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전체보기

분야별
유형별
매체별
매체전체
무신사
월간사진
월간 POPSIGN
bob

스페이스 | 리뷰

건축 모형 전용 창고 겸 박물관

ARCHI-DEPOT Museum | 2016-10-12

 

 

©ARCHI-DEPOT Museum

©ARCHI-DEPOT Museum


건축가가 창의력을 발휘해 새로운 것을 창조해 낸다는 점에서 건축은 예술에 속하지만, 다른 예술 장르보다 까다로운 조건을 가진다.

우선, 작품(건축물)이 크고 넓다. 건축물과 주변 환경 간의 조화도 신경 써야 하며, 시공 및 설비 등 여러 사람들과 오랜 기간 동안 협업을 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적게는 수천, 많게는 수억 단위가 드는 비용 때문에 작은 실수도 용납되지 않는다.

그래서 건축가들은 건물을 축소한 모형을 제작한다. 건축 모형(Architectural Model)은 건물이 완성되기 전, 미리 건축물을 만나 볼 수 있는 방법인 동시에 건축가의 생각을 표현하고 전달하는 매개체다.

©ARCHI-DEPOT Museum

©ARCHI-DEPOT Museum


 이런 이유로 건축가는 공을 들여 건축 모형을 만든다. 다양한 재료를 사용하거나, 일반적인 방식에서 벗어난 독특한 모형을 만들기도 한다. 때로는 모형만 봐도 건축가가 누군지 알 수도 있는데, 이런 경우 건축 모형은 건축가의 개성이 담긴 예술작품이 된다.

그러나 프로젝트가 끝나면 건축 모형은 폐기되거나 창고 구석에 처박힐 운명에 처한다. 건축가의 고민과 노력이 담긴 건축 모형들이 보관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허무하게 사라지는 것이다.

아키-데포 박물관의 로고는 일본 디자이너 하라 켄야(Hara Kenya)가 디자인했다. ©ARCHI-DEPOT Museum

아키-데포 박물관의 로고는 일본 디자이너 하라 켄야(Hara Kenya)가 디자인했다. ©ARCHI-DEPOT Museum


지난 6월, 일본 도쿄에 개장한 ‘아키-데포 박물관(ARCHI-DEPOT Museum)’은 앞서 말한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아키-데포 조합(ARCHI-DEPOT Corporation)과 테라다 창고(Terrada Warehouse)가 함께 만든 일본 유일의 건축 모형 박물관이다.

전시와 보존이라는 개념을 결합한 박물관답게 아키-데포는 창고를 전시장으로 활용한다. 면적 450㎡, 높이 5.2m의 창고에는 총 116개의 진열장이 놓여있다. 건축가 혹은 건축 스튜디오는 일정한 금액을 내고 각 선반을 빌릴 수 있다. 이렇게 대여한 선반에 보관되는 건축 모형들은 바로 박물관의 전시품이 된다.

©ARCHI-DEPOT Museum

©ARCHI-DEPOT Museum


©ARCHI-DEPOT Museum

©ARCHI-DEPOT Museum


현재 박물관에는 반 시게루(Shigeru Ban), 야마모토 리켄(Riken Yamamoto), 겐고 구마(Kuma Kengo), 등 세계적인 일본 건축가와 토라후 건축(Torafu Architect), 클레인 다이삼 건축(Klein Dytham Architecture), 샌드위치 스튜디오(Sandwich Studio) 등 현재 일본에서 주목받는 건축 스튜디오의 대표 작품 모형들이 보관되어 있다.

©ARCHI-DEPOT Museum

©ARCHI-DEPOT Museum


©ARCHI-DEPOT Museum

©ARCHI-DEPOT Museum


©ARCHI-DEPOT Museum

©ARCHI-DEPOT Museum

 

관람객들은 전 세계에 퍼져있는 일본 건축가들의 작품을 모형으로 만나는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된다. 또한 각 모형 옆에 부착된 QR코드를 통해 건축가에 대한 설명과 건물 설계도, 완공 사진 등 더 많은 정보를 앱으로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아키-데포는 구상을 위해 제작하는 설계용 모형(Study Model)부터 최종 디자인을 재현한 최종 모형(Final Model)까지 건축 전 과정에 걸쳐 제작되는 모든 모형들을 전시한다. 이를 통해 관람객들은 건축가가 아이디어를 구현하는 과정을 보게 된다.
 

©ARCHI-DEPOT Museum

관람객들은 건축 모형을 매우 가까운 거리에서 관찰할 수 있다. ©ARCHI-DEPOT Museum


아키-데포 박물관의 목표는 ‘건축 모형을 통한 일본 건축 문화의 전승과 확산’이다. 이를 위해 박물관 운영 조직인 아키-데포 조합이 세워졌다. 조합은 전시와 교육 등 박물관의 프로그램을 통해 자국 건축의 우수성을 알리는 데 노력한다.

한편, 장소 및 기술력을 제공하는 테라다 창고는 건축 모형이 오랫동안 잘 유지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 1년 내내 일정하게 유지되는 적정 온도와 습도는 모형의 뒤틀림을 방지하며, 선반에 설치된 LED 조명은 변색을 막아준다.

©ARCHI-DEPOT Museum

©ARCHI-DEPOT Museum


아키-데포 박물관은 모형을 통해 건축을 경험하고, 배울 수 있는 새로운 공간이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건축 모형의 문화적 가치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건축의 예술적 가능성을 더 확장시켰다는 점이다. 그리고 모형을 둘 곳이 없어 고민했던 건축가들의 문제를 해결하면서 박물관이라는 학술적인 공간에 실용성까지 더했다.

아키-데포 박물관(Archi-Depot Museum)
개장시간 화~일, 11am~9pm (월요일 휴관)
입장료 성인 ¥1,000, 18세 이하 ¥500
위치 일본 도쿄 시나가와구
홈페이지 archi-depot.com


에디터_ 허영은(yeheo@jungle.co.kr)
자료제공_ 아키-데포 건축 모형 박물관


 

 

facebook twitter

#건축 #아키데포박물관 #ARCHI-DEPOTMuseum #건축모형 #일본건축 #테라다창고 #반시게루 #겐고구마 #TorafuArchitect 

당신을 위한 정글매거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