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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리뷰

왜 사람들은 브라이스에 열광하는가?

2004-07-07

요즘 인형 마니아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한 몸에 받고 있는 브라이스.
가느다란 바디에 비해 비정상적으로 큰 얼굴과 눈 때문에 처음에는 거부감(?)이 들 수도 있지만 보면 볼수록 그 매력에 푹 빠지게 된다.
여태까지 인형은 여자아이들이 가지고 노는 단순한 장난감에 불과 했다.
그러나 브라이스는10대부터 키덜트족이라 일컬어지는 20대 초반부터 중, 장년층에 이르는 여성들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팬까지 확보하고 있다.
이러한 브라이스는 '인형'이 더 이상 어린이들만의 놀이감이 아니라 <어른들을 위한 문화> 로 자리 잡는데 큰 몫을 하였다.
키덜트족이라 명명 되고 있는 <인형을 좋아하는 어른들> 을 위한 <브라이스전> 에 다녀왔다.

취재 | 권영선 기자 (happy@yoondesign.co.kr)

브라이스는 예쁘진 않지만 눈동자 색깔, 방향 등을 바꿀 수 있어 저마다의 느낌마저 모두 다르다. 머리 뒤의 끈을 잡아 당기면 눈동자가 레드, 오렌지, 그린, 블루 등으로 바뀌고 눈동자의 위치까지도 조정이 가능하다. 열광적인 마니아들은 기본적인 컬러 외에도 자신이 좋아하는 컬러의 눈동자를 만들기도 한다.

브라이스의 또다른 매력은 소위 말하는 '옷발'과 '사진발'이다.
브라이스의 마른 몸매는 의상학과를 다니는 학생들의 의상 제작 시에 많이 이용된다. 또한 유명 디자이너가 자신의 의상을 브라이스를 통해 사진 속에 담기도 한다. 이번 브라이스전에는 국내의 유명 디자이너들에 의해 제작된 의상을 입은 개성 있는 브라이스들을 만날 수 있었다.

브라이스는 1972년 미국에서 1년간 제작되어져 판매되었으나 크게 인기를 얻지 못해 사라질 뻔한 인형이었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 뉴욕의 영상 프로듀서인 지나 개런이 브라이스를 우연한 기회에 발견하고 세상 밖으로 되살려 내었고, 이내 곧 세상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this is blythe"라는 사진집 발매가 계기가 되어 미국은 물론 전세계로 진출하게 되었으며, 2001년부터 일본 타카라사에서 제작, 판매하고 있다. 이번 전시회는 지나 개런의 작품들이 함께 하는 전시회로써 그녀의 "this is blythe" 사진 작품들을 함께 살펴볼 수 있었다.

브라이스를 처음 알게 된 동기와 사진의 모델로 브라이스를 택했던 이유?
내가 처음 브라이스를 만난 건 1999년. 친구를 통해서 였어요. 그녀는 “지나, 당신과 똑같이 생긴 인형이 있어”라고 말하며 브라이스를 소개시켜줬죠.
친구의 말처럼 어딘가 나랑 닮은 거 같은 느낌을 받아서 바로 내 인형 컬렉션에 추가하기 시작 했어요. 언제나 인형을 모으는 걸 좋아하기 때문에, 내가 새로운 인형을 찾아 모으고 하는 건 저에게 있어선 그다지 특별한 행동은 아니었어요.
하지만, 브라이스와의 만남은 처음부터 뭔가가 다른 느낌이었어요.
나를 강하게 끌어당기는 매력(?!) 같은...
아마도 그 매력에 의해서 서로에게 끌렸던 거 같아요.
그 후 프리마켓이나 빈티지 인형샵에 그녀(브라이스)를 찾아다니며, 모으기 시작 했어요.

솔직히 말하면, 내가 브라이스의 사진을 찍게 된 건 내 카메라에 대한 약간의 테스트로부터 시작 되었던 거 같아요.(아마도...)
그때 내가 갖고 있던 카메라에 마이크로 렌즈가 붙어 있었는데, 난 뭔가 작은 것을 촬영하길 원했고 그 대상을 찾던 나에게 브라이스는 멋진 모델이 되어 주었어요. 그렇게 시작된 인연으로 브라이스는 나의 소중한 모델이며 뮤즈며, 그리고 베스트 프렌즈가 되었답니다.

지나 개런이 생각하는 브라이스의 매력?
어찌 보면, 우습게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브라이스가 나와 닮았다고 하는데 나는 그게 아주 기뻐요!
마치 나만의 “ mini me (작은 나)”같아요.
아 그리고 그녀의 눈도 정말 매력적인걸요.
그녀에 대한 나의 애정은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아요.

자신의 브라이스는 어느 정도며, 어떤 아이(브라이스)를 가장 아끼는지. 그리고 그 이유?
예전엔 Kenner 브라이스(빈티지 브라이스)를 200개 가까이 가지고 있었어요.
그런데 최근에 이사를 하면서, 이거 저거 정리를 하다 보니까, 지금은 50개정도밖에 남지 않았네요.
첫 사진집 ” This is Blythe” 가 나오기 전에, 여러 곳에 주거나, 잃어버린 것도 있고, 그 중에서 하나는 새가 훔쳐가 버렸고, 또 파도에 흘러 가 버린 아이도 있어요.
그녀들(브라이스)과 나 사이에 별일이 다 있었죠^^
그래도 CWC가 프로듀스하는 다카라의 브라이스들은 하나씩 다 갖고 있으니까 그것까지 합치면 현재 저의 컬렉션은 100여개 정도 되겠네요.
물론 앞으로도 더 모으고 싶어요.
Kenner 브라이스 중에서는 블루넷이 제일 좋아요.
아참, 그리고 새로 나오는 아트 어택도 너무너무 예뻐요…!

브라이스외에 다른 인형도 있나요? (있다면 어떤것들이 어느정도...)
60년대 후반에서 70년대 전반의 인형을 좋아해요.
Peteena도 좋아하고. 그녀는 아주 와일드 하죠!,
그리고 수지 서드 아이즈, 키들즈, 프라치즈, 커머 돌즈 등,,,, 말하자면, 끝이 없네요.
특정부분이 과장된 인형이 제일 재미있어요.
가슴만 크다든지, 브라이스처럼 머리만 크다든지^^

브라이스 종류 중 가장 좋아하는 브라이스는 어떤것인가요?
앞에서도 말했지만, 몇 개 마음에 드는 것은 있어도, 그 중에서 딱 하나만 찍으라는건, 너무 어려운 질문이에요.
자기 자매 중에서 제일 좋아하는 사람은 누구? 라는 질문하고 똑 같은 거 같아요.

브라이스를 촬영 할 때 어떤 장소를 선호하나요?
나는 언제 어디에서든 그녀를 촬영해요! 정말!!!
브라이스와 나는 어디를 가든지 늘 함께 다니니까요.
단 하나 주의 하는 것은, 그녀의 스케일에 배경을 매치하는 것!
나는 그 점을 제일 중요시해요. 브라이스가 사람들이 사는 모습과 똑같이 살고 있는 것처럼 보여 주고 싶거든요. 택시를 탄다거나, 축구를 본다거나..

커스텀은 하나요? 주로 어떻게 하며 커스텀을 할 때 중요시 하거나 영감을 얻는것은?
네. 하지만 솔직하게 말하면, 자주하지도 않고 또, 다른 사람들처럼 잘하지도 못해요. 지금까지 너무 놀랍게 변신한 브라이스나, 아이디어가 넘치게 커스텀 된 인형들을 많이 봐왔어요.

헤어를 다시 식모를 한다거나 코에 피어싱을 해주거나, 눈의 모양을 바꾸기도 하더라구요.
나는 겨우 메이크업을 수정한다거나 정도로 몇 번 해봤는데, 나름대로는 만족스러워요.

소장한 블라이스 전시회를 할 계획은 있나요?
지금은 계획이 없는데, 아마 CWC쪽에서, 몇 년 후에 제 인형 컬렉션과 브라이스 컬렉션을 전시할 기획을 세워 줄 것 같아요. 아직 확실한 말은 못 하지만 만약 하게 되면, 너무나 멋진 이벤트가 될 거 같아요~!!

인형은 예뻐야 한다는 미에 대한 고정 관념을 뒤바꾼 '개성파 인형'
브라이스 인형은 여성들의 꿈의 몸매인 미미와 바비 인형과 비교해 보면 얼굴이 신장의 3/1를 차지하고 몸은 얼굴에 비해 너무나도 왜소하다. 언뜻 보면 사탄의 인형 처키를 닮은 것도 같다. ^^:;
하지만 브라이스 인형은 어릴 때 가지고 놀던 서구형 미인 모양의 인형들과는 다른 특별한 매력을 가지고 있었다.
우리의 미적 관점으로는 결코 아름답다고 할 수 없는 모습에서 강력한 카리스마를 발휘하는 그들은 어느 모델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었다.
규격화된 기존의 ‘얼짱’’몸짱’ 인형에서는 찾을 수 없었던 그 독특한 개성.
그들의 독특한 매력을 엿볼 수 있는 색다른 전시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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