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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뉴스

돼지가 사라졌다!! 돼지를 잡아라~

2005-10-14

연극 <돼지사냥>은 두 돼지를 찾는 사람들이 벌이는 해프닝이다. 마을사람들이 찾고 있는 돼지는 300근이나 되는 씨돼지이고, 기관에서 찾고 있는 돼지는 교도소를 탈옥한 일명 돼지라는 탈옥수이다. 거기다 서로 비방만 일삼는 군 의원선거, 원조와 본조 생고기집 논쟁까지 벌어지며 온 마을은 소문과 오해로 각종유언비어가 판을 치고 돼지를 잡으려는 사람들이 얽혀 아수라장이 된다.

연극 <돼지사냥>은 5명의 배우들이 8개의 인물을 쉴 새 없이 소화해내는 공연이다. 배우들은 서로 다른 성격의 인물을 공연 내내 쉴새 없이 바꿔가며 관객을 만난다. 배우들의 매끄러운 연기는 많은 연습량을 대변한다. 마치 중국 전통 가면 술인 변검을 보는 듯하다. 그러나 이러한 빠른 템포 속의 역할 바꾸기를 보여주기에 정동극장의 무대는 너무 넓은 느낌이다.

연극 <돼지사냥>에는 볼거리가 많다. 극의 중간에 펼쳐지는 다방처녀 가락이의 요염한 몸짓들과 수사관은 마치 가수 세븐이양 바퀴달린 신발을 신고 무대를 누빈다. 이러한 볼거리들은 주객이 전도되어 짜임새 있는 극의 흐름에 양념역할을 하는 것이 아닌 극의 분위기를 주도한다. 우리는 빨간 원피스 입은 잘빠진 여인의 섹시한 춤과 노래, 워킹을 감상하기위해 앉아있는 듯하다.

<돼지사냥>은 서부리라는 작은 마을 속에서 일어나는 소시민들의 일상을 통해 경직된 관료사회의 풍속, 선거판의 인간성이 파괴된 중상모략, 섹스와 돈에 대한 욕구 등 얘깃거리를 풍자로써 풀어내려 했다. 그러나 빠른 속도감만 있을 뿐 날카로움이 부족하다. 300근이 넘는 씨돼지를 잡기엔 칼이 너무 무딘 것이다.

박진경 기자 nouvelle@pla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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