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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리뷰

새로운 세대를 위한 자전거들의 향연

2010-10-13

자전거만큼 변화된 위상의 운송수단이 또 있을까. 털털거리는 비포장 도로 위 동네 아저씨의 짐 자전거만을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이러한 자전거의 변화들이 낯설 수도 있다. 하지만 이제 자전거는 환경과 건강을 모두 충족시킬 수 있는 새로운 아이콘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자전거와 함께 하는 디자인 여행’이라는 주제 아래 진행된 이번 서울국제자전거디자인공모전2010에서는 이러한 세계적인 흐름을 충실히 반영한 88개국 3078개의 작품들이 출품되었으며 3개 부문에 걸쳐 15팀이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그 중 자전거 디자인 부문의 대상과 금상, 자전거 패션 및 액세서리 부문과 자전거 이용제도 및 환경 부문의 금상 수상팀을 만나 각각의 제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에디터 | 이은정(ejlee@jungle.co.kr)


Jungle : Bike 2.0이라는 작명은 어디서 유래된 것인가요?
웹 2.0에서 따온 말이고 ‘다음세대’를 의미하는 말입니다. 새로운 개념의 진화된 자전거를 표현하고 싶어서 만들었어요.

Jungle : 어떤 계기로 이 제품을 착안하게 되었습니까?
저는 Inoda Sveje에서는 디자인을, IPU에서는 컨설팅을 각각 담당하고 있습니다. 그 동안 이 두 회사에서 일하면서 주로 클라이언트의 요구에 맞춘 작업만을 해왔었는데 이 프로젝트의 경우 클라이언트 없는 순수한 우리들의 컨셉으로만 진행해보자고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많은 아이디어가 도출되었고 그 중 가장 강한 아이디어가 체인이 없는 자전거였어요. Inoda Sveje에서 담당한 디자인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IPU의 엔지니어링 쪽에서도 만족할 수 있었던 내용이었어요.

Jungle : ‘자전거에 체인이 없다’라는 것 자체가 상당히 센세이셔널 한데요, 이런 착안의 결정적인 이유와 제품의 기능적인 특징은 무엇입니까?

자전거의 가장 강한 연결 부분이자 상징과도 같은 것이 체인입니다. 그걸 없앤 디자인을 하는 것이 결정적일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물론 체인이 없는 곳에 다른 표시를 할 수도 있었지만 사람들이 봤을 때 ‘체인이 어디 있지?’라는 생각을 하도록 만들고 싶었습니다. 체인 이외에도 이 제품엔 여러 가지 다른 특징들이 있습니다. 우선 페달 브레이크가 없고 대신 손잡이 부분에 브레이크가 있어요. 또한 뒷바퀴를 이용해 에너지 부분을 활용할 수 있는 부분과 발생한 운동에너지를 전기로 활용하는 부분, 프레임을 이동시켜 타는 사람이 자전거에 몸을 완벽하게 맞출 수 있는 부분, 제품의 와이어들의 경제성을 고려한 부분까지 네 가지로 포인트를 맞췄습니다. 일반 회사에서 생산해낼 수 있는 대중성을 생각한 것이죠. 자전거 프레임 안에 모든 전기적인 부분들이 다 들어가도록 구성해서 전기제품을 생산하는 회사라면 이것들을 활용해서 제작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현재 모델은 배터리가 장착 안 된 모델이고 원할 때 프레임 안에 배터리를 장착할 수도 있어요.

Jungle : 이 제품이 다음 세대를 위한 디자인이라고 이야기하셨습니다. 디자인에 있어서 2.0은 어떤 개념이며, 앞으로 추구하는 디자인의 경향은 어떤 것입니까?

2.0적인 디자인은 예술적인 것 보다는 사용자 편의 위주의 디자인이라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개인적인 디자인의 방향성은 현재 작업의 중심이 클라이언트 위주라 뭐라 선택하기 힘들지만 되도록이면 저의 철학을 반영하려고 해요. 포인트는 감각적인 미니멀리즘입니다. 더불어 영혼과 마음이 들어간 제품을 생산하고 싶어요. 이와 관련해서 지금 진행하고 있는 작업이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일본의 목수분과 진행하는 나무의자 디자인이고 하나는 의료용 로봇입니다. 두 가지 모두 인간을 먼저 생각하는 것이죠.


Jungle : 제품이 매우 단단하고 활용도가 높아 보입니다. 디자인에 있어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무엇입니까?
휴대성과 이동성을 중심으로 디자인을 했습니다. 서울에서 시민들이 자전거를 이용하는 일은 아직도 힘들어요. 접혀도 부피가 큰 자전거의 경우는 들고 다니기도 어렵고요. 이 자전거는 일단 크기가 작을뿐더러 접어도 60센티 정도의 크기라서 휴대성이 좋습니다. 보통의 자전거 프레임은 다이아몬드 모양인데요, 이 자전거는 프레임을 튼튼한 X자로 구성하고 안장을 두껍게 디자인해서 오히려 단단해 보입니다.

Jungle : 이 제품을 디자인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이 제품은 이번 공모전을 위해 만들었습니다. 중점을 둔 공모요강은 5년 이내에 상용 가능한 디자인이라는 것이었는데요, 이를 바탕으로 무엇보다도 현실 가능성에 중점을 두고 만들었습니다. 기존 자전거와 차별성은 없지만 전체적인 모양은 다릅니다. 예를 들어 스트라이더 같이 다른 제품과는 다른 느낌을 주고 싶었습니다.

Jungle : 실제로 자전거를 좋아하시나요?
처음엔 관심이 없었는데요, 이번 공모전을 준비하면서 급속히 관심이 생기더군요 그래서 샀지요(웃음).

Jungle : 그렇다면 앞으로도 자전거 디자인을 하고 싶은 건가요?
원래 운송쪽 디자인에 관심이 있었어요. 가능하다면 계속 이쪽 일을 하고 싶습니다.

Jungle : 지향하는 디자인의 방향성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요즘엔 심플하고 미니멀한 디자인이 대세입니다. 하지만 저는 되도록이면 디자인할 것이 많은 디자인을 하고 싶어요. 남들이 보기엔 시대를 역행한다고 할 수 있는데 저는 심플한 디자인을 하다보면 오히려 답답하더라고요. 조금 전 말씀드렸다시피 자전거를 비롯한 운송 쪽이나 중장비, 방위 산업쪽의 디자인을 하고 싶어요. 장갑차나 포크레인, 대공포 같은 것들이요(웃음).


Jungle : 이 제품의 특징은 무엇보다도 특유의 간소함입니다. 디자인에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무엇입니까?

굉장히 복잡할 수 있는 것을 단순화시킨 것은 맞습니다. 가장 중점을 둔 것은 어디서나 사용할 수 있는 실용적인 면인데요, 거기에 친근함을 더했습니다. 작은 로봇처럼 강하지만 자전거를 거치할 수 있을 만큼 편리한 점을 강조했지요.

Jungle : 이번 공모전은 어떤 계기로 참여하게 되신 건가요?
처음 본 것은 디자인 붐이라는 사이트를 통해서였어요. 원래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였는데 친구가 한 번 내보라고 권유했지요. 원래 개인적으로 자전거를 좋아하는데 공모요강이 굉장히 흥미롭더군요. 시간이나 원하는 내용도 다 맞아 들어가서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Jungle : 공모요강의 어떤 부분이 그렇게 인상적이었나요?
일단은 자전거를 주제로 공모전이 진행된다는 것이 놀라웠어요. 브라질 같은 경우, 자전거를 저소득층에서 생활문화의 측면에서 많이 이용했었습니다. 그러던 것이 요즘은 문화가 바뀌어서 여가생활의 도구로도 많이 이용하지요. 주말에 자전거를 타고 공원에 놀러 가기도 하고요. 세계의 다른 나라들도 꾸준히 자전거 문화를 만들어온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번 공모전은 다양한 아이디어를 얻을 수도 있고 자전거 문화를 세계에 널리 알리게 되는 아주 좋은 계기 같습니다.

Jungle : 앞으로 추구하고 있는 디자인의 방향성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바로 이 제품에 저의 방향성이 많이 제시되어 있습니다. 디자인 산업에서 중요한 것은 아름답고 실용적인 제품을 만드는 것뿐 아니라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선택의 기회를 주는 것이라고 봅니다. 전반적인 사회 분위기가 친환경적이고 건강한 삶을 추구하고 있으니 그런 부분에 맞춰서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상품을 고를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습니다.


Jungle : 이 제품을 디자인할 때 가장 중점적으로 고려했던 것은 무엇입니까?
사용할 때는 기능에 충실하되 사용하지 않을 때는 드러나지 않는, ‘드러나지 않는 시설물’에 큰 중점을 뒀습니다. 회수조치를 시스템화하여 회수가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고려했고 주변환경에 저해되지 않는 시설물로 구상해보았습니다. 보조적으로는 교통연계 시스템을 적용했고요.

Jungle : 디자인을 어떤 계기로 인해 떠올리게 되셨나요?
처음에는 자전거 부문을 디자인하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자전거 쪽은 디자인도 많고 역사도 깊은데 비해 자전거 보관대에 대한 디자인은 많이 미흡한 것이 사실이에요. 그러던 와중에 ‘깨진 유리창의 법칙’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환경이 좋지 않은 곳에서 더 안 좋은 일들이 벌어진다는. 뉴욕 지하철 같은 경우도 처음엔 범죄의 온상이었지만 시장이 솔선수범하여 환경을 미화하고 난 후 사람들이 많이 애용하는 시설물이 되었잖아요. 자전거 보관대 디자인도 그런 쪽으로 접근을 하면 어떨까 생각했습니다.

Jungle : 원래 공공 디자인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나요?
원래는 제품 디자인에 관심이 많았어요. 그러다가 이번 기회를 통해 처음으로 공공 디자인을 하게 되었는데 예상 외로 결과가 좋아서(웃음) 나중에도 계속 관심을 가지게 될 것 같습니다. (원창)

저 역시 제품을 많이 해 왔었어요. 그런데 사실 이번 디자인이 제 학위논문이기도 하거든요. 공공 디자인 분야는 이후에도 계속 다루게 될 것 같습니다.

Jungle : 지향하고 있는 디자인의 방향성은 무엇인가요?
처음에는 건축 디자인에 관심이 가장 많았어요. 하지만 디자인을 하다 보니까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굳이 한 분야에 머물러 있기 보다는 두루두루 경험하면서 제 방향성을 찾고 싶습니다. (원형)

저는 사람들의 가려움을 긁어주는 디자인을 하고 싶습니다. 누구나 느끼고는 있지만 딱히 뭔가가 잘못됐다고 느끼지는 못하는 것들이 있잖아요. 그럴 때 그 것에 관련된 제품이 나오면 우리가 불편했구나 생각하게 되죠. 그런 디자인을 하고 싶습니다.(원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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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정
잡지디자이너 과심은 여러분야에 관심은 많으나 노력은 부족함 디자인계에 정보를 알고싶어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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