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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뉴스

김미영 'Disconneted connection' 展

2012-08-10




여행은 틀에 박힌 일상에서 벗어날 수 있는 일종의 일탈행위이다. 현실 속 자신의 위치를 떠나 다른 문화를 접함으로써 겪게 되는 신선한 충격은 예술가에게 많은 영감을 불어넣는다. 작가 또한 유럽여행에서 한국인이기 때문에 느꼈던 문화적 괴리를 작업의 출발점으로 삼는다. 지리적, 역사적 특성상 사면이 육로로 연결되어 있지 않은 고립된 형국의 나라에서는 각 나라의 경계를 도보로 넘나드는 행위는 분명 낯선 일이다. 작가는 단절이라는 환경이 만들어낸 인식의 한계를 지도가 만들어낸 선의 집합을 통해 대면하게 하고자 한다.

지도 안에는 수많은 정보들이 함축되어 있다. 우리에게 종이 한 장 위에 놓인 객관화된 위치는 공간을 표상하고 그 안에 존재하는 사물의 본질을 이해하는 데 필수적이다. 낯선 장소에서 행선지를 찾는 작가에게 지도는 정보의 수요자로써의 자신과 생산자로써의 도시를 이어주는 매개체가 되고 현 작업의 근간이 된다.

작가는 기호와 지명을 모두 배제하고 선이 만들어내는 순수한 형상에만 집중한다. 선이 가진 흥미로운 점은 다른 것을 구분하는 경계를 정하는 것과 동시에 서로 통할 수 있도록 이어주는 양면성을 지닌다는 것이다. '단절된 연결(Disconnected connection)'이라는 역설적인 전시 제목에는 이러한 특성이 그대로 반영된다. 선이라는 표현요소가 중심이 되지만 작품으로 보여지는 드로잉의 형태는 다양하다. 연필의 끄적임으로 시작해서 3차원의 입체물이 되기도 한다. 혹은 서사성을 띈 영상이 되어 인물의 일상적인 행적 안에 나타나기도 한다. 이렇듯 매체 간의 영역에 구애받지 않고자 하는 작가의 태도는 선이 만들어낸 국경을 거리낌 없이 벗어나고자 하는 욕구와 일맥상통하는 것이다.

김미영은 지도라는 실체를 통해 눈에 보이지 않는 인식의 한계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일상적인 사물을 자신의 관점으로 재해석하고 연결됨과 연결되지 않음 간의 사유의 과정을 작업의 행위 안에 그대로 투영한다. 여기에는 외부 환경에 의해 알게 모르게 부여받은 인식의 틀을 경계하고 새로운 정체성을 찾고자하는 의지가 들어있다. 어딘 가의 끝이고 어딘 가의 길이었을 선들이 만들어내는 드로잉은 완결된 결과물이기보다는 끝나지 않는 여정이 되어 우리에게 다가온다.

전시 기간: 2012년 8월 15일~ 2012년 8월 21일
전시 장소: 갤러리 도스
전시 문의: www.gallerydo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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