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4-25
우리는 세상의 모든 감각을 느끼고 있을까. 아마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감각을 느낄 기회도 없이 익숙한 경험과 상상력의 세계 속에 살고 있을지 모른다. 오는 10월 12일까지 대림미술관에서 열리는 영국의 아티스트 그룹 ‘트로이카’의 전시에는 새로운 감각을 여는 다양한 오브제들과 미디어 작품들이 펼쳐진다.
에디터 | 정은주(ejjung@jungle.co.kr)
자료제공 | 대림미술관
트로이카는 코니 프리어(Conny Freyer)와 세바스찬 노엘(Sebastien Noel) 그리고 에바 루키(Eva Rucki) 3인으로 구성된 아티스트 그룹으로, 영국을 기반으로 전 세계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한국에서 처음 열리는 이번 전시는 그동안 선보였던 이들의 모든 작업을 망라하고 있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서로 다른 감각이 만들어내는 시너지를 통해 전혀 다른 차원의 경험을 할 수 있게 한다. ‘소리로 들어가다/ 자연을 새기다/ 빛으로 나오다’와 같은 전시 섹션은 논리적으로는 불가능한 단어들의 조합이라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트로이카는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을 것 같은 이 가상의 느낌을 구현해냄으로써 많은 사람들에게 새로운 느낌을 전한다.
이것을 가능하게 만드는 것은 바로 예술적 상상력이 가미된 과학과 기술이다. 2010 디자인 마이애미에서 공개돼 많은 관심을 받은 ‘Falling Light’는 크리스털 프리즘에서 나오는 빛이 불규칙적으로 바닥에 퍼지는 장면을 연출한다. 마치 물의 파문을 연상시키는 이 작업은 천장에 부착된 조명이 움직이면서, 빛을 반사하는 원리로 제작되었다. 이러한 경험은 빛 위를 걷는다는 독특한 기분을 느끼게 한다.
‘Electroprobe’는 전자기기들의 소리가 모여 하나의 음악이 되는 과정을 담은 작품이다. 음악이 될 수 없었던 세상의 다양한 소리를 오래된 카세트부터 컴퓨터, 스탠드 등의 전자기기에서 찾아낸 것부터 이들의 소음이 다시 마이크에 옮겨져 음악이 된다는 것은 시각과 청각의 공감각적 경험을 가능하게 한다. ‘Persistent Illusions’는 분수대의 물줄기처럼 쉴새 없이 튀어나오는 형형색색의 밧줄을 표현했다. 작품을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자면, 형태가 끊임없이 변화한다기보다 소리와 반복되는 행위를 통해 만들어낸 이미지라는 것을 알게 된다.
4층 전시장 전면을 사용한 ‘Arcades’는 빛의 굴절을 통해 탄생한 아치 형태의 공간을 관람객들이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흑과 백의 강렬한 대비, 빛이 퍼지는 형태들은 마치 현실보다 오히려 가상에 가깝다는 느낌이 든다.
한편, ‘트로이카’ 展은 전시 기간 중 매주 토요일마다 크리에이터와의 토크, 콘서트, 렉처 및 워크샵 등을 만날 수 있는 D PASS도 함께 진행된다. 또한 6월에는 구름의 역동적인 움직임을 4,638개의 원형 플립을 이용해 만든 ‘Cloud’가 추가로 전시장에 공개되며, 서울의 공공 장소에 이들의 작품인 ‘The Sum of All Possibilities’가 설치될 것이라고 밝혔다.
대림미술관:http://www.daelimmuseum.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