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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뉴스

피핀! 떠나라 열락의 열매를 따 먹기 위해서는.

2005-11-08

환락의 세계는 어떨까? 푸른 초원에 과실나무, 그리고 열락의 문을 두드리는 남녀들. 흔히 본능에 충실한 열망의 세계는 이런 식으로 묘사돼 왔다.

한 남자가 있다. 프랑크 왕국의 찰스 대제의 아들 피핀. 혈기왕성한 그는 비지고스 전투에 참가해 승리하지만, 전쟁의 잔혹함을 깨닫고 왕국을 떠난다. 그리곤 진정한 인생을 찾기 위해 여자들과 방탕한 세월을 보낸다. 여자, 여자 또 여자. 몰려드는 여자들 땜에 정신 못 차리는 피핀.

<제11회 한국 뮤지컬대상 시상식>에서 유독 눈을 떼지 못했던 공연 장면이 있었다. 피핀이 여자들에게 둘러싸여 마치 환락의 제왕처럼 그 속에 빠져 있는 장면이 바로 그것. 공연의 일부만 보여줬음에도 불구하고 현란하면서 짜임새 있는 안무에 반해 버릴 정도였다. 춤이 상당히 야했음에도 불구하고 예술적이라 느껴지는 건, 뮤지컬 <피핀>의 숨은 내공이다.

안무가 밥 포시. 뮤지컬의 전설이라 불리는 그는 토니상 안무 트로피를 4번이나 거머쥐었다. <시카고>, <올 댓 재즈>, <카바레> 등과 같은 대작을 만든 명장 밥 포시는 <피핀>에서 코믹하지만, 역동적인 안무로 관객을 사로잡는다. 화려한 SHOW만 공연하는 게 아니라, 사회를 풍자하고 있는 뼈대 있는 그의 뮤지컬은 영화와 뮤지컬로 끊임없이 리바이벌 되고 있을 만큼 작품성이 뛰어나다.

충무아트홀 대극장에서 공연될 <피핀>은 안무하기가 제일 어렵다는 난점을 딛고 우리 제작진에 의해 다시 태어났다. 국내 몇 안 되는 밥 포시 제자 서병구 씨 안무로 <피핀>은 최성원, 서재경, 윤복희, 김소현, 김선경 등 역량 있는 배우들의 춤으로 채워진다. 뮤지컬 사상 가장 파격적인 결말을 갖고 있다는 <피핀>. 코메디 풍자극이지만 헐벗은 백성들을 위해 지도자가 될 결심을 한 피핀, 결국 아버지 찰스 대제를 살해하고 왕좌에 앉지만 야망과 어긋나는 현실은 그를 파멸로 몰고 가는데……

리듬과 춤. 그리고 피핀의 고뇌까지 더해진 뮤지컬 <피핀>. 밥 포시의 작품을 눈여겨 본 이들이라면, 춤의 진수를 보여주는 이번 작품을 놓치지 말 것.

(11월18일 ~ 1월15일 충무아트홀 대극장 문의02)501-7888)

이미라 기자 mummy206@pla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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