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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현 <생명의 다리>展
건축/인테리어 마감

2007-02-13 ~ 2007-03-09




전 시 명 : 김주현 개인전 <생명의 다리>
전시장소 : 테이크아웃드로잉(
www.takeoutdrawing.com)
전시일정 : 2007.2.13 tue - 2007.3.9 fri
오프닝  2007.2.23 fri 오후 6시
관람시간 : 월요일-토요일 10:00am~09:00pm

<생명의 다리> 는 '생명의 그물'이라는 주제의 작업을 응용한, 사람과 동물을 위한 보행 전용 다리이다.

'생명의 그물 The Web of Life'이란 원래 과학철학자인 프리쵸프 카프라의 책 제목이다. 생명이라는 것은 촘촘히 짜여진 그물망과 같이, 각각의 분자와 기관과 개체, 종과 환경을 포함하는 여러 요소들 간의 지속적인 상호작용이며 관계를 의미하는 것인데, 인간이 자연으로부터 자신을 분리하여 특권화하면서 자연을 파괴하고 있음을 경고하는 이 책을 보고 감명을 받아 나의 작품 제목을 <생명의 그물> 이라 붙이고 있다.





'생명의 그물'은 점과 점을 연결하는 막대들을 서로 겹치지 않게 배열해 쌓아서 구조물을 만드는 공법이다. 필요에 따라 넓게 펼칠 수도 있고, 높게 쌓을 수도 있는 이 방식은 여러 개의 점에 하중을 나누어 실으면서 여러 각도에서 뻗어 나온 선에 의해 견고하게 점을 고정시킬 수 있는 이점이 있고, 보는 각도에 따라 매우 복잡하고 다양한 형태를 제공한다.

살아있다는 것은 이 다리의 특징이다.

생명의 다리를 구성하는 수 십 개의 기둥은 수 만개의 막대로 이루어져있는데, 구상 단계에서는 그것들이 어디에 어떻게 배치될 지 아무도 모른다. 발생 초기의 세포에서 각각의 단백질 분자가 어떤 역할을 맡게 될지 알 수 없는 것처럼, 모든 가능성은 열려있다. 형태도 결정되어 있지 않다.



이 다리를 보고 걷는 사람들이 생명의 이치와 소중함을 함께 생각했으면 좋겠다.
자연은 멋 부리지 않고, 낭비하지 않고, 계획하지 않는다.
자연은 그 자체로 충분히 아름답고, 꼭 필요한 것만 하며, 삶을 유지하기 위해서 하루하루를 애쓴다. 우리가 잊고 사는 것, 인간도 자연의 일부라는 것을 <생명의 다리> 를 통해서 떠올릴 수는 없을까?



비버가 오랜 시간 공들여 댐을 짓듯이, 흰개미가 서로 협력해서 거대하고 놀라운 건축물을 만들어내듯이, 수 만개의 막대가 모여 한강의 남과 북을 연결하는 생태 다리를 만드는 일은 수많은 사람들이 협력하여 수행하게 될 것이다. 건설에 참여하고, 이를 지켜보고, 완성된 다리를 건너고, 다리를 구경하기 위해 찾아오는 많은 사람들이 그 긴 과정을 체험하게 되기를 바란다. 이것은 한강을 아름답게 장식하려는 목적이나, 편리하게 강을 건너려는 이유나, 경제성을 따지는 계산보다 우선하여 한강에 <생명의 다리> 를 구상하는 중요한 이유이다.

이 세상 어느 곳에도 없는 유기적인 구조와 형태의 다리 위에서, 자동차로 가는 것보다 불편하게 오랜 시간을 소요해서 이 다리를 건너면서, 나는 사람들이 '생명의 그물'에 관해 생각하기를 바란다.
                                                                                                                               - 김주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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