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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렉션, 미술관을 말하다
미술

무료

마감

2009-09-29 ~ 2010-09-30


《컬렉션, 미술관을 말하다》전은 국립현대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각 분야의 중요 컬렉션을 총체적이며 일목요연하게 조명하는 소장품 특별 기획전이다. 컬렉션(소장품)은 건물, 인력과 함께 미술관을 이루는 가장 핵심적인 요소이며 미술관의 과거와 현재, 미래의 위상을 고스란히 반영한다. 특히, 국립현대미술관 컬렉션은 한국현대미술이 지닌 문화적 부가가치를 반영하며, 후대에 물려줄 방대한 무형의 자산으로서의 의미를 함께 지니고 있다.
1969년 설립된 국립현대미술관은 1971년부터 본격적으로 영구 소장품을 수집하기 시작했으나, 본격적인 수집정책은 1986년 과천으로 이전하면서 현대화된 수장시설을 갖춘 이후부터였다. 국립현대미술관 컬렉션 수집 정책의 기본방향은 19세기 말부터 현재까지, 한국 근·현대미술의 전모를 살펴볼 수 있는 대표 컬렉션을 수집하는데 있으며, 세계 현대미술의 주요 흐름을 조망할 수 있는 국제 미술작품 컬렉션도 포함하고 있다. 현재 국립현대미술관은 회화, 한국화, 조각, 사진 등 총 10개 장르 6,400여점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이번 전시의 가장 큰 특징은 기존의 컬렉션 전시 공간이 보여준 연대별, 장르별 혼합 배치방식을 변경하여, 2층 전시실에서는 조각, 회화(3, 4전시실)를, 3층 전시실에서는 한국화 ,사진(5,6전시실) 등 장르별 전시 구분을 통해 300여점을 작품을 전시하는데 있다.

장르별 구분방식은 미술관을 찾는 관객들에게 현대미술 각 분야에 대한 미술관컬렉션의 수집 방향과 성격을 보다 명확히 이해할 수 있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세계적인 미술관들은 자신들의 컬렉션을 효과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다양한 방식의 전시기법을 보여주고 있으며, 대표적으로 뉴욕현대미술관이 장르별 전시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장르별 배치를 기본 축으로 연대기적 흐름과 다양한 주제전을 혼합함으로써, 시기에 따라 변화된 한국현대미술의 개괄적인 모습을 살펴볼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 전시 주요 작가를 살펴보면, 국민화가 이중섭, 박수근과 한국현대추상의 대표작가인 김환기와 유영국의 작품이 선보이며, 한국화부문에서는 이상범, 변관식 등의 대가들의 작품부터 김정욱, 정재호 등 젊은 작가들의 작품을 함께 선보이고 있다. 조각, 뉴미디어 전시실에서는 김종영, 권진규 등 한국의 대표조각가들과 이불, 서도호 등 현재 국제적으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작가들의 작품 함께 선보일 예정이다.





컬렉션, 미술관을 말하다_조각 / 제3전시실




한국 근대조각의 선각자들은 일제의 강점과 광복, 전쟁과 분단이라는 격동의 반세기를 거치면서 새로운 예술 경향을 습득하고 한국적 정서와 체질이 투영된 독자적인 조소(彫塑)예술의 확립을 모색하였다. 1950년대 이전, 일본을 통해 습득된 양식화된 사실주의 형식의 제한된 틀을 벗어나지 못했던 한국현대조각은 1950년대 말 전후(戰後)의 혼란기 속에서 새로운 전기를 맞이한다. 1940년 말 설립된 국내미술대학 출신 조각가들의 활동과 서구에서 활발히 시도되었던 용접 기법의 확산은 구축 적이며, 표현적인 형식 실험의 가능성을 넓혀주었다. 1960-70년대는 다양한 추상조각의 실험이 활성화된 시기였다. 격렬한 앵포르멜 추상조각, 재료의 특성을 최대한 드러낸 유기적 형태의 조각, 규칙적이며, 기하학적인 미니멀 조각 등 풍부한 표현의 확장이 이루어졌다. 한국현대조각은 1980년대 후반 다양한 매체 실험과 공간에 대한 관심을 보여준 설치조각의 확산, 1990년대 이후 포스트모더니즘 경향이 반영된 장르 파괴와 혼용, 컴퓨터, 비디오 등의 첨단 테크놀로지를 활용한 설치 등 다양한 모습으로 변모하고 있다.




본 전시실은 크게 근대의 아카데믹한 인체 표현에서 최근까지 이어지는 ‘구상 조각’과, 1950년대 말 이후 한국 조각계의 주류를 형성한 ‘추상조각’의 흐름으로 나뉘어 있다. 전시실 도입부에서는 김복진, 김경승의 근대기 조각과 사실주의 조각의 힘을 보여준 류인, 국제적 활동이 돋보이는 이불의 작품이 전시되고 있다. 최기원과 박석원은 1950년대 말 구축적이며 표현적인 앵포르멜 조각의 특성을 보여주며, 1960-70년대 유기적 형태의 추상조각은 돌과 나무 등의 재료를 통해 자연스러운 형태감을 강조한 김종영, 김정숙의 작품으로 살펴 볼 수 있다. 존배, 정광호는 물리적 실체감과 무게감이 제거된 구성적인 조각의 특성을 보여주며, 표현 요소를 최소화하고 규칙적이며 반복적인 구성과 단순화된 형태를 보여주는 김인겸과 엄태정의 작업은 미니멀리즘의 대가 도널드 저드의 작업과 흥미롭게 비교된다.




이번 전시는 한국 근·현대조각의 방대한 영역 중 특징적인 일부만을 보여주고 있다. 한 세기를 거치면서 진행 되어온 거대한 흐름 속에서 주목되어야할 다양한 경향들과 주요 작가들은 미술관 조각 컬렉션에 대한 조사, 연구를 거쳐 심화된 전시를 통해 지속적으로 보여 질 것이다. 컬렉션은 미술관의 존재를 증명하고, 미술관의 위상과 미래를 가늠할 수 있는 가장 명확한 도구이다. 국립현대미술관의 조각 컬렉션이 명실 공히 한국 근·현대조각을 대표하는 컬렉션으로 인정받는 것이야말로 미술관 컬렉션 수집과 소장의 가장 큰 목적이라고 할 수 있다. 








컬렉션, 미술관을 말하다_회화 / 제4전시실




20세기 전반기 한국 근대회화의 선각자들은 일제의 강점과 광복, 전쟁과 분단이라는 격동의 세기를 겪으면서 새로운 예술 경향을 습득하고, 한국적 정서와 체질에 맞는 회화의 정착을 모색하였다. 한국현대회화의 본격적인 전개는 1950년대 말 기성 화단의 보수적 아카데미즘에 반기를 든 젊은 작가들의 집단적 표현이었던 앵포르멜 추상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이 시기를 통해 한국의 현대회화는 자생적 성장과 발전의 기반을 다지게 되었으며, 1970년대 한국적 사유와 감성의 표현으로 인정받는 모노크롬(단색조) 회화, 1970년대 말 형상미술의 부활을 보여준 극사실주의 회화, 1980년대 혼란했던 사회 현실을 반영한 민중미술 등 다양한 방식으로 전개되었다. 1990년대 이후 한국현대회화는 포스트모더니즘의 경향으로 인한 개별화와 다양한 장르와의 유연한 혼용, 국제적으로 활동 무대를 넓힌 젊은 작가들의 독창적이며, 개성적인 작품들이 공존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본 전시실은 1950년대 이후 본격화된 한국현대회화의 다양한 변모와 독창적인 표현에 초점을 맞추어 각 시기별 주요 사조와 작가, 특정 주제의 표현 등을 섹션별로 구분하여 전시하고 있다. 전시실 도입부에는 ‘화가와 자화상’, ‘새와 비상’을 주제로 최초의 서양화가인 고희동과 이중섭, 박수근의 작품이 전시되고 있으며, 한국적 서정 추상을 보여준 김환기와 유영국, 6.25 전쟁과 분단의 비극적 현실을 표현한 작품을 보여주는 특별 코너가 마련되어있다. 또한, 1950년대 말 전후 최초의 집단적인 추상미술경향을 보여준 앵포르멜 회화와 1970-80년대 신체적 행위와 물질의 만남이라는 독창적인 사유와 감성을 표현한 모노크롬(단색조) 회화, 1970년 말 형상회화의 회복을 주장하며 등장한 극사실주의와 시각적 환영을 보여주는 기하학적 옵티컬 회화 등 한국현대미술사의 주요 경향이 섹션별로 구성되었다. 격동의 20세기 한국 근·현대사의 부조리와 모순을 반영하고 있는 신학철의 거대한 회화는 전시실의 대미를 장식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한국 근·현대회화의 방대한 영역 중 특징적인 일부만을 보여주고 있다. 한 세기를 거치면서 진행 되어온 거대한 흐름 속에서 주목되어야할 다양한 경향들과 주요 작가들은 미술관 회화 컬렉션에 대한 조사, 연구를 거쳐 심화된 전시를 통해 지속적으로 소개될 것이다. 컬렉션은 미술관의 존재를 증명하고, 미술관의 위상과 미래를 가늠할 수 있는 가장 명확한 도구이다. 국립현대미술관의 회화 컬렉션이 명실 공히 한국 근·현대화화를 대표하는 컬렉션으로 인정받는 것이야말로 미술관의 컬렉션 수집과 소장의 가장 큰 목적이라고 할 수 있다.










컬렉션, 미술관을 말하다_한국화 / 제5전시실




근대기 우리나라의 역사는 일본 제국주의에 의해 주권을 박탈당한 시기와 많은 부분 겹쳐진다. 이 시기 유입된 서구의 문물은 대부분 일본을 거쳐 전해졌는데 이로 인해 적지 않은 갈등이 생겼다. 미술 분야 역시 전통적인 방법의 고수와 새로운 서양의 형식 사이에서 많은 충돌을 반복하였는데, 특히 한국화 분야는 서양에서 유입된 유화, 조각 등과 달리 기존 화단의 기반이 강해 전통을 고수하면서 근대화의 영향을 받아들이는 방향으로 발전했다.




조선 말기 한국화단은 사농공상士農工商이라는 조선시대 신분제도의 근간이 흔들리고 도화서가 폐지되는 등 혼란스러웠음에도 불구하고 남종화와 북종화의 전통은 강하게 남아있었다. 조석진, 안중식을 중심으로 도제식 교육은 지속적으로 이어졌으며, 다른 한편으로 근대식 교육을 받은 고희동이 기성화단과 함께 서화협회를 조직하여 화단을 이끌어 나가 추후 한국화단의 형성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이번 전시는 국립현대미술관의 한국화 컬렉션 가운데 남종화와 북종화를 기반으로 하는 근대기의 작품을 시작으로 전통을 계승하여 새롭게 발전시킨 현대 한국화에 이르기까지 대표작들을 엄선해 한국 근·현대 미술사를 새롭게 조명하고자 하는 것이다.




전시는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1부에서는 남종화에서 시작된 산수화의 전통으로부터 새로운 시각으로 재해석해 현대적 감각으로 표현한 현대 산수화에 이르기까지를 다루었으며, 2부에서는 먹과 한지를 이용한 한국화의 다양한 실험과 새로운 모색을 통해 한국화의 외연을 확장시킨 작품들로 구성했다. 마지막으로 3부에서는 북종화의 전통에 기반을 둔 인물채색화를 비롯해 오방색을 이용한 장식적 작품을 중심으로 구성했다. 산수화, 채색화를 비롯해 실험성 강한 한국화 작품들은 서구의 조형이론과 방법의 도입으로 보편성을 지내게 돼 점차 한국화-회화의 경계가 허물어져 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정지역, 특정국가의 미술사를 한정된 언어로 서술하는 것이 쉽지 않은 것처럼 한정된 소장품으로 한국의 근·현대 미술사를 구성하는 것 또한 쉽지 않다. 국립미술관으로서 자국의 미술사를 구성하는 작품을 연구해야 한다면, 그러한 작품을 소장하는 것이야말로 한국 미술사가 확고해지기 위한 전제조건이 될 수 있다. 이번 전시에서 출품되지 못한 작품 가운데에도 한국을 대표할 수 있는 작품이 적지 않다. 한국미술사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 미래를 새롭게 써내려가기 위해 향후 체계적이고 정책적인 소장품 수집으로 한국미술의 새로운 미래를 펼쳐 나갈 것이다.










컬렉션, 미술관을 말하다_사진 / 제6전시실




한국현대사진의 본격적인 태동은 1950년대를 기점으로 급격하게 변화된 사진가들의 새로운 시각으로부터 시작되었다. 20세기 초반의 사진들이 심미적인 살롱사진(회화주의)의 한계를 지녔던 것에 비해, 해방의 혼란과 전쟁의 처참함을 체험한 사진가들은 피폐한 사회적 현실을 인식하고 사진의 기록적 가치를 부각시킨 리얼리즘 사진을 시도하였다. 임응식, 이형록, 정범태 등은 ‘생활주의 리얼리즘’이라는 집단적인 사진 창작 태도를 통해 독자적인 사진의 위상을 구축했다. 1970-80년대를 거치면서 한국현대사진은 객관적 현실 인식과 기록성을 보여준 전형적 리얼리즘 방식을 탈피하여 사진가 주체의 독자적인 시각과 피사체에 대한 과감한 접근이 돋보이는 작가주의 사진으로 확대되었다.

1980년대 말, 국제 사진의 최신 경향을 습득한 젊은 작가들은 활발한 실험을 통해 장르의 한계를 넘어서는 다양한 실험을 시도하였다. 사진 을 이용한 대형 콜라주 작업과 이미지의 변형, 조작은 전통적인 사진 형식을 극단적으로 파괴하는 것이었으며, 사진을 현대미술의 독창적 표현영역의 한 부분으로써 확대시키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1990년대를 거치면서 한국현대사진은 다양한 연출 사진의 등장, 비디오, 뉴미디어와의 결합 등 장르의 한계를 뛰어넘는 실험적이며, 혁신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본 전시실은 1950년대 이후 현재까지 한국현대사진의 특징적인 모습들을 조망한다. 전시실은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되었다. 도입부는 1950-70년대 전후 격동의 세월을 겪어낸 평범한 이웃들의 다양한 삶의 표정을 포착한 생활주의 리얼리즘의 대표적인 사진들이 전시된다. 특히 사진의 객관적인 기록성을 뛰어넘어 뚜렷한 작가적 시각과 문제의식을 드러낸 주명덕의 작업은 작가주의 리얼리즘의 대표적인 성과로 평가된다. 두 번째 섹션은 육명심, 오형근 등 평범한 인물에 대한 심도 있는 접근을 통해 각 인물들의 표피적 전형성을 뛰어 넘은 초상 사진들을 선보인다. 세 번째 섹션은 1980년대 말 이후 시도된 다양한 실험적 사진을 보여주는 작품들이 선정되었다. 구본창의 대형 사진 콜라주, 동판화와 혼합된 김대수의 사진, 문구점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는 컬러 스티커를 거대하게 확대시킨 황규태의 사진 등 장르의 한계를 뛰어넘어 다양하게 확장된 현대 사진을 보여준다.

이번 전시는 한국현대사진의 방대한 영역 중 특징적인 사진 경향의 일부만을 보여주고 있다. 반세기를 거치면서 진행 되어온 한국현대사진의 흐름속에서 주목되어야할 다양한 사진의 경향들과 주요 작가들은 사진 컬렉션에 대한 심도 있는 조사와 연구를 거쳐 지속적으로 소개될 것이다. 컬렉션은 미술관의 존재를 증명하고, 미술관의 위상과 미래를 가늠할 수 있는 가장 명확한 도구이다. 국립현대미술관은 미술관의 사진 컬렉션이 명실 공히 한국현대사진을 대표하는 컬렉션으로 인정받기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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