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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리뷰

커피와 물개, 그 묘한 하모니

2016-09-13

 

 

요염하게 앉은 물개가 우아하게 커피를 마신다. 프릳츠 커피 컴퍼니의 로고 이야기다. 

 

프릳츠 커피 컴퍼니 메인 로고

프릳츠 커피 컴퍼니 메인 로고

 

한적한 마포구 골목에 자리한 프릳츠 커피 컴퍼니는 맛 좋은 커피와 빵만큼 유명세를 치른 것이 있으니 바로 로고다. 촌스러움과 세련됨이 공존하는 이 빈티지 로고는 (지금은 프릳츠 커피 컴퍼니 소속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는) 그래픽 디자이너 겸 일러스트레이터 조인혁이 작업했다.

 

“지인의 소개로 시작하게 됐어요. 당시엔 로고 작업을 많이 하지 않았는데 프릳츠 대표님이 믿고 맡겨주셨죠. 처음엔 그냥 알아서 하라고 하셨어요. 그래서 빈티지한 미국 스타일로 작업는데, 좀 더 한국적인 분위기를 요구하시더라고요. 또 커피와 전혀 상관없는 느낌이 나면 좋을 것 같다고 하셨어요.”

프릳츠 커피 컴퍼니 다이렉트 트레이드 디자인

프릳츠 커피 컴퍼니의 다이렉트 트레이드 시스템을 강조한 작업물

 

프릳츠 커피 컴퍼니 포스터

프릳츠 커피 컴퍼니 포스터

 

그도 그럴 것이 프릳츠 커피 컴퍼니는 투박한 벽돌 건물에 기와 지붕, 나무 대문 등 한국적인 인테리어가 돋보인다. 외관만 봐서는 꼭 전통 찻집이 연상될 정도. 디자이너 조인혁의 고민도 깊어지기 시작했다. 한국적이면서 커피가 연상되지 않는 로고, 그는 동물이나 새, 꽃 등을 이용한 상징물을 제안했다.

 

“대표님이 상당히 흥미로워하셨어요. 심지어 물개가 나와도 상관없다고 장난처럼 이야기하셨는데 ‘이거다!’ 싶었어요. 처음엔 부엉이를 생각했어요. 원래 여기가 고깃집이었는데, 이름이 부엉이갈비인가 그랬거든요. 그런데 작업해보니까 부엉이보다는 물개가 더 귀엽고 예뻐서 물개를 최종 선택했어요. 물개에 대해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거창한 의도가 있는 건 아니지만, 사람들의 관심을 유발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워요.”

 

실크 스크린 기법으로 작업한 로고

실크 스크린 기법으로 작업한 로고

 

화려한 네온 사인 느낌의 작업물

화려한 네온 사인 느낌의 로고 작업물

 

물개 위, 아래에는 ‘프릳츠 커피 컴퍼니’ 글자를 배치했다. 글자는 디자이너 조인혁이 직접 썼다. ‘프릳츠’는 한글 서체를, ‘커피 컴퍼니’는 영어 서체를 사용했다.

 

“한글이 특히 어려워요. 영어는 글자를 옆으로 나열하면 되는데, 한글은 조합을 해야 하니까요. 균형감을 맞추기가 까다로워요. 획이 많은 글자는 꽉 차 보이는데 그 옆에 글자가 비어 보이면 균형이 안 맞잖아요. 다양한 방법으로 조합하면서 최대한 안정감 있게 만들었어요.”

 

콜드 브루 출시를 기념하기 위해 제작한 포스터

프릳츠 콜드 브루 출시를 기념하기 위해 제작한 포스터

 

프릳츠 커피 컴퍼니 콜드 브루 패키지

프릳츠 커피 컴퍼니 콜드 브루 패키지

 

이렇게 만든 물개 그림과 글자를 한국 전통 문양으로 두른 사각 프레임 안에 넣어 지금의 로고를 완성했다. 현재 로고는 포스터, 컵, 원두 패키지, 성냥 등 여러 제작물로 활용되고 있다.

 

프릳츠에서 직접 만드는 빵을 소개하는 포스터

프릳츠 빵을 소개하는 포스터

 

 


※ 로고 속으로 들어간 동물 (feat. 로고왕 조인혁)

 

피자 나르는 펠리컨

부리 안에 먹이를 넣어 이동하는 펠리컨처럼 부지런하게 손님들에게 피자를 배달하겠다는 의미.

 

 

고기 먹는 나무늘보

고기, 아무리 맛있어도 천천히 꼭꼭 씹어 드세요. 나무늘보처럼이요!

 

 

커피 마시는 오랑우탄

카페 ‘오랑오랑’ 로고. 참고로 오랑은 인도네시아어로 사람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인간 진화론에 입각한 매우 심오한 로고라 할 수 있겠다.

 

 

감귤 입에 문 제비

제주도 선물가게. 제비가 흥부에게 행운의 박씨를 물어다 줬듯, 이곳의 선물도 당신에게 행복을 가져다줄 거예요.

 

 

바구니 손에 든 사슴

수입 소품 편집숍이다. 귀여운 사슴은 소녀 취향의 아기자기한 소품을 파는 이곳과 딱 어울린다. 

 

 

닭강정으로 다시 태어날 닭

차분하고 진중한 느낌의 흑백 로고는 30년 전통 닭강정 가게의 책임감과 자부심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에디터_ 추은희(ehchu@jungl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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