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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리뷰

동서양의 현대 미술을 五感 하는 갤러리 PKM Gallery

2007-01-02


2001년 설립된 PKM갤러리(대표: 박경미)는 2006년 11월 북경의 차오창디 예술구역 내에500평 규모의 PKM 베이징을 개관하여 집중적인 조명을 받은 바 있다. 중국 미술 시장에 첫 발을 딛는 개관전으로 댄 카메론 Dan Cameron (뉴욕 뉴뮤지움 수석큐레이터) 기획의 “New York-Interrupted” 을 선보인 것은 의미심장하다. 오랜 동안 세계 현대 미술의 중심 역할을 해온 뉴욕의 신진 작가들의 이슈로 충만한 작품들과 폭발적 성장을 기록하고 있는 중국 현대미술 시장의 만남이라는 사실 외에도 그 만남의 주체가 된 PKM갤러리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독창성과 추진력이라는 두 개의 엔진으로 무장한 PKM갤러리(종로구 화동)를 방문했다.

취재| 남궁경 기자 (knamkung@jungle.co.kr)

정독도서관을 향해 뻗은 안국동 거리는 요 몇 년 새 가장 많은 변화를 겪은 서울 거리 중 하나로 기록될 만하다. 풍문여고와 덕성여고, 정독도서관을 찾는 학생들이 주로 찾던 골목은 이제 그들 외에도 맛과 멋을 찾아 헤매는 인파로 가득하다. 인사동과 삼청동을 이어주는 길목은, 길에서 잔가지처럼 뻗어나가는 좁은 골목들은 새로움을 발견하는 기쁨으로 충만한 보물찾기의 장소가 되었다.


PKM갤러리는 그 뻗어나가는 골목길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 위치해 있다. 주의 깊게 살피지 않으면 모르고 지나칠 수도 있을 만큼 주변의 고즈넉한 주택가와 사이 좋게 공간을 나누고 있다.

2층집을 개조한 이 갤러리는 지하 공간까지, 100여 평에 이르는 3층의 구조를 지니고 있다. 창을 통해 은은한 햇빛이 들어와야 할 테지만 기자가 찾은 날은 전시의 특성상 어둠에 익숙해지기 위해 한참을 입구에 서있어야 했을 정도로 어두웠다. 스웨덴 출신의 비디오 작가 요나스 달버그(Jonas Dahlberg, 1970년생)의 개인전 “Invisible Cities (보이지 않는 도시들)”의 전시를 위해 빛을 완벽하게 차단해, 계단을 오르내려야 만날 수 있는 장소들은 거대한 미로처럼 느껴졌다. 어둠이 눈에 익으면 1층에 위치한 도록 코너를 그냥 지나칠 수 없다. PKM갤러리는 대표작가들의 작품 판매와 더불어 공동 커미션 기획을 진행하며, 대규모 전시의 경우 작품의 컬러 이미지와 국내외 미술이론가, 비평가, 큐레이터들의 전시평론을 실은 도록을 출간하고 있다.

실험적인 비디오 작품을 선보이는 요나스 달버그의 국내 소개는 이 갤러리가 걸어온 행보의 연장선상에 있다. 일년에 4-6개의 전시를 통해 회화, 조각, 퍼포먼스, 건축과 디자인, 사진, 설치, 비디오 등 다양한 분야의 작품을 소개해 왔으며, 스티븐 프리나 Stephen Prina, 이불 Lee Bul, 호르헤 파르도 Jorge Pardo, 마이클 주 Michael Joo, 문 범Moon Beom, 이상남Sangnam Lee, 코디 최Cody Choi, 함진 Ham Jin, 브루스 나우먼 Bruce Nauman, 베른트 & 힐라 베허 Bernd & Hilla Becher, 이누리 Noori Lee, 김지원 Jiwon Kim, 배준성Joon Sung Bae, 잉그리드 칼람 Ingrid Calame, 스티븐 곤타스키 Steven Gontarski, 김상길 Sang-gil Kim, 배영환 Young-whan Bae, 첸 웬보 Chen Wenbo 등이 그 목록을 구성하고 있다. 이 중에서도 나우먼, 베허 부부, 파르도, 프리나와 같은 작가들의 작업은 갤러리가 대표하는 한국작가들의 성향과도 맞닿아 있다. 이것은 퍼포먼스, 정체성의 탐구, 차용미술, 뉴미디어와 같은 예술적 실천의 발달은 동서 지역에서 동시에 일어났으며, 문화간의 교류를 통해, 혹은 독립적으로 성립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한국이라는 지역성과 세계 조류와의 관계 속에서의 미술작품의 새로운 가능성을 타진해온 PKM갤러리는 이제 중국에 진출, 한국이라는 지역성을 넘어서 아시아와 세계 미술이 교류하는 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국내에서 세계 현대 미술의 현주소를 만날 수 있는 장소라는 것만으로도 이곳 갤러리를 찾는 이유는 충분할 것이다.

PKM갤러리 homepage : www.pkmgalle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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