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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 리뷰

문진우의 카메라에 담긴 이야기

월간사진 | 2016-06-28

 


 

아프고 어두운 부산의 역사를 생생하게 촬영해온 사진가 문진우. 그의 사진은 시대의 기록이자 우리 역사의 한 페이지다. 그와 함께 했던 카메라에는 어떤 사연이 담겨 있을까. 

 

기사제공 | 월간사진


 

손 안에 들어오는 그립감에 만족_ 니콘 FM2

 

고등학교 사진반 활동을 하면서 사진과 인연을 맺은 문진우. 고등학교와 대학교 시절, 학업보다 더 몰두했던 취미가 바로 사진이었다. 그러다 대학을 졸업한 이후 본격적으로 사진에 몰입할 수 있었다. 그 전까지 사용 하던 캐논 카메라를 포기하고 니콘 FM2를 구입한 것도 그때였다. 스마트해 보이는 디자인과 손안에 들어오는 그립감이 그의 마음을 사로잡았기 때문이다.

 

줌렌즈가 보편화되지 않았던 시절이라 28mm, 35mm, 135mm 세 개 렌즈를 FM2 두 대에 장착하고 다녔다. 최민식 선생의 영향을 받은 까닭에 도시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과 개발이라는 명분 아래 사라져가는 도시 풍경을 카메라에 담아냈다. 작가는 그때 촬영한 사진들을 모아서 얼마 전 <내 마음 속 다큐 한 장>(예술지구p 2관) 사진전을 열었다. 

 


 

사진 찍는 즐거움을 선물받다_ 니콘 F3

 

사진에 미쳐 결혼도 미룬 채 사진만 찍었다. 4년 정도 다니던 직 장을 그만두고 새로운 도전을 위해 1988년 새로 창간한 신문사 에 사진기자로 입사했다. 기자라는 직업이 좋아서는 아니었다. 그냥 원 없이 사진을 찍고 싶어서였다. 신문사에서 F3 두 대를 지급받았다. 장비도 좋았지만, 필름을 무한정 사용할 수 있어서 마음껏 사진을 찍었다. 출근하는 것이 출사 나가는 기분이었을 만큼 즐거웠다고 한다. 사용하던 카메라의 그립 부분이 벗겨질 정도로 많은 시간을 사진과 함께 했다. 

 

취재를 하면서 동시에 개인 작업도 했다. 작가는 당시 작업한 것을 정리해서 1993년 <불감시 대>라는 제목으로 첫 개인전을 열었다. 그리고 이후 7~8년 동안 촬영했던 것을 추가해서 <상실시대>(예술지구p 1관)전을 열었다. 급격한 경제성장을 이룬 시기에 주류에서 밀려난 아웃사이더들의 삶을 담아낸 전시였다. 

 


 

풍부한 계조와 색감에 매료되다_ 후지 S5Pro

 

2000년대 이후 디지털 카메라가 서서히 보급되었다. 당시 니콘은 색감이 좋지 않아 많은 언론사들이 캐논으로 카메라를 교체하던 때였다. 하지만 작가가 선택한 브랜드는 후지였다. 니콘 렌즈를 사용할 수 있다는 이유도 있었지만, 무엇보다도 후지의 색감이 좋았기 때문이다. 필름과 유사한 녹색계열 톤에 풍부한 계조가 그의 눈을 사로잡았다. 오랜 시간 니콘과 더불어 후지 S2Pro, S3Pro, S5Pro를 사용했다. 부산에는 ‘하야리아’라는 미군부대가 있었다. 지금은 대규모 시민공원으로 바뀐 곳이다. 부대가 이전하기 전, 작가는 부산시로부터 새롭게 공원으 로 조성될 하야리아를 기록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2010년 3월부터 15개월 동안 무려 1만 5천 컷을 촬영했다. 초반 작업은 어두운 톤이 주를 이룬다. 마치 부끄럽고 아픈 역사를 상기시키는 듯하다. 하지만 뒤로 갈수록 톤이 밝아지는데, 우리네 땅이 비로소 주인에게 돌아왔다는 것을 표현하기 위함이었다고 작가는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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