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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eyou Cheeyou 치유 치유_치키홍展
미술

무료

마감

2011-08-30 ~ 2011-09-07


전시행사 홈페이지
www.santoriniseoul.com/

산토리니서울 공모작가 릴레이전_BATON PASS


-치키홍展


디지털로 디자인화된 캐릭터의 이미지는 만화와 디자인이 가지고 있는 대중성에 커다란 힘을 가지고 있다. 그 대중적 이미지를 차용하여 사람들에게 예술이 가진 권위의식을 깨부수고 싶었다. 예술이 가진 숭고한 나눔의 배려보다 권위의식에 휩싸여 대중들의 지식의 양과 자본주의적 신분제도에 맞춰 거리를 두는 오만불손한 태도가 이해가 되지 않았다. ' 예술은 아는 것 만큼 보인다' 라는 말보다 ' 선입견이 없는 만큼 느낄 수 있다' 는 전제를 우위에 두고 디지털이라는 매체와, 디자인적 캐릭터의 이미지를 오브제로 작품을 제작하였다. ● 어렸을 적부터 사람들과의 소통에 필요한 무언가가 내 안에 결핍되었다는 것을 알았다. 단절된 소통 사이에서 내 안의 이야기는 안으로만 메아리가 되어 울려 퍼졌다. 그 진동의 위태로움 끝에서 만난 두 번째 아이 치유치유(Cheeyou Cheeyou)는 제대로 돌보지 못한 채 방치된 내 안의 이야기다. 빨리 어른이 되기를 바라는 사회에 그만 자신을 제대로 안지 못하고, 커버린 아이는 멍과 상처 투성이다. 작기 만한 존재는 사회의 부속품 잔여물처럼 삶을 떠다닌다. 사회의 그림자 속에서 살아가는 어린 개인의 이야기, 그 이야기를 통해 내 안에서 울고 있던 아이를 안고 어루만지는 치료의 과정을 치유치유를 통해 겪고 있다. ● 치유치유는 현대인의 마음속 누구나 가지고 있는 아이일 것이다. 『치유치유』展에서 사람들에게 내가 경험하고 있는 치유(治癒)의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다. 그 이야기가 관객에게도 전달되어 그 동안 자신 안의 외면하고 있던 아이를 어루만지는 기회가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CHEEYOU CHEEYOU-세상에 버려진 모든 아이들에게 To. Cheeyou Cheeyou ● 고맙고 또 고맙다. 이미 십년 전 나는 너를 버렸었는데, 넌 날 잊지도 않고 원망도 없이 그 자리에서 기다려 주었다. 요즘 들어 멍해진 너의 눈동자와 성장을 멈춘 몸 곳곳의 상처를 볼 때마다 죄책감에 한 번 더 너를 끌어안게 된다. 너를 버렸던 때의 나는 너무 어렸었다. 나조차 지키기 못할 만큼 유약한 내게 너는 버겁고 짐스러웠다. 울고 있는 네 눈물을 닦아 주기에 주위의 시선은 두려웠고, 따가운 너의 상처를 보듬어 주려다 나의 상처가 덧날까 애써 외면을 했었다. 아니, 나는 되레 너를 방치했고 무관심으로 학대했었다. 소년의 나는 모든 것이 너 때문이라 여겼었다. ' 너만 없었더라면...' 나는 습관처럼 되뇌었었다. 그래서 나는 너를 버리기로 마음먹었다. 망막의 숲 언저리에 있는 검은 집에 너를 가두었고 다시는 나올 수 없게 문을 걸어 잠갔다. 죽을 듯 숨이 차오르면서도 쉬지 않고, 단 한 번도 뒤돌아보지 않은 채 뛰어 내려오던 그날이 생생히 기억난다. 그날 밤 나는 어둠보다 더한 두려움에 온몸을 떨며, 뜬눈으로 밤을 보내며 스스로 최면을 걸었다. 시간이 지나면 모든 것이 잊혀질 거라는...


그렇게 십여 년이 흘렀고, 어느 날 문득 내게 던지던 물음하나가 울림의 파장이 되어 너를 기억해 내기까지 정말 나는 죽어있었다는 사실을 알았다. 너를 버렸던 그날 나는 나를 버렸으며, 너를 가두었던 그 곳에 내가 갇혔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 나는 거품처럼 무너져 버렸다. 찰나의 망설임도 없이 너를 찾아간 그곳에 너는 십 년 전 그때 그대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차라리 원망하며 울었더라면, 화를 냈었더라면... 너무 조용한 너의 모습에 나는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이미 너의 공간이 되어버린 그 으슥한 곳에서 성장이 멈춘 채 자폐에 걸린 너를 알아 봤을 때, 나는 나를 죽이고 싶었다. 너는 말을 할 수 있었겠지. 적어도 자해의 언어로만 이야기 하지 않았겠지. 만약 그때 내가 너를 버리지 않았다면 지금과는 달랐겠지. 나의 많은 아픈 기억들과 비밀들을 너에게만 떠넘기고, 미처 성장하지 못한 네게 나의 짐을 전가한 채, 돌아선 나에게 어떤 용서가 있을까? 나는 너와 잡은 손에 죄책감이란 팔찌를 차고 다닐 생각이다. 두 번 다시 너를 혼자 두지 않을 생각이다. 마지막 숨을 거둘 때까지도 나는 너를 보살피며 용서를 구하기 위해 나의 잘못과 네 측은한 이야기를 세상에 고백하려 한다. ■ 문을 열어 네 스스로 너를 사랑하는 날이 오길 바라며, 너를 버렸던 내가 나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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