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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 리뷰

2016 사진집의 발견 ①

월간 사진 | 2016-08-22

 

 

탄생과 생명을 지닌 신성한 식물이자 문명의 뿌리로서 다양한 상징과 의미를 갖고 있는 연(蓮). 주명덕의 ‘연’ 사진에는 자연의 아름다운 풍경이 간결하게 담겨있다.
 

 

 

연(蓮) PADMA
Joo Myungduck 주명덕


한미사진미술관에서 열렸던 주명덕 사진전 〈연(蓮) PADMA〉와 연계하여 발간된 사진집이다. 55점의 사진을 비롯해 사진평론가인 신수진, 박평종, 박주석의 글이 함께 실려 있다. 진흙 위에서 볼 수 있는 희고 붉은 연꽃들이 주명덕의 흑백사진으로 다시 태어났다. 〈잃어버린 풍경〉에서 보여주었던 것처럼 여전히 검정 일색의 사진들이다.
 

 

 

어두운 분위기 속에서도 그간 그가 보여주었던 ‘굵은 선으로 움직이는 땅의 힘, 생동하는 그 기운이 먹먹하게 가슴을 파고드는’ 느낌이 살아있다. 주명덕은 책 시작에서 “옛 민화가들이 그린 연꽃과 모네의 수련이 넘어야 할 큰 벽처럼 느껴졌다.”고 말하지만, 이는 그저 거장의 겸손처럼 들릴 뿐이다. 

 

 

 

 

민화 속 연꽃에 교태가 있다면 주명덕 연은 고상한 아름다움을 지녔고, 모네 연꽃이 마음을 느슨하게 만든다면 주명덕의 연에선 긴장감이 느껴진다. 남들이 칭송하는 화려함이 아닌 화려함 뒤에 가려진, 슬픔이 느껴지는 무엇인가를 프레임으로 팽팽하게 잡고 있는 탓일 테다.
 

 

 

그도 그럴 것이 주명덕은 연꽃보다는 연잎에, 봉오리를 활짝 핀 모습보다는 살짝 고개를 떨어뜨린 연의 자태에, 생동한 모습보다는 메말라가고 있는 모습에 더 눈길을 주고 있다. 연의 생로병사를 미적으로 표현했다는 느낌이 강하다. 더 나아가서는 인간의 삶을 대변하고 있다는 생각도 든다. 지난 1월 병상에 오래 누워있다 떠나간 그의 아내를 향한 사무친 그리움이 깃들어서일까. 아름답지만 애잔함이 동시에 느껴지는 참으로 모순적인 그의 연(蓮) 사진들이다. 

 


출판사 가현문화재단
출판연도 2016년 4월
구성 소프트커버, 28X34cm, 128 pages
가격 8만원
문의 한미사진미술관 02-418-1315

주명덕
경희대학교 재학 시절 사진동아리에서 사진과 운명적으로 만난 뒤 사진가의 길을 걷게 됐다. 사회문제를 다루는 다큐멘터리 사진가로 출발했지만, 현재까지 한국 풍경을 담는 작업을 꾸준히 하고 있다. 흑백사진을 고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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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적 #사진 #연 #PADMA #주명덕 #한미사진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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