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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리뷰

트러블메이커(troublemaker) 展

2007-09-18

그들은 더 이상 침묵을 원하지 않는다. 네 명의 일러스트레이터와 다섯 명의 순수 미술작가, 이들이 한 곳에 모여 작은 불씨를 일으키고 있다. <트러블메이커 展> 은 미술계 안에 자리잡은 권위적 관계, 순수미술과 상업미술의 껄끄러운 경계에 맞서 작가들 스스로가 중심이 되어 전시를 기획하고 자신들의 이야기에 힘을 실어 넣은 전시다.

취재 | 이동숙 기자 ( dslee@jungle.co.kr)
사진 │ 스튜디오 salt



그들의 이야기인 즉슨,
일러스트와 순수미술의 차이는 무엇인가. 그 둘의 차이를 나누는 큰 잣대는 “1. 클라이언트의 존재 – 작업을 주문 받았는가의 여부 2. 제품(작품)을 산업적으로 제작한다는 것. (토마스 하우페, 디자인 참조)”이 두 가지를 들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팝아트는 작품을 산업적으로 제작한다는 상업미술의 기본의미를 순수미술로 끌어왔으며 디자이너들에게도 판화나 사진처럼 에디션 넘버가 있는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또한 순수미술가들도 전시의 성격에 따라 그의 작품을 조금씩 바꾸거나 각색하는 것 그리고 누군가에게 작품을 주문 받아 작품을 제작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1번 클라이언트의 존재 여부 역시 상업미술과 순수미술의 영역을 명확히 구분 짓는 잣대가 되기는 힘들 것이다.

특히 일러스트레이션은 회화를 기본으로 하는 미술의 한 분야 이며 일러스트레이트(illustrate: 예를 들어 설명하다)라는 뜻과 같이 서사성을 그대로 담고 있는 그림이다. 이를 한국에서는 삽화로 번역하며 일러스트들을 삽화가라고 번역하는 경우가 왕왕하다. 그러나 개성과 색채가 정확한 세계를 갖고 있는 작가들의 작품은 비단 글의 내용을 쉽게 이해 시키려는 양념이나 수단 에서 이해하는 것은 일러스트의 가능성을 매도시키는 태도이다. 순수회화에서 서사성을 배제시키려던 그린버그 (Clement Greenburg) 의 모더니즘의 쇠퇴와 팝아트의 태동은 일러스트들의 작품을 미술품으로 인정하는 중요한 배경이 된다.

요즘 젊은 작가 층에는 팝아트적이고 일러스트적 요소를 지닌 작가들을 많이 찾아 볼 수 있다. 이유는 젊은 세대들의 감각적인 감성을 좀 더 쉽게 구현할 수 있으며 상상과 현실을 뛰어넘는 자유로움 형식의 가벼움 때문이다.

트러블메이커 전에 참가하는 일러스트레이터 달리롤, 엔티, 물먹은 화장지, 윤예지의 작품은 출판이나 상품적 목적에도 부합하며, 원화 자체가 개성과 독창적 스타일을 가지고 있어 독립적으로 강한 아우라(aura)를 지닌다. 와이피, 바이앤, 이영림은 일러스트적 요소를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있는 페인팅 작가들이며, 도영준 박은선은 서사성이 짙은 조각을 하는 작가들이다.

-전시서문 발췌-


미약하지만 끈질길 움직임
아직 그들이 일으킨 말썽은 오래 묵은 미술계에 간지럼이나 태울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그들이 여름 내 육수 뽑아내며 만들어낸 작품들 속에서 한차례 간지럼으로 끝날 그들이 아님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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