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전체보기

분야별
유형별
매체별
매체전체
무신사
월간사진
월간 POPSIGN
bob

컬쳐 | 리뷰

제주 문화 예술을 이야기하다

2021-07-22

['로컬 속의 로컬' 문화 공간을 찾아서 04] 문화 예술의 섬 제주를 가다

 

요즘 로컬 문화와 문화 공간이 가장 많이 있는 곳을 전국에서 살펴본다면 아마 제주가 가장 먼저 떠오를 것이다. 제주는 어느 순간부터 문화 중심 도시의 역할을 하며 가장 트렌디한 공간들과 문화, 서점 그리고 상점들의 테스트 베드 또는 새로운 브런치의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제주에서 꼭 방문해보면 좋을 문화 공간들을 모아서 추천하고자 한다. 또한 제주 문화 예술 재단의 이승택 이사장을 만나 제주의 문화 예술에 대한 이야기와 앞으로 어떻게 제주 문화 예술이 나아가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듣는 시간을 가졌다. 

 

제주에서 디앤디파트먼트의 d자 모양 로고 앞에서 사진을 찍는 것은 어느 순간 MZ 세대의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제주 디앤디파트먼트는 전 세계 10곳에서 ‘롱 라이프 디자인을 발굴하고 소개하는 ‘디앤디파트먼트 프로젝트 D&DEPARTMENT PROJECT’ (대표: 나가오카 겐메이 / 본사: 도쿄)의 일환으로 디앤디파트먼트 최초로 숙박시설을 겸비하고 있으며, 생활 속에 예술과 문화 전파를 경영이념으로 하는 기업‘아라리오와 협력하여 만들어졌다. 

 

디앤디파트먼트에서는 총 4가지 방식으로 제주의 지역성을 소개하는데 제주의 제철 식자재로 제주의 식문화를 새롭게 해석하여 전하는 1층의 d 식당이 있으며, 2층 디앤디파트먼트 상점에서는 제주의 지역성이 빚어낸 물건과 먹거리, 그리고 롱 라이프 디자인 감각으로 선정한 생활용품과 가구를 소개하고 있다. 다양한 제주의 가치들과 개성을 담은 제품들과 메뉴들을 공간에서 만나서 제주 문화에 대해 새롭게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떠오르고 있으며, 또한 물건을 파는 데서 그치지 않고 생산자가 제주에 체류하며 얻은 영감과 교류를 통해 팝업스토어까지 열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창작 레지던스 d news로 구성돼 있다. 

 

3층은 롱 라이프 디자인 인테리어 용품과 USED 가구, 현대미술 작품과 제주 특산품으로 꾸며지는 13실의 게스트룸 d room으로 구성돼, 제주의 문화를 창작하고 경험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디앤디파트먼트 옆에 위치하고 있는 아라리오 역시 2014년 제주시 탑동의 대표적 문화 시설이었던 탑동 시네마와 동문시장 주변 모텔 두 곳을 최대한 옛 모습을 살리며 보수하여 미술관으로 오픈한 곳으로, 김창일 회장은 40여 년간 수집한 현대미술 컬렉션을 전시하고 미술관을 중심으로 구도심에 다시 활기를 불어넣고자 노력해왔고, 그 결과 현재 제주에서 로컬 속의 대표 문화 공간으로 여겨지고 있다. 

 

 

 

 

 

 

디앤디파트먼트 제주 Photo by NilsClauss - LowRes

 

 

본태 뮤지엄은 세계적인 건축가 안도 다다오의 건축물로 물과 빛 그리고 노출 콘크리트를 활용하여 자연과의 조화를 목표로 지어진 공간이다. 건축물 속의 ‘물’은 얕고 조용하면서 잠잠한 느낌을 주며, 주변 자연과 건축물의 조화로운 모습이 경건함과 편안함을 가져오면서 자연의 빛을 이용해 어둠과 밝음을 극대화하면서 공간을 강조하고 있다. 안도 다다오의 트레이드 마크인 노출 콘크리트를 쓰면서도 자연과 빛을 녹아들게 함으로써 차갑지 않은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또한 동선에 전통의 공간과 현대의 공간을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느낌을 주어 건축물 자체로 가치와 의미를 가지고 있는 공간이다. 이곳에서는 계속해서 다양한 전시가 이루어지고 있고, 그 전시의 근본에는 본연의 아름다움을 탐구하기 위한 공간이라는 목표를 투영하고 있다. 또한 본태 미술관은 전통 공예품 전시를 통해서 한국의 전통적인 미와 해외 유명한 현대 미술가들의 작품을 동시에 볼 수 있는 공간으로 전통과 현대의 조화, 국내와 해외의 조화 그리고 제주의 풍광의 조화를 맛볼 수 있는 로컬 문화 공간이다. 

 

 

 

 

본태 뮤지엄 photo by 본태 뮤지엄

 

 

빛의 벙커는 도시 재생의 가장 아름다운 예시이다. 원래 제주 서귀포 성산에 옛 국가기간 통신시설로 오랜 시간 외부에 알려지지 않은 비밀 벙커였던 공간으로 한국과 일본 사이의 광케이블 통신망을 운영하기 위해 설치된 시설이었다, 축구장 절반 정도 크기인 900평 면적의 대형 철근 콘크리트 구조물을 오름 안에 건설하여 흙과 나무로 덮어 산자락처럼 보이도록 위장하였고 군인들이 보초를 서서 출입을 통제하던 구역이던 폐 벙커는 그 특수한 공간적 성격 때문에 오히려 미디어 아트를 위한 공간으로 적합하다.  


프랑스 몰입형 미디어아트는 전시실에 관람객이 입장하는 순간 수십 대의 빔프로젝터와 스피커에 둘러싸여 거장의 작품과 음악에 몰입할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하는 아트로, 전시실을 자유롭게 돌아다니면서 작품과 관람객이 물아일체가 되는 경험을 하도록 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깊이감과 몰입감을 주기 위해 폐쇄된 장소가 필요한데 폐 벙커 시설이 최적의 장점들을 가지고 있다. 

 

공간의 깊이감을 한층 살려주는 구조로 설계되어 있으며 외부의 빛과 소리가 완전히 차단된 내부 공간은 방음효과가 완벽하며, 미로와 같은 진입은 관람객들에게 적절히 몰입을 높여가는 과정을 가진 공간으로 완전히 탈바꿈하여 관객들을 맞이하고 있고, 제주에서 꼭 방문해야 할 공간으로 손꼽히게 되었다. 이는 보는 관점을 달리했을 때 버려져 있는 많은 공간들이 새로운 생명을 얻어서 효과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대표적인 예시로 자리매김한 문화 공간이다. 

 

 

 

 

빛의 벙커 photo by 빛의 벙커 

 


제주 문화 예술 재단은 올해로 20주년을 맞이하였다. 지역의 문화 발전을 위해서는 재단이 필요하다는 예술인들의 요청으로 생겨났다. 재단에서 하는 대표적은 일은 예술인 창작 지원 활동, 문화 예술가들뿐만 아니라 도민들의 문화 예술 향유를 위한 노력, 문화 예술 교육, 지역 문화 발굴 및 발전 그리고 국제 교류 등에 있어서 많은 역할을 하고 있다. 이승택 문화 예술 재단 이사장은 올해 중점을 두고 있는 사업으로 제주 문화 예술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 문화 예술 재단 이승택 이사장 사진 - photo by 손민정

 

 

제주 문화 예술섬 프로젝트는 요즘 화두가 되고 있는 로컬리티를 중점적으로 각각의 살아온 시간의 흔적들 때문에 각각의 지역에서 다르게 표출되고 있는 지역성을 마을마다 문화적 색깔을 낼 수 있도록 하는 프로젝트이다. 이것은 문화의 집중화에서 벗어나서 문화 균형 발전에 대한 효과와 관심, 의의가 있는 프로젝트이며, 문화 다양성을 위해서 중요한 프로젝트라고 언급했다. 

 

지역에서 어떤 역할을 해왔는지, 얼마나 다양한 사람들이 모였는지, 프로젝트의 다양성과 다양화가 조금 더 중점적인 요소로 작용하여 좀 더 바람직한 도시의 모습과 문화를 단순 소비하는 것에서 벗어나서 생산하는 것까지도 연계될 수 있다고 말했다. 

 

문화 시설이 얼마나 도시 내에 많은 분포가 되어 있느냐가 그 도시의 문화 예술성의 한 지표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다양한 문화 시설들이 생겨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제주의 경우 전국적으로 보았을 때 문화 예술 예산을 많이 편성하고 있는 지역으로, 문화 예술에 대한 관심도가 높고,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발현될 가능성이 많은 지역이기에 제주 문화 예술 재단이 할 일이 더욱 많다고 하였다. 

 

로컬 문화가 소비적인 문화 공간으로만 많이 소모되는 것에 비하여 제주에서는 창조 및 확산까지 하고 있는 공간들이 점차 많이 생겨나고 있다. 제주의 문화 예술 생태계는 행정의 힘만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민간에서의 많은 노력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예를 들어 독립 책방이나, 복합 문화 공간 카페 등이 많이 등장하면서 문화 콘텐츠를 매개로 하고 있는 공간이 많다. 

 

공간과 사람과 프로그램을 어느 한 재단이 하려고 한다면 너무 많은 노력과 돈과 힘이 드는데 민간의 공간과 재단의 프로그램이 함께한다면 서로 윈윈하는 결과로 연결될 수 있고 문화 다양성을 위해서 민간과 공공이 쌍두마차처럼 이끌면서 나아가야 한다고 이승택 이사장은 전했다. 

 

지속가능성과 수익성을 고려해서 많은 공간들이 의미가 있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프로그램과 지원에 있어서 재단의 노력뿐만 아니라 민간과 다른 이해관계자들이 다 노력을 해서 세금으로 이뤄지는 지원들이 더욱더 빛을 발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접근의 노력을 해야 한다.

 

현재 코로나 이후에 제주의 국내 관광객들의 수가 매우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코로나와 함께 가면서 관리하면서 문화 예술을 즐길 수 있는 방향으로 어떻게 나아갈 수 있을지에 대해서 제주 문화 예술 재단도 매우 고민이 많다. 현장에서의 예술성을 교감하는 것이 어려운 상황이고, 온라인을 활용해서 하고 있지만 사실 부족한 부분이 있기에 방역을 잘 지키면서 소규모를 중심으로 하는 전시나 공연들로 전환이 되는 시기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탐라문화제 같은 페스티벌 같은 경우에도 온라인과 찾아가는 방식이나, 자동차를 타고 즐기는 등의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문화 예술의 관심, 감동을 계속 이어갈 수 있게 노력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시기이고 이런 연결이 나중에 더 큰 문화 예술에 대한 폭발적인 관심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이승택 이사장은 말했다. 또한 문화 예술이 확장되는 것이 관광 문화의 원동력이라고 생각하기에 문화 관광이 계속해서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을 해야 한다. 

 

새로운 문화와 라이프 스타일을 바탕으로 자생적으로 더 많은 콘텐츠와 문화 예술 사업들이나 관련 스타트업도 생겨나야 더욱 더 제주 고유문화와 제주 예술의 자생적 힘이 생길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서 다양한 제주의 재단과 공공 기관들이 노력을 하고 있기에 앞으로 제주의 로컬 문화가 더욱더 개성 있고 트렌디하게 형성되어 나갈 것이고 이를 위해 제주 문화 예술 재단도 힘을 기울일 것이라고 이승택 이사장은 전했다. 

 

글_ 손민정 객원기자(smj9185@naver.com)


 

facebook twitter

#로컬 #문화공간 #문화예술의섬 #제주 #제주문화예술 #디앤디파트먼트 #본태뮤지엄 #빛의벙커 #제주문화예술재단 

손민정 객원기자 instagram
경희대학교 시각디자인을 전공하고 밀라노 공대에서 (Politecnico di Milano)에서 제품 서비스 시스템 디자인을 전공 후 서비스 디자인, UX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습니다. 세상을 변화시키고 이롭게 만들 디자인의 힘을 믿고, 늘 새로운 디자인을 찾아서 길을 나설 준비가 되어있습니다.

당신을 위한 정글매거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