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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de outside
미술

무료

마감

2007-11-03 ~ 2007-11-18


전시행사 홈페이지
www.cdlab.or.kr/insideoutside
'삼청동'을 보는 몇 가지 시선

하나의 장소(place)에 대한 관심은 자칫 장소 훼손의 무장소화(placeless)와
무감각화로 이어지면서 정형적인 상업공간으로 변형되기 쉽다.
공공미술의 경우도 통속적인 접근을 반복한다면 이와 마찬가지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이것은 장소와 사람들간의 심리적인 관계에서 비롯된 것이고 다각적인 공간 경험을
통해서 그 장소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힐 필요가 있다.

'삼청동 프로젝트'는 이런 고민에서 시작되었고
그 출발점으로 '인사이드 아웃사이드'전을 기획하였다.
미디어 작업과 설치 작업을 통해서, 전형적인 '보기(looking)'에서 벗어나
사소하지만 소중한 것들을 찾아내고 영상과 조명 작업을 활용하여
낮과 밤의 다른 이미지를 재현(또는 되살아나는 기억)하는 방식이 동원되었다.
이런 시도가 한 장소에 대한 풍부한 이미지를 만들어낼 수 있으리라고 기대했던 것이다.
'인사이드 아웃사이드' 라는 제목은 작가의 완성된 작업을 피동적으로 관람하게 하는
화이트 큐브의 야외 재현과는 달리, '꺼내기' 또는 '드러내기'로 사람들에게
'보기'의 몇 가지 틀과 실마리를 제시하는 것이다.
방식을 제안하되 여전히 보기의 주체는 장소를 다니는 사람들인 것이다.

대상지로 삼은 삼청동은 서울의 대표적인 공간으로서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한편으로는 한옥에 대한 전통성에 치중해 있고
또 다른 한편으로 특이한 볼거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전자는 국가권력 주변의 역학 덕분에 그나마 옛 정취를 품고 있다는 점에서 뒤늦게나마
보존하려는 대상으로 관심을 모았다면 후자는 수십 년에 걸친 서울의 난개발 폭풍을 피해간
공간의 희귀성 때문에 그 시각적 경험만으로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골목을 누비는 카메라를 든 사람들에게 있어서 삼청동은 관광지이자 촬영지로서 존재한다.
특별한 기억을 남기려는 이들에게는 지난날 백마와 장흥을 대체하는 낭만의 공간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삼청동이 여전히 사람들이 사는 일상적인 공간이라는 사실이다.
그러나 이러한 공간에 대한 관심은 변화를 가속시켜서 사람과 건물을 솎아내고 있다.

작업실을 찾기 위해 한적한 공간을 찾아 든 이들은 떠나고 자본력이 있거나
새로운 꿈을 꾸면서 뛰어든 이들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한 달 아니 한 주 만에도 건물이 부서지고 문을 닫고
새로운 건물이 들어서기를 반복하는 이 변화는 보이지 않는 경계,
즉 행정구역상의 공간과 무관한 '삼청동'이라는 가상적인 구획을 통해서
마치 삼투압 작용처럼 안팎이 교류됨을 보여준다.
박제화(剝製化)와 상업화의 극단적인 현상을 막을 방법은 없겠지만
예술의 개입을 통해 공간의 소비 문제를 드러내고자 한다.

< 글/ 김상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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