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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 리뷰

비이성적 사고와 직관으로 디자인의 미래 밝힌다

2015-08-15


전문가에게 면대면으로 디자인을 배우고 조언을 듣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디자이너가 멘티로 참여해 전문가인 멘토로부터 디자인에 대해 심층적으로 배울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 바로 디자인학교에서 처음 시도한 디자인캠프다. 디자인정글에서는 8월 14일부터 19일까지 열리는 디자인캠프를 매일 한 커리큘럼씩 소개한다.

에디터 | 김영학(yhkim@jungle.co.kr)

우리나라 디자이너 수는 2012년 26만 8,556명에서 2013년 27만 3525명으로 날로 증가하고 있다. 디자인 산업 규모도 2012년 13조 7353억 원에서 2013년 15조 2885억 7300만 원으로 커졌다. 이는 디자인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이렇게 증가하고 있는 디자인 수요에 비해 전문 교과과정, 즉 대학의 커리큘럼을 거치지 않고서는 디자인을 배울 곳은 마땅치 않다.
미대에 진학하지 못하면 사설 학원에서 배워야 하는데, 학원에서는 디자인에 대한 이해나 과정보다 디자인 관련 기술이나 프로그램을 가르치는 데 열중하는 편이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문을 연 곳이 바로 디자인학교(www.designerschool.net)다. 디자인학교는 디자인을 공부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착한 가격에 높은 수준의 강의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작년 4월에 개강했다.

디자인학교를 설립한 스튜디오 루시다 옵서버 이우녕 대표(디렉터), 국민대학교 시각디자인학과 이지원 교수, 경향신문 윤여경 아트디렉터는 “디자인은 결과물보다 과정이 중요하다”며 한 목소리를 냈다.

디자인학교는 온라인 강의를 주요한 모델로 삼고 있으나 강사와 디자이너와의 소통 역시 중요하게 생각한다. 특히 과정 중심의 사고방식을 함양하기 위해서는 창작 과정에 조언을 아끼지 않는 멘토와 열정 넘치는 차세대 디자이너간의 지속적인 교류가 있어야 한다.

이것이 바로 디자인학교가 디자인캠프를 개최한 근본적인 이유다.

과정 중심의 커리큘럼, 디자인캠프 문을 열다

디자인캠프 1기(이하 디자인캠프)는 8월 14일(금)을 시작으로 19일(수)까지 장장 6일 동안 국내 디자인 업계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는 4그룹의 멘토들로부터 다양한 과정 중심의 사고방식을 배울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됐다.

이번 디자인캠프는 크게 4개의 커리큘럼으로 구성되어 있다. SK플래닛 한명수 CD & Daylight 이준형 브랜딩 디렉터의 ‘잉여’, 국민대학교 시각디자인학과 성재혁 교수의 ‘스타일 연습’, 홍익대학교 시각디자인학과 크리스 로 교수의 ‘Made+thought’, 디자인 스튜디오 오디너리 피플의 ‘반복과 확장’이 그것이다.

이렇게 4 그룹의 멘토들은 자신의 커리큘럼을 신청한 디자이너들과 함께 실제 프로젝트를 수행하듯 과제를 받고 함께 진행하며 발전시켜 나아가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그리고 이 과정을 거쳐 탄생한 디자인 결과물은 캠프 마지막날 전시될 계획이다.

한편 저녁 7시부터는 파워특강이 열린다. 파워특강은 ‘드라마의 제왕’ 이병훈 PD, ‘한글지킴이’ 한국타이포그라피학회 한재준 학회장, ‘배달의 봉진’ 우아한형제 김봉진 대표, ‘대화의 날개’ 안그라픽스 안상수 전 대표 등이 매일 한 명씩 디자인에 대해 강연하는 프로그램이다.

크리스 로 교수, 직관을 배우는 'Made+Thought'

디자인정글에서는 디자인캠프 첫날 커리큘럼 중 크리스 로 교수의 그룹에 주목했다.

크리스 로 교수는 멘티들에게 커리큘럼에 대해 “최근 디자인은 로직(Logic) 측면을 강조하는 분위기이지만, 디자이너에게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직관”이라며, “우리는 이번 디자인캠프에서 ‘직관’에 대해 체험해 보도록 하자”고 설명했다.

“디자인이 점차 이성적이고 명확한 소통을 추구하면서, 디자이너들이 주관적이고 모호하며 감정적인 반응으로부터 멀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비이성적인 성향은 디자이너에게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저는 디자인캠프에서 생각보다 느낌을 따르는 직관적인 디자인 프로세스에서 오는 즐거움을 멘티들에게 느끼게 해주고 싶습니다.”

크리스 로 교수는 캠프기간 동안 직관을 이해하기 위해 멘티들에게 직관적 타이포그래피와 직관적 형태 만들기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첫날, 크리스 로 교수의 과제는 ‘&’라는 문자를 폼보드를 이용해 3차원으로 표현하는 것이었다. 크리스 로 교수의 주문은 간단했다. “어떤 결과물을 만들 지 먼저 생각하지 말라”는 것이다.

손의 느낌대로 소재의 특성을 활용해 과정 속에서 결과물을 도출하라는 크리스 로 교수의 미션에 멘티들은 작업대에서 폼보드를 자르고 붙이며 하나하나 형태를 만들어가기 시작했다.

폼보드를 이용해 그림자를 만들기도 하고, 직선적이고 평면적인 폼보드의 형태를 곡선으로 변형시켜 설치물을 만드는 멘티 등 각기 개성과 느낌을 표현해 나아갔다.

크리스 로 교수는 열심히 과제를 수행 중인 멘티들에게 1대1로 면담과 작품에 대한 견해, 작품 방향성에 대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비록 첫날 작품이 완성되지 않았으나, 크리스 로 교수와 멘티들 사이에는 끊임없는 소통과정 속에서 끈끈한 유대감이 형성됐음을 느낄 수 있었다.

하루 일정이 마무리될 즈음, 크리스 로 교수는 멘티들과 함께 모든 작품들을 일일이 마주하며 작품이 지닌 특성과 느낌을 함께 나누었다.

멘티들은 2일차 오전에는 1일차의 과제를 완성하고, 오후에는 새로운 과제를 부여 받게 된다.

크리스 로 교수는 앞으로의 일정에 대해 “멘티들과 함께 타이포그래피를 활용해 포스터 시리즈 제작, 그래픽 인쇄 등의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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