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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와 초공간의 우연한 만남
미술

문의요망

마감

2009-10-28 ~ 2009-11-03


전시행사 홈페이지
www.insaartcenter.com

  그의 극사실 회화는 일상에 상상력이 개입되면서 현실과 초현실의 경계를 넘나드는 공간과 이미지를 보여준다. 현실을 바탕으로 실재와 같은 이미지는 작가의 시적 감수성과 낭만성이 더 해지면서 초현실적 분위기가 고조된다. 아울러 일상과 환상, 그리고 상징이 가미된 꿈과의 결합은 극사실적 묘사와 이중적 공간 형성 등으로 다양한 의미를 생각하게 한다. 주제가 있는 그의 작품은 오늘날 역시 그림이란 결국 작가 자신의 존재 탐구가 아닌가하고 물음을 생각하게 한다.


근작에서 특히 자신의 삶을 기록하는 낭만적 화풍과 무대 연출처럼 보이는 시각의 극적 효과를 연출한다. 감상자인 관객의 감성을 자극하는 그의 현실과 초현실적 회화는 자신만의 독자적 조형언어로 극사실을 선택한다. 시각 이미지의 극사실적 접근으로 자아의 존재와 사물의 실재성, 그리고 공간 표현의 다양성에 당위성을 가지며 작품의 내용을 풍요롭게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최중섭 작품의 예로 < 존재와 초공간의 우연한 만남(2009)> 에 등장하는 중앙의 인물은 실재로 잠자는 작가자신의 모습을 그린다. 실제의 나임을 믿지만 눈을 감고 잠자는 모습이나 친구들의 방문, 주변의 혼란스런 사물들로 여러 환상과 착각, 실존적 형상에 혼란스러워한다. 그러나 거울에 비친 듯 그려진 극사실의 자아모습은 누구도 부정하기 힘든 진정한 주체로 마치 상상 계에서 자신의 자아를 거울상에 비추어 규정하듯 리얼하게 재현되며, 동시에 친구(타자)들을 통해 자아임을 확인하고자 한다.


이어서 풍경의 중첩된 공간화와 정물 그림자의 상징성은 상상계에 이어진 나의 존재 확인이다. 상징은 무의식 형성에 결정적 역할을 한다. 상상계의 주체 탐구에 이어 상징은 자아 확립이다. 정물화 백합의 그림자로 백조의 등장은 이브가 흘린 눈물로 원죄의식까지 생각하게 한다. 에덴동산의 추방으로 이브의 눈물인 백조는 종교적 상징을 떠나 마치 거울 단계 이후 형성되는 주체 확립과 연결 고리를 갖는다. 상징은 자아 표현과 기만적 리얼리티로 중첩된 풍경 구조와 같이 완성도를 갖춘 자아 탐구의 회화로 정신분석의 이론화에 결정적 요소를 제공한다.


끝으로 주목되는 그의 사실적 묘사의 작품형식과 내용에서 우리는 일상의 삶과 꿈, 기원을 절망이 아닌 희망으로 풀어 나가려는 인간상에 주목하게 된다. 희망은 일상의 모습이 꿈과 결합되면서 신비롭게 펼쳐진다. 비록 도시적 삶의 소외와 비극성이 넘쳐도 작가는 슬픔보다 기쁨을, 우울이나 공포, 불안에서 벗어난 인간을 그리고자 한다. 고뇌에서 벗어나려 는 작가의 의지는 극사실이라는 차갑고 냉정한 무기를 통해 힘을 더해 나간다.


나아가 현실과 꿈, 그리고 낭만성이 강조되는 그의 회화는 감성과 이성의 융합이며, 더 나아가 자아를 확인하고자 하는 주제를 담고자 한다. 작가는 자주 상상과 무한의 동경을 이야기하며, 자기 자신의 숨결을 화면에 담는 초월적 환상을 그려나가는 것이다. 현실적 삶의 풍경을 무채색이 아닌 사실성의 화려한 색채로 사물과 인간을 이야기하고 있다.


최중섭의 회화는 심리적 자동작용에 의해 완성된다. 이성의 지배에서 벗어나 감성과 낭만성은 도시적 삶의 풍경을 풍요롭게 만들어 나간다. 윤리적 선입관이 배제된 현실과 꿈에 관한 그림은 과거가 아닌 내일을 그린다. 우연의 만남으로 인간과 사물, 복합적 공간의 탄생은 낯선 세계의 연출이나, 희망을 그리고 있다. 희망은 모호한 꿈을 환상이 아닌 현실로 이끌어준다. 자기도취의 나르시시즘에서 벗어나 실재(현실)와 상징, 상상계를 통해 관객은 관음증 환자가 아닌 주체를 찾아나서는 독립된 자아를 꿈꾸게 하는 것이다. **


                                                                                                                                                                                    유재길 (홍익대 교수, 미술비평) 서문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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