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기업이 단순 디자인 용역에서 디자인 전략 컨설팅으로 비즈니스 영역을 넓혀야 한다는 주장은 어제오늘 얘기가 아니다. 요즘 디자이너와 디자인 전문 회사가 서비스 디자인이나 트렌드 전망, 소비자 리서치 등의 능력을 강조하는 것도 그러한 변화의 맥락이다. 디자인 전략 컨설팅 전문 기업을 표방하는 아이디센(대표 유명근)의 풀무원녹즙 전략 및 서비스 제안 프로젝트는 이러한 변화를 잘 보여주는 사례다.

글 | 월간 디자인 김보섭 기자

풀무원녹즙은 녹즙 시장에서 45%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었지만 아이디센과 풀무원 경영진은 풀무원의 고객 서비스와 배송 시스템상에 여러 문제점이 있음을 발견했다. 따라서 아이디센은 풀무원 본사, 배달 직원인 모닝 스텝(Morning Step), 그리고 소비자, 이들의 관계에 대한 관점에서 문제를 정의했다. 이를 위해 디자인 전략 프레임워크인 ‘브랜드웨이(Brand Way™)’를 핵심 방법으로 사용하여 사용자 참여 관찰, 서비스 맥락 분석, 트렌드 분석, 크리에이티브 워크숍, 인터뷰 등을 통해 다각적인 서비스 개선점을 모색했다.

이 결과로 한 단계 진화한 자연의 제품 및 서비스를 제공하는 콘셉트인 ‘Giving the Next Green’을 제시하고 파라솔 세트, 이동식 시음대, 배달 주머니와 싱싱팩 등을 개선했다. 배달 주머니는 얼음 냉기를 기존의 3시간에서 6시간 동안 유지하도록 하여 보냉력을 강화했고, 물 타입의 싱싱팩은 젤 싱싱팩으로 바꿔 신선도를 증가시켰다. 그뿐만 아니라 모닝 스텝과 소비자 인터뷰를 통해 얻은 요구 사항인 세부 개선 사항을 반영하여 소비자와 모닝 스텝 사이에 직접적인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도록 했다.

전략이 다루기 어려운 이유는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눈에 보이게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디자이너의 눈은 예민한 디자인 감각으로 전략을 눈에 보이게 하는 강점을 가지고 있다. 아이디센의 전신은 영국의 유명 디자인 전략 회사인 시모어파월(SeymourPowell)의 서울 사무소로, 그간 시모어파월이 시행했던 방법론과 다양한 프로젝트 경험을 공유하며 실력을 닦아왔다. 디자인 전략 컨설팅의 이점은 기업의 눈높이에 맞는 컨설팅이 가능하다는 것이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기업과 제품, 서비스 이미지를 통합하여 명확한 메시지를 고객에게 전달해 기업의 이미지와 인지도를 향상시킴으로써 매출 증대로 이어지게 하는 것이다. 아이디센은 병원 프랜차이즈 전략과 고객 서비스를 개선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병원 서비스 분야는 전략 및 서비스를 가장 잘 적용할 수 있는 분야로 디자이너의 전략적 눈을 통한 병원 전략 및 서비스가 어떻게 바뀔지 기대해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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