을 덧입게 된다. 판소리에서는 이러한 변이를 ''더늠(아마도 ''더 넣음''이라는 어원을 가진 듯 하다)''이라고 부르는데, 명창들은 같은 제목이라 하여도 수 많은 ''더늠''을 통해 특별히 소리의 한 대목을 멋지게 고쳐 자신만의 것으로 소화시키며 새로운 곡으로 발전시킨다고 한다. 김민지의 작품의 경우, 이러한 ''더늠''을 통해 특별히 소리의 한 대목을 멋지게 고쳐 자신만의 것으로 소화시키며 새로운 곡으로 발전시킨다고 한다. 김민지의 작품의 경우, 이러한 ''더늠''의 역할은 관람객의 몫이 될 것이다. 우리는 한 작가의 심상이 활자로, 이미지로, 그리고 다시 관람객의 심상으로 옮겨 다니는 과정 속에서 어떠한 창조적 ''더늠''을 발견하고 또 덧붙여 새로운 이야기로 창조해낼 수 있을지 흥미를 갖고 지켜보려 한다.
│디렉터 유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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