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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리뷰

'색채의 대가' 앙리 마티스 특별전

2020-11-27

20~30대를 중심으로 늘어나고 있는 홈루덴스족에게 ‘집’이란 단순한 주거공간으로써의 역할 뿐만 아니라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는 공간을 말한다. ‘홈루텐스족’이란 집을 뜻하는 ‘홈(Home)’과 ‘유희’, ‘놀이’를 뜻하는 ‘루덴스(Ludens)’를 합친 말로 집에서 노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이른다. 언택트 시대에 접어들면서 홈루덴스족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집에서의 생활이 주를 이루면서 홈 인테리어에 관한 관심도까지 높아졌다. 


각자의 개성에 맞게 꾸며놓은 공간의 이미지들은 SNS를 통해 소통된다. 집과 방을 꾸며놓은 수많은 이미지 사이로 눈에 띄는 그림이 있다. 바로 앙리 마티스(Henri Matisse)의 작품이다. 이처럼 SNS에서 인테리어 관련 해시태그만 검색해도 앙리 마티스의 포스터와 액자로 꾸민 거실이나 방사진이 피드에 나열될 만큼 그의 그림은 인기가 많다. 그만큼 앙리 마티스의 그림은 그 어떤 공간과도 잘 어우러지며, 오래 보고 싶을 만큼 편안하다. 

 

‘마티스 특별전 : 재즈와 연극’ 전시 전경

 

 

마이아트뮤지엄에서는 20세기 초 프랑스의 야수주의 운동을 이끈 화가 앙리 마티스의 탄생 150주년을 기념해 ‘마티스 특별전 : 재즈와 연극’ 전이 열리고 있다. 
야수주의 운동은 20세기 초 프랑스 작가들을 중심으로 일어났다. 작가들은 사실주의적인 회화기법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느낌과 감성을 담아 색으로 표현했다. 이로써 20세기 새로운 회화기법과 함께 다양한 창작의 근원을 만들어 내었다. 고로 ‘하늘은 늘 푸르다’고 인식해 온 일상의 관념을 벗어던지며 원색적이며 강한 감성적 색채로 자연을 표현한다. 야수주의(Fauvisme)는 철저한 색채변형의 실험주의이자 사물을 보는 시각의 고정관념을 탈피시킨다. 화폭에 비현실적인 색채를 담아내며 오브제에 직접 채색하는 창작 활동을 선보여왔다. 

 

‘마티스 특별전 : 재즈와 연극’ 전시 전경

 

 

이번 전시에서는 앙리 마티스의 후기 ‘컷아웃(Cut-Out)’ 기법으로 제작된 대표작 재즈 시리즈를 비롯해 드로잉, 석판화와 함께 발레 공연을 위해 디자인한 무대의상, 로사리오 경당 건축 등 다양한 매체로 완성된 작품 120여 점이 전시된다. 전시 작품들은 독일 피카소미술관, 아비뇽의 램버트 콜렉션, 몬테 카를로 모나코 발레단 그리고 컬렉션 마르조코의 소장품으로 구성된다. 
색채의 음유 시인이라 불리는 앙리 마티스는 피카소와 함께 근대미술을 창조한 거장으로 꼽힌다. 작가의 색채는 선과 아라베스크 무늬, 입체감, 빛, 투명성, 반사, 공간을 제어하는 데 사용한 도구였다. 간결하고 함축적인 형태의 기법 컷아웃은 20~21세기 추상미술, 미니멀리즘 디자인의 영역에 폭넓은 영향을 주었다.

 

〈화로와 과일그릇 앞의 오달리스크〉 Lithograph on Arches Velin paper, 38.1×57.2cm, 1929 work by Henri Matisse ⓒ Succession H.Matisse

 

 

오달리스크 드로잉, ‘재즈’와 컷아웃, 발레 ‘나이팅게일의 노래’, 낭만주의 시와 마티스 삽화, 로사리오 성당 등으로 구성된 이번 전시에서는 〈아라베스크〉, 〈물병 옆의 오달리스크〉, 〈롱사르의 연애시선을 위한 습작〉, 〈말라르메 시집의 삽화〉, 〈이카루스〉, 〈칼을 삼키는 사람〉, 〈노랑, 파랑, 초록〉 등의 작품이 전시된다. 

 

전시의 시작을 알리는 ‘오달리스크 드로잉’에서는 여인들을 주인공으로 그린 드로잉 작품들이 전시된다. 여인들의 부드럽고 나른한 포즈를 담아낸 연필 스케치부터 화려한 배경 속에 하렘을 빙자해 퇴폐적이고 에로틱한 자극을 표현한 작품이 전시된다. 

 

〈이카루스〉 Lithograph after a cut-out gouache, 43.4×34.1cm 1947 ⓒ Succession H.Matisse

 

 

결장암 수술 후 후유증으로 손 떨림이 심했던 그는 더는 붓으로 그림을 그릴 수 없었다. 이로 하여금 말년에 작가로서 위기를 맞이했지만 좌절하지 않고 붓 대신 가위를 들었다. 그는 원하는 색을 얻기 위해 종이에 물감으로 채색한 후 가위로 형상을 오려서 풀로 붙였다. 작업을 시작할 즈음 그의 나이는 74세로 작가의 예술적 순수함과 정열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이렇게 완성된 작품들을 회고록인 ‘재즈’(1947년)에 삽화로 담았다.

 

타히티, 모로코 등을 여행하며 영감을 받아 완성한 ‘재즈’는 구성과 대비 효과가 두드러지는 이미지와 작가의 예술작업에 새로운 조명을 가능하게 해주는 시적인 텍스트를 갖춘 작품이다. 앙리 마티스의 종이 오리기(paper cut outs) 작품 중에서 가장 많이 알려진 작품은 〈푸른 누드Ⅱ〉이다. 푸른색의 조형미가 매력적인 작품으로 여체의 아름다움을 유연한 곡선으로 형상화하고 있다. 간결한 색면과 질서 잡힌 구도, 선과 리듬, 색채와 공간의 조화가 절묘하다는 평을 받는다. 작가는 자연의 무늬를 강렬한 색상으로 패턴화한 드로잉을 여러 점 남겼다. 특히 〈이카루스〉 작품에서는 작가의 손맛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마티스 특별전 : 재즈와 연극’ 전시 전경

 

 

앙리 마티스는 작가로도 잘 알려졌지만, 누드 드로잉을 그릴 당시 스튜디오에 무대를 제작해 그림을 그릴 정도로 연극과 무대제작에도 관심이 많았다. 그는 발레 공연을 위해 무대의상을 디자인하기도 하며 로사리오 성당의 건축에도 관여해 다양한 스테인드글라스 작품을 남겼다. 

 

‘마티스 특별전 : 재즈와 연극’ 전시 전경

 

 

마지막으로 ‘로사리오 성당’에서는 작가의 간병인이었던 자크 마리 수녀의 부탁으로 완성한 로사리오 성당의 내부 디자인을 보여준다. 로사리오 성당은 프랑스 남동부 연안의 마을 방스에 자리하고 있는 작은 규모의 성당이다. 앙리 마티스는 성당을 디자인하면서 노랑, 초록, 파랑 등 오로지 3가지 색만 사용했다. 그는 이 세 가지 색상들이 햇볕을 받아 성당 내부 벽면과 바닥에 잘 비추어 나타날 수 있도록 벽과 바닥을 온통 흰색으로 칠했다고 한다. 노랑은 햇빛, 초록은 자연, 파랑은 자연 혹은 하늘을 의미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성당의 내부 모습을 그대로 재현해 놓은 공간을 만나볼 수 있으며, 창문에 그려진 색이 바닥에 아름답게 그려지는 스테인드글라스를 선보인다. 

 

‘마티스 특별전 : 재즈와 연극’ 전시 전경

 

 

‘마티스 특별전 : 재즈와 연극’ 전에서는 전시 관람 이외에도 전시관 내에서 관람객을 위한 참여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다. ‘우리 모두의 컷아웃’이라는 주제로 마련된 프로그램이며 누구나 자신만의 컷아웃 작품을 만들어 볼 수 있다. 그밖에도 정규 도슨트와 특별 도슨트가 운영된다. 작품을 보면서 설명을 함께 들을 수 있어 앙리 마티스의 작품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며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다. 
키즈 아틀리에, 시즌 이벤트 프로모션 등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교육프로그램을 비롯해 전시와 연계한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이 함께 제공될 예정이다. 전시는 2021년 3월 3일까지 진행되며, 관람료는 성인 15,000원이다.

 

글_ 한혜정 객원기자(art06222@naver.com)
사진제공_마이아트뮤지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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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혜정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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