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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리뷰

졸업전시가 끝난 후, 그리고 또 다른 시작

2019-11-28

지난 11월 19일부터 24일까지 충남대학교 예술대학건물 내 지하 1층 백마아트홀에서는 ‘제29회 충남대학교 디자인창의학과 시각제품디자인전공 졸업전시’가 펼쳐졌다. 
전시의 주제는 ‘화합(化合)’이다. 둘 또는 그 이상이 결합해 본래와 다른 새로운 성질이 된다는 의미의 주제 안에서 18명의 예비디자이너는 자신만의 개성이 묻어나는 재치있고 참신한 작품들을 선보였다.
이번 전시에서는 이전에 선보였던 전시구성과 달리 복수전공을 하는 학생들도 졸업전시에 함께 참여해 분야, 전공, 개성이 어우러진 화합의 장을 마련했다. 

 

4년간의 학과 생활을 마무리하는 졸업전시를 무사히 마친 지금. 예비졸업생들은 어떤 마음가짐으로 전시를 준비하고 마무리했는지 궁금하다. 졸업전시에 대한 아쉬움과 후련함도 잠시, 졸업전시에 대한 필요성과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예비졸업생 김자경, 김영서, 강주은, 정주연, 김은경 등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제29회 충남대학교 디자인창의학과 시각제품디자인전공 포스터

 

 

Interview

졸업전시를 준비하면서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김자경: 저는 이번 졸업전시에서 AR기술을 활용한 모션그래픽 영상을 제작했는데요. 모션그래픽 영상 자체가 원래 시간과 노력이 많이 필요한 작업이다 보니 시간이 촉박했어요. 그러다 보니 다른 친구들에 비해 밤샘작업이 많아져 체력적으로 정신적으로 힘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일주일 정도의 밤샘작업 끝에 작업을 마무리했는데, 졸업전시 때 손님들이 저의 작업을 직접 체험하고 주목을 받으니 매우 뿌듯했습니다. 

 

김영서: 전시 시작일을 앞두고 작업의 배너가 잘못 나와서 직접 손으로 고쳤던 기억이 납니다. 부들거리는 손을 붙들고 겨우겨우 글씨를 썼어요. 전시 준비는 미리미리 해야겠다는 교훈을 준 일이었습니다.

 

강주은: 먼저 졸업한 친구가 밤샘작업을 하고 있을 때 치킨을 들고 깜작 방문해 준 게 기억에 남아요. 작업으로 지쳐 있을 때 친구와 같이 웃으면서 이야기도 하고 치킨을 먹으며 작업에 대한 활기를 되찾았던 것 같습니다.

 

정주연 : 외부 일정으로 인해 졸업전시 준비 기간이 촉박했었는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전시에 필요한 물품이 오배송되어 안절부절못했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다행히 모두 제시간 안에 왔지만, 전시 오픈이 시작되기 2시간 전에 와서 급하게 마무리 세팅을 끝마쳤던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글을 읽으시는 분 중에서도 졸업전시를 준비하는 분이 있다면 배송받을 상품은 미리미리 준비하셔서 저처럼 걱정하지 않길 바랍니다.

 

김자경, 〈안다미로(ANDAMIRO)〉 AR기술을 활용한 포스터와 모션그래픽 영상

 

 

졸업전시에서 선보인 작품들이 궁금합니다. 각자 설명 부탁합니다.

김자경: 안다미로(ANDAMIRO)는 개인 취향에 맞는 주류, 오직 나만을 위한 담금주를 제작하는 홈브루잉 브랜드입니다. 딸기주, 레몬주, 야관문주, 무화과주 등 4가지 제품을 구성해 제품마다 고유 컬러를 정하고 어울리는 과일들의 일러스트를 활용해 패키지디자인을 하였습니다. 패키지에서 특별한 점은 병풍 형태의 내부 패키지에 3단 접지 형태의 설명서를 포함 시켜 직관적으로 담금주에 대한 정보와 특성을 소비자들에게 전달하고자 하였습니다.
UI디자인에서는 제품과 함께 동봉된 QR코드를 앱에 등록하면 음용 방법, 담금술 종류 추천 및 최적의 숙성기간 가이드 제공, 적정 숙성기간이 되면 알림을 통해 알려주는 기능을 포함 시켰습니다. 


안다미로 4가지 제품에는 각각 고유 컬러와 로고를 삽입해 각 로고가 합쳐지면 통합된 브랜드 로고가 완성되는 모습을 영상을 통해 표현했어요. 이에 따른 콘셉트로 AR기술을 활용한 포스터와 모션그래픽 영상을 제작했습니다.

 

정주연, 〈비토(BEATO)〉

 

 

정주연: 비토(BEATO)는 사운드 비트(BEAT)와 오늘을 의미하는 TODAY를 결합한 이름으로, 누구나 손쉬운 조작으로 매일 새로운 사운드 비트를 제작하고 감상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을 의미합니다. 사운드 비트를 즐겨듣고 직접 만들어보고 싶은 니즈가 있는 20~30대를 위한 모바일 앱 디자인입니다. 초보자도 손쉽고 간편하게 음악 믹싱을 제작할 수 있으며, 사운드를 감상하고 공유하며 즐길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김영서, 〈언타이(UNTIE)〉

 

 

김영서: 언타이(UNTIE)는 휴식 가이드 서비스입니다. 짧은 휴일 환경에서 매번 비효율적인 휴식을 취할 수밖에 없는 현대인들의 누적된 피로를 효과적으로 해소하고, 재충전을 통해 건강한 라이프 스타일을 누릴 수 있도록 도와주는 휴식 가이드 서비스입니다.

 

강주은 학생의 가수 ‘태민’ 앨범 리브랜딩 및 스토리텔링 작업

 

 

강주은: 저는 가수 태민 앨범 리브랜딩 및 스토리텔링을 주제로 작품을 완성했습니다. 아이돌 샤이니의 느낌을 벗고 태민만의 느낌을 최대한 살리며 앨범 콘셉트를 하나로 아우르기 위해 이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남성과 여성의 역할 경계가 모호해지는 변화된 사회상을 반영한 태민을 나르키소스 스토리를 통해 표현하였습니다.

 

김은경, 〈공공도서관 땡땡 씨의 흔적〉

 

 

김은경: 작품명은 ‘공공도서관 땡땡 씨의 흔적’입니다. 공공도서관에서는 많은 사람이 이용하기 때문에 조용해야 한다는 보이지 않는 에티켓이 있잖아요. 조용하고 소리 없는 공간 안에서 형태로 존재하고 있는 흔적을 찾아 그 안에 남긴, 남겨진 것들을 탐구해 포스터로 시각화하였습니다. 그리고 작업내용을 토대로 북디자인을 완성했어요.

 

졸업전시를 마친 예비졸업생 입장에서 졸업전시의 필요성이 궁금합니다. 졸업전시를 통해 느낀 점이 있다면?

김자경: 작품 완성을 단순히 컴퓨터 작업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제작해서 전시까지 해보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에는 큰 차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졸업전시를 통해 전시 단계까지 진행해봄으로써 그 과정을 통해 배운 것도 있고, 경험치가 쌓이다 보니 다음에 또 이러한 기회가 온다면 이번보다는 더 잘해 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졸업 작품이다 보니 그동안 쌓아온 저의 실력을 최대한 보여 줘야 하는 전시라서 많은 부담은 있었지만, 그 과정을 통해 한 번 더 성장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김영서: 무엇보다 자신의 작품을 많은 사람에게 보여주고 소개할 좋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학생으로서 할 수 있는 자유롭고 자신만의 개성 있는 작품을 뽐낼 수 있는 자리가 흔치 않기에 더 의미 있었던 것 같습니다. 졸업전시를 통해 자신의 역량을 충분히 드러내고 실력을 점검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강주은: 작품을 완성해본 것과 안 해본 것은 정말 큰 차이가 난다고 생각해요. 한번 전시를 해봄으로 인해 다음 작품 때도 졸업전시의 경험을 살려 더 잘할 수 있게 되는 것 같아요. 전시를 통해 후배들도 우리의 작품을 보고 자신들의 졸업전시를 구상할 수도 있고, 외부적으로 저희 과도 알리고 취업과도 연계해서 진행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정주연: 단순히 하나의 작업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기획부터 디자인, 그리고 전시까지 총체적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학생 신분으로서 마지막으로 자신의 실력과 완성도를 확인할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졸업전시는 전시를 준비하며 교수님과 다른 친구들의 피드백을 통해 자신의 디자인을 한 단계 더 성장시킬 좋은 기회라 생각합니다.

 

졸업전시 준비과정

 

 

디자인 전공하는 학생으로 공모전에 대한 관심도가 궁금합니다.

김자경: 관심은 있고 해보고 싶기도 하지만, 학기 중에는 학과 생활로 정신이 없다 보니 출품 기간을 자주 놓치는 것 같습니다.

 

김영서: 디자인 전공생의 마음속엔 공모전 하나쯤은 품고 사는 것 같아요. 늘 관심도 있고 하고 싶지만, 시간이 없거나, 의지의 부족으로 하지 못할 뿐이죠.

 

강주은: 공모전에는 관심이 많지만, 과제와 작품을 하면서 병행하기가 쉽지가 않아요.

 

정주연: 저는 공모전보다는 개인 작업 위주로 디자인을 해왔었기 때문에 공모전을 많이 나가지는 않았었습니다. 그래도 시간이 나면 공모전을 하고 싶었기 때문에 공모전 사이트는 자주 들어가서 확인해보곤 했었습니다.

 

김자경, 〈안다미로(ANDAMIRO)〉 

 

 

만일 온라인에서도 졸업전시처럼 예비디자이너를 대상으로 개인작품을 소개해주는 사이트가 있다면 어떨 것 같나요? 

김자경: 요즘은 졸업전시가 끝나면 도록 대신 졸업생들의 작품을 모아 자체적으로 사이트를 만들어 그것을 포트폴리오로 많이 사용한다고 하는데, 그런 사이트들을 소개해주는 프로그램이라면 좋은 것 같습니다. 실제로 저도 이번 전시 준비 기간에 다른 대학의 졸전에도 다녀왔는데, 시간이 많이 소비되다 보니 SNS를 통해 보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김영서: 작품을 보고 평가하는 장이 생기는 것은 매우 좋습니다. 자유롭게 서로의 의견을 공유하고 객관적인 평가를 받는 것은 항상 필요하니까요. 다만, 기존의 포트폴리오 사이트와의 구별되는 차이점 및 개선점이 궁금합니다. 단지 전시소개만으로 차별함을 주었다면 기존에 학생들이 자주 이용하는 사이트를 대체 하기엔 어렵지 않을까 싶습니다.

 

강주은: 졸업전시를 하면 포트폴리오로 만들어서 올리는 게 전부인 것 같아서 괜찮을 것 같아요.

 

정주연: 좋은 사이트라 생각합니다. 다른 대학의 디자인학과 중에서 사이트를 만들고 매년 그해 졸업한 졸업생들의 작품을 업데이트하는 것을 봤었습니다. 저희 학과에서도 재작년에 졸업전시가 끝난 후 개인작품을 소개하는 사이트를 만들었었는데, 확실히 접근성이 좋고 보기 편했습니다.

 

캐릭터 상품화 수업에서 완성한 학생들의 결과물

 

 

마지막으로 대학 생활을 마무리하는 학과 졸업전시도 끝났는데,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김자경: 이번 졸업 작품 및 그동안의 작업내용을 가지고 포트폴리오를 준비하며 잠시 휴식을 취한 후, 취업준비에 임할 예정입니다.

 

김영서: 개인적으로 이번 졸업 시즌 동안 바쁘게 지냈기 때문에 쉬고 싶습니다. 시간을 갖고 개인적으로 하고 싶었던 작업도 하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힐링하려고 합니다.

 

강주은: 포트폴리오 준비를 얼른 끝내고 취업하고 싶어요.

 

정주연: 저 자신을 천천히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고 싶습니다. 휴학 없이 대학 생활을 쭉 달려와서인지 마지막 학기였지만 심리적으로 많이 지쳐 있습니다. 휴식을 통해 저에 대해 천천히 되돌아보며 제가 어떤 디자인을 가장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지를 찾아보는 시간을 갖고 싶습니다. 잠시 휴식 기간을 가진 뒤 앞으로도 좋아하는 디자인을 하는 것이 계획입니다.

 

에디터_ 한혜정(hjhan@jungl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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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혜정 객원기자
경계를 허무는 생활속 ART를 지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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