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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리뷰

비엔나미술사박물관전 : 합스부르크 왕가 컬렉션

2007-07-10



고즈넉한 덕수궁 안 쪽에 자리잡은 덕수궁 미술관에 유럽의 합스부르크 왕가의 위대한 유산인 비엔나미술사박물관의 컬렉션 64점이 들어왔다. 동서양 왕실의 이 오묘하고도 뜻 깊은 만남에는 2년이란 적지 않은 시간이 걸렸다. 오랜 시간이 묻힌 덕수궁 미술관과 비엔나미술사박물관의 만남이었기에 그 시간이 과히 길지 않다.
2년에 걸쳐 드디어 국내에 소개하게 된 비엔나미술사박물관의 컬렉션 64점에는 렘브란트, 루벤스, 벨라스케스, 티치아노, 반 다이크 등 서양 미술사상 최고급 화가 54명의 대표작이 포함되었다. 합스부르크 왕가의 최 전성기에 수집된 작품들로 이루어진 이번 전시는 작품의 질과 구성력 있는 전시에 목말랐던 사람이라면 충분한 감동을 느끼고 돌아갈 수 있을 것이다.

취재 │ 이동숙 기자 (dslee@jungle.co.kr)

이번 전시는 어떻게 기획되었나?
비엔나미술사박물관은 서양에서는 최고의 명성을 누리고 있는데 반해, 한국에서는 잘 알려져 있지 않은 편이다. 약 4년 전, 비엔나미술사박물관 소장품전이 일본에서 개최되었는데 당시 그 전시를 본 국립현대미술관 측에서 일본의 전시를 맡았던 기관을 통해 비엔나미술사박물관과 직접 연결을 시작했다. 본격적인 논의는 지금으로부터 2년 전 시작되었는데, 이 때부터 전시의 기본 개념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작품 리스트가 여러 차례 오고 갔다. 2006년 3월, 비엔나미술사박물관장이 덕수궁미술관을 방문하면서 전시 개최를 사실상 확정했다. 이후 2006년 6월 국립현대미술관에서 비엔나를 직접 방문, 작품을 실사하고 최종리스트를 확정, 기본 협약서에 사인했다. 그 후 1년간의 준비기간을 거쳐 2007년 6월 25일 개막하였다.

본 전시가 지닌 의의는 무엇인가?
한국 국민들의 문화 향유에 대한 관심과 기대가 비약적으로 증대되고 있지만,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블록버스터 전시들이 이러한 기대를 충족시켜 주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편중된 취향이나 유행에 편승하기 보다는 새로운 주제를 발굴하고, 출품작의 질을 담보하고, 구성력 있는 전시 기획이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다각도의 교육적 목표를 충족시켜줄 수 있어야 하는데, 이번 전시가 그러한 기대에 부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전체 작품 수는 몇 점이며, 이에 대한 보험료는 얼마인가?
이번 전시에서는 비엔나미술사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회화 걸작 가운데 64점이 선보인다. 렘브란트, 루벤스, 벨라스케스, 반다이크, 티치아노, 틴토레토 등 16-18세기 서양미술사의 대표적인 작가 54명의 작품들로, 보험 평가액만 해도 1,700억원(1억3천3백5십7만 유로)에 달하는 금액이다.

이번 전시에 소개되는 대표 작가와 작품은 무엇인가?
렘브란트, 루벤스, 벨라스케스, 티치아노, 반 다이크 등으로, 이 중 렘브란트가 말년에 하나 뿐인 아들을 그린 <책을 읽는 화가의 아들, 티투스> , 루벤스의 3미터가 넘는 대작 <시몬과 에피게니아> , 벨라스케스의 <시녀들> 에 등장하는 공주 <마르가리타 테레사> 의 초상 등이 특히 유명하다.

이번 전시의 관람 포인트는 무엇인가?
전시 관람 포인트로는 다음의 5가지를 꼽을 수 있다.
1. 바로크 미술의 정수 : 강력한 왕권과 카톨릭 교회의 후원으로 역동적이고 화려한 미술을 꽃피웠던 바로크 시대의 대표적인 작품들이 대거 소개된다.
2. 미술로 본 세계사 : 미술 작품을 독립적으로 떼어내어 분석하지 않고, 당대의 정치사 및 지리사적 맥락을 배경으로 조명함으로써 미술작품을 통해 세계사를 이해할 수 있다.
3. 유럽 황실 최고의 컬렉션 : 16~17세기 유럽 대부분의 지역을 통치했던 명문 합스부르크 왕가의 소장품인 만큼 그 수준과 다양함이 세계 최고이다. 렘브란트의 <티투스> , 벨라스케스의 <마르가레타 테레사> , 루벤스의 3미터짜리 대작에 이르기까지 서양미술사의 걸작들이 대거 선보인다.

4. 종교와 신화 : 구약성서와 신약성서의 내용을 회화로 표현한 다양한 작품들과 그리스 로마 신화를 재구성한 연극적 작품들을 감상함으로써, 서양 문화사의 중요한 흐름들을 이해할 수 있다.
5. 생생한 교육 자료 : 서양 미술, 음악, 문학, 세계사, 도덕 등 교과목에서 이론적으로만 접했던 내용들을 실제 예술작품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또한 교과 과정에 맞춘 지침서를 과목별로 마련하여 미술관 관람과 학교수업을 연계할 수 있다.

미술사 시간에 책으로만 훌훌 넘기던 그림들이 눈 앞에 펼쳐지는 감동은 물론이거니와 그림들을 둘러싼 액자들까지도 시간의 흔적을 감추고 있는 듯해 액자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그림 속에서 발견하는 여러 숨은 이야기들은 그림 앞을 쉽게 지나치지 못하게 한다. 또한, 그림 앞에서 다정한 노부부의 따뜻한 뒷모습에도 감동을 받는다.
미술사에 대한 지식이 없어 전시가 지루하거나 어렵겠다고 생각한다면 자신만의 또 다른 시선으로 전시를 즐겨보자. 새로운 그림이 색다른 즐거움으로 당신의 감성을 간질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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