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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리뷰

일상의 소중함을 담은 ‘데이비드 자민’전

2021-01-28

데이비드 자민은 평범한 일상에서 느낄 수 있는 다양한 감정들을 화폭에 담아낸다. 인간의 내면과 일상의 이야기들이 작가만의 감각적인 테크닉과 합쳐져 화려하고 강렬한 색채로 덧입혀진다. 대부분 인물을 주제로 작품을 선보여온 프랑스 작가 데이비드 자민의 전시가 열리고 있다. 

 

작업실에서 작업에 임하고 있는 작가 데이비드 자민의 모습

 

 

지난 1월 5일부터 한가람미술관 4관에서는 데이비드 자민의 ‘NEW JOURNEY’ 전이 시작되었다. 이번 전시는 한국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전시이자 관람객이 3박 4일간 여행을 떠난다는 콘셉트로 꾸며진다.
첫째 날 ‘풍경(Scenery)’, 둘째 날 ‘광장(Square)’, 셋째 날 ‘호텔(Hotel)’, 마지막 날 ‘일상(Daily Life)’ 등 총 4개의 테마로 구성된 전시장에는 52점의 작품이 설치된다. 이 중 20여 점의 작품은 한국에서의 전시를 위해 새로 제작된 신작이며,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의 영향력 속에서 변화된 일상에 대한 여러 감정을 담아낸 결과물들이다. 

 

〈Cadence〉 캔버스에 아크릴 80×80cm 

 

 

데이비드 자민은 1970년 프랑스 남부 소도시 님(Nimes)에서 태어났다. 20대 중반 무렵 아트 월드 갤러리와의 작업을 계기로 이름을 알리게 되었다. 국내에서는 2016년 상연된 뮤지컬 ‘마타하리’의 공연장인 삼성 블루스퀘어홀 대형 아트워크로 주목받았다. 그밖에 서정적이고도 그루브한 감성 R&B뮤지션 어벤의 첫 앨범 자켓 작업에 참여해 경쾌한 색채와 터치로 눈감은 얼굴을 표현한 작품으로 앨범의 퀄리티를 높였다.

 

‘NEW JOURNEY’ 전시 전경

 

 

전시의 시작은 마치 비행기를 타기 전 공항에서 꼭 거치게 되는 보안검색대 구조물을 설치하여 여행가는 느낌을 간접적으로 느끼게끔 한다. 여행의 설렘과 동시에 새로운 곳에서의 낯설음 그리고 이질적인 풍경에서 느껴지는 일상에서의 특별한 감정들에 대해 작품으로 이야기하고자 한다. 다양한 인물의 표정을 담아낸 작품과 함께 다양한 새들의 모습과 나무를 담은 작품들이 전시되어 여행에서의 설렘을 더한다. 

 

‘NEW JOURNEY’ 전시 전경

 

 

두 번째 테마의 공간은 오케스트라, 춤추는 사람, 커피 마시는 사람,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 등을 표현한 작품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미지 위로 마치 불꽃이 튀는 듯한 느낌이 들도록 다양한 색채로 표현한 작품들은 여행지에서 마주하게 되는 현실 속 모습들을 담은 것들이다. 데이비드 자민은 일상의 찰나를 포착해내는 탁월한 통찰력과 화려한 색채를 이용해 인물과 사물을 주제로 자신만의 독특한 회화세계를 구축해 오고 있다. 
단순한 선들로 쉽게 그린 듯하지만, 바람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생명력이 담겨 있는 그의 작품에서는 유연하면서도 힘찬 선율의 동작들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NEW JOURNEY’ 전시 전경

 

 

셋째 날 ‘호텔(Hotel)’에서는 데이비드 자민이라는 작가를 생각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게 하는 작품 ‘내면 자화상(Introportrait)’들이 전시된다. 다양한 색깔이 춤추는 듯 그려진 역동적인 자화상들은 성찰(Introspection)과 자화상(Auto-portrait)이 결합된 ‘내면 자화상(Introportrait)’으로 작가가 직접 고안한 단어이자, 우울한 시기일수록 더욱 자신의 마음속 소리에 귀 기울여 내면의 느낌을 바깥으로 표현한다는 의미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Live〉 캔버스에 아크릴 81×65cm 

 

 

내면 성찰을 다양한 얼굴로 표현한 작품 ‘내면 자화상’은 작가 자신 혹은 누군가의 초상화이기도 하다. 화면 가득 채워진 얼굴의 눈을 감고 있는 모습은 작가가 느끼고 생각하는 감정들에 대한 솔직한 모습들을 작품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한다. 

 

색채의 마술사로 불리우는 데이비드 자민은 무채색과 유채색 등 다양한 색을 활용하며 낙서한 듯, 벽을 긁어낸 듯 거칠게 표현한 작품을 선보인다. 표현적인 필치로 그려진 채도 높은 색채로 표현된 인물과 흰색 배경의 조화는 강렬한 잔상을 남기기에 충분해 보인다. 이처럼 그의 작품은 틀에 얽매이지 않은 의외성과 신선미가 돋보인다. 

 

작가를 대신해 전시장을 방문한 테디베어의 모습

 

 

세월의 흔적을 그대로 느끼게 하는 낡고 비뚤비뚤한 바느질이 눈에 띄는 테디베어가 전시장 마지막을 장식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이번 전시에 방문하지 못한 작가는 이벤트로 자신의 분신과도 같다는 테디베어를 대신 전시장에 보냈다. 

 

작가의 딸이 테디베어의 특별한 여행을 위해 직접 만든 여권

 

 

전시에 설치된 테디베어는 데이비드 자민과 그 가족에게 특별한 의미를 담고 있는 곰 인형이자, 언제 어디든 함께하며 때로는 작가 작품의 모티브가 되기도 한다. 테디베어의 이번 여행을 위해 작가의 딸은 인형에게 여권까지 만들어 주었다고 한다. 전시가 끝나면 작품들과 함께 프랑스로 돌아간다는 테디베어는 팬데믹으로 변화된 평범했던 일상에 대한 소중함을 느끼게 한다. 전시는 2월 14일까지 펼쳐지며 입장료는 1만 2천 원이다. 

 

글_ 한혜정 객원기자(art06222@naver.com)
사진제공_ 비아캔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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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혜정 객원기자
경계를 허무는 생활속 ART를 지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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