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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던 걸]이 출몰한 서울
미술

무료

마감

2011-07-19 ~ 2011-08-03


전시행사 홈페이지
www.trunkgallery.com/



[모던 걸]이 출몰한 서울

트렁크갤러리에서 8월 3일까지 ‘난다’의 《[모던 걸]이 출몰하는 서울》 전을 열고 있다.
난다의 연작 시리즈로 이루어진 이번 전시는 [모던 걸]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성지순례》와 《도시의 일상》, 《모던-걸, 경성순례기》등으로 그 간 여러 곳에서 발표했지만 트렁크에서 처음 하는 전시인 만큼 기대가 크다.

난다의 [모던 걸] 시리즈는 근대 시기에 유입된 서양 문화가 우리의 현재에 미치고 있는 영향을 다각도로 반추한 작업이다.
우리의 근대는 서양 문화를 수용하는 과정에서 서양의 모든 새로운 것들은 멋지고 세련된 것으로 동경의 대상이 되었다.
근대성에 대한 환대로 서양문화 모방 욕구가 컸다. 느닷없이 주어진 근대, 그것은 곧 서양 문화의 급격과도 같았다.
그것이 우리에게 적합한 것인지 아닌지, 화려한 외면 뒤에 다른 부정성이 도사리고 있지 않은지, 새로운 가치의 유입이 다른 소중한 가치를 배제해 버리지는 않는지 등에 대한 숙고 없이 서양문화는 급속히 우리 삶 속에 침투 해왔다.
이는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반에 걸친 근대화 과정에서뿐만 아니라 이후에도 계속해서, 지금도 여전히 진행되고 있는 문제이다.

작가 난다의 분신이기도 한 [모던 걸]은 근대 문화를 향유 할 줄 아는 근대인의 상징이다.
[모던 걸]은 새로움에 목말라 하는 새것 콤플렉스의 화신이며, 새것 숭배의 교도이기도 하다.
이 [모던 걸]은 멋지고 세련되며, 낯선 것을 별 거부감 없이 받아들일 줄 아는 진보적 주체자이다.
고상하고 우아하기까지 한 그녀들은 타문화에 대해 이질감을 느끼지 않는 국제적 감각의 소유자이며, 최신 유행에 민감하게 반응하여 자신을 가꿔 나가는 민첩함 또한 지녔다.
[모던 걸] 그녀들은 주변 환경의 변화를 즉각적으로 감지하여 새롭게 주어진 문화를 자신의 것으로 체화시킨다.
그렇게 해서 [모던 걸]은 새문화의 향유자로서 아방가르드의 위치에 섰다. [모던 걸]을 보면 최신 문화의 흐름을 알 수 있다.
어떤 점에서 [모던 걸은 우리 근현대사의 모든 시기에 계속해서 출몰해 왔던 우리의 자화상이기도 하다.
우리의 근대를, 그리고 그 근대의 연장선상에서 현재를 이해하기 위해 작가는 끊임없이 이곳저곳에 ‘모던 걸’을 출몰 시킨다.

그녀는 [모던 걸]을 통해 ‘개인’도 하나의 분명한 주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근대 이전의 ‘개인’은 집단을 구성하는 한 부분으로만 인식되었지만, 난다는 근대의 [모던 걸]은 ‘개인’을 자기 인식의 과정을 거쳐, 개인적 가치를 실현해 나감으로써 세계와 역사에 의미를 실어 주는 당당한 주체로서의 여성으로 인식하였다.
[모던 걸]은 단지 멋만 내거나 기발한 복장을 통해 자기를 타인과 구별하는 데만 정신이 팔려 있는 근시안적 인물이 아닌 분명한 자기 인식을 바탕으로 스스로 근대라는 공간의 주인이 되었다.
작가 난다는 [모던 걸]을 ' 모던 보이‘보다도 훨씬 모던한 근대적 주체로서, 그녀를 개인의 화신으로 인식하는 것 같다.
그녀의 의식과 취향, 그 주체성을 닮고 싶어 한다.
작가는 [모던 걸]을 통해 자아 정체성을 드러내려 한다.
[모던 걸]은 현대인의 기원이다.
무한의 [모던 걸] 복제는 오늘 날 다원화된 문화현상이 근대의 연장선상과 같다고 본 것이다.
작가 난다는 21세기적 [모던 걸] 오마쥬(hommage) 작업을 통해 자기 발언의 장(場)을 펼쳐가고 있다.
분명한 사실은 우리 모두는 [모던 걸]의 후예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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