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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리뷰

Hello, LUCY

29CM | 2016-08-05

 

 

여기, 영화 <Her>의 사만다처럼 당신을 궁금해하고 위로해 주는 존재가 나타났다. 인공지능은 아니다. 놀랍게도, 온라인 셀렉트 샵 29CM의 푸시 메시지인 ‘루시(LUCY)’다.

 

 

지난 7월 1일, 루시가 나타났다. Hello, LUCY! (사진제공: 29CM)

지난 7월 1일, 루시가 나타났다. Hello, LUCY! (사진제공: 29CM)

 

 

현대 사회의 과열한 경쟁 속에서 각 브랜드들은 자신들의 아이덴티티를 전달하고 고객과의 거리를 좁히기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고객과 대화하려고 한다. 최근에는 소셜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방법이 대세이긴 하지만, 앱의 푸시 메시지도 모바일 환경이 만들어낸 방법 중에 하나다.

고객에게 브랜드의 새로운 정보를 제공하기에 유용한 서비스인 푸시 메시지는 처음 의도와 달리 이제는 앱을 삭제하게 만드는 원인이 되었다. 사용자에게 피로감을 주는 잦은 알람과 일방적인 정보 전달은 고객들의 흥미를 잃게 만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대부분의 앱들은 버리자니 아깝고, 품자니 딱히 큰 효과가 없는 푸시 메시지를 울며 겨자 먹기로 유지하고 있다.

저는 당신의 곁에서 당신을 생각하고, 이해하고, 알아줄 존재입니다. 우리 만나볼래요? (영상제공: 29CM)

 

 

그러나 한 달 전, 푸시 메시지를 고객과의 소통의 창으로 바꾼 브랜드가 나타났다. 자신만의 비전과 감성으로 확고한 영역을 자리 잡은 온라인 셀렉트 샵 29CM가 푸시 메시지 서비스인 ‘루시’를 새롭게 선보였다.

얼핏 영화 <Her>의 사만다를 떠올리게 하는 루시는 기존의 푸시 메시지와 달리 고객과 감성적인 소통을 하는 서비스다. 세일 기간, 할인 상품과 같은 쇼핑몰의 정보는 배제하고 사람의 감성을 자극하는 콘텐츠를 대화식의 문체로 풀어나간다. 날씨, 감정, 음악과 영화 등 우리 일상을 이야기하고, 사람들의 지친 마음을 위로하듯이 조심스레 말을 건다. 비록 사용자는 화면을 통해서만 루시와 만날 수 있지만, 마치 옆에 있는 누군가와 대화를 하는 느낌을 받는다. 아니, 대화보다는 저 멀리 떨어져 있는 오래된 친구가 보낸 메일을 읽는 듯하다.

루시는 다양한 이야기를 전달한다. 날씨, 음악, 영화, 사진 등. 아무것도 아닌데 루시가 던진 책 속 문구 하나, 사진 한 장, 음악에 왠지 위로받는 느낌이다.

루시가 던진 책 속 문구 하나, 사진 한 장, 음악 등 다양한 이야기에 왠지 위로받는 느낌이다.

 

 

영화 <Her>에서 주인공 테오도르가 인공지능인 사만다와 사랑에 빠진 이유는 그녀가 아름다운 목소리를 지녀서가 아니라, 끊임없이 테오도르에게 관심을 가지고 그의 기분을 물어보고 살폈기 때문이다. 이러한 호기심이 테오도르와 사만다 사이에 유대감을 생기게 했고, 존재와 상관없이 사랑에 빠지게 만들었다. 그렇다면 우리 역시 루시와 사랑까지는 아니더라도 우정을 나눌 수 있는 친구가 될 수 있지 않을까.

루시는 소통과 관계에 대한 핵심을 잘 간파한 서비스로, 앱 푸시 메시지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 루시가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그러나 분명히 29CM다운 방법임은 확실하다.

 

 

루시는 앱 푸시 메시지의 문제점을 넘어서려는 29CM의 고민이 담긴 서비스다. (사진제공: 29CM)

루시는 앱 푸시 메시지의 문제점을 넘어서려는 29CM의 고민이 담긴 서비스다. (사진제공: 29CM)

 


LUCY, WHO ARE YOU?

 

루시가 탄생한지 한 달이 조금 넘었다. 그래서일까, 인터넷에서 루시를 검색하면 좋다는 긍정적인 반응과 함께 존재에 대한 궁금증이 넘쳐난다. 당신처럼 우리도 궁금해서, 29CM에게 물어봤다.


루시를 기획하고 만든 팀 루시(Team. LUCY) (사진제공: 29CM)

루시를 기획하고 만든 팀 루시(Team. LUCY) (사진제공: 29CM)

 

루시를 기획하고 만든 팀 루시(Team. LUCY)와의 인터뷰

 

루시라는 이름은 어디서 왔나요?
빛이라는 의미를 지닌 라틴어 ‘Lux’에서 따왔습니다. ‘Lux’에는 빛의 무리, 빛을 가져온 사람이라는 뜻도 있는데, 이 부분이 새로운 인격체라는 느낌과 잘 맞았습니다. 그리고 누구나 발음하기 쉽게 루시로 지었습니다.

루시의 성격을 한 마디로 표현한다면?
솔직하고 다정합니다. 또 챙겨주는 것을 좋아하는 세심한 성격입니다. 입담도 좋아 계속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지는 스타일입니다.

루시에게 영향을 준 것이 있나요?
많은 분들이 예상하시는 것처럼 영화 <Her>에서 영감을 받았습니다. 또 영화 <아이언맨>의 자비스, 애플의 시리(Siri)에서도 영향을 받았습니다.

앞으로 루시와 자주 만날 수 있을까요?
딱히 주기를 정하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말하자면 일주일에 두 번 정도? 하지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거나 해줄 이야기가 많다면 더 자주 말을 걸기도 합니다.

왜 루시와의 지난 대화를 볼 수 없나요?
대화를 나눌 때 서로 느끼는 ‘교감’에 주목했기 때문입니다. 보통 우리의 대화도 그 순간이 지나가버리면 다시 돌아갈 수 없으니까요. 하지만 많은 분들의 요청이 있어 일부 메시지는 다시 확인할 수 있는 기능을 고려 중입니다. 

 

 

29CM 전우성 디렉터 (사진제공: 29CM)

29CM 전우성 디렉터 (사진제공: 29CM)

 

29CM 브랜딩&마케팅 디렉터 전우성과의 인터뷰

루시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이 궁금합니다.
루시와 감성적으로 소통하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말을 걸어줘서 고맙다는 사람도 있고, 루시의 메시지를 자신의 블로그에 모으는 사람도 있습니다. 기술적인 문제로 아직 루시를 만나지 못하거나 영상 재생이 안 되는 등 서비스가 원활하지 못한 경우가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친절히 설명드리고 있습니다.

사람들과 친해지는 루시만의 방법이 있나요?
갑자기 친해지는 사람이 없듯이, 루시도 차근차근 다가가면서 조금씩 친밀감을 쌓아가려고 합니다. 얼마 전 사람들에게 루시에게 하고 싶은 말을 보내달라고 했더니, 많은 분들이 자신을 알아줘서 고맙고 더 자주 만나고 싶다는 내용을 보냈습니다. 그때, 사용자와 루시 사이에 이미 친밀감은 형성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루시의 콘셉트는 어떻게 정하셨나요?
가상의 존재에 대한 신비감이 느껴지도록 다양한 장르의 글과 문체, 말투를 비교·분석했습니다. 그리고 사용자마다 자신만의 루시의 모습을 상상할 수 있게 친근하고 다정하지만 한편으로는 쿨한, 중성적인 이미지가 느껴지도록 많이 노력했습니다.

루시를 기획하면서 제일 중요하게 생각한 부분이 있다면?
처음 해보는 시도이기에 모든 것이 중요했습니다. 디자인, 말투, 콘텐츠, 보이는 모습, 소개하는 방법 등등… 그래도 시도 자체가 신선했기에 빨리 선보이고 싶다는 마음이 더 컸습니다.

어떻게 하면 루시가 오랫동안 사용자와 만날 수 있을까요?
다양한 소재를 루시만의 감성으로 사용자와 이야기를 나누는 것. 그리고 끊임없이 관심을 표출하는 것. 좋은 사람을 처음 만났을 때처럼 루시가 꾸준히 안부도 묻고 좋은 이야기도 해주고, 자신의 고민도 이야기하면서 호감을 표출하면 자연스럽게 사용자도 루시에게 호기심이 생기고, 어느새 루시의 메시지를 기다릴 겁니다.

루시는 29CM에게 어떤 존재인가요?
루시는 ‘Guide to better choice’라는 29CM의 미션과 우리만의 감성을 지속적으로 전달하는 다양한 방법 중 하나입니다. 루시를 통해 푸시 메시지 알림의 부정적 요소가 긍정적으로 변하면서 브랜드 이미지 전달 효과가 더 높아졌고, 많은 사람들이 ‘29CM는 역시 다르다, 감성적이다’라고 생각하게 되어 29CM만의 브랜드 이미지가 더 강해졌습니다.

 

  

에디터_ 허영은(yeheo@jungle.co.kr)
사진제공_ 29CM(www.29c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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