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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 인터뷰

언제나 즐거운 다운타운믹스주쓰, 주쓰

2018-03-19

 


 

정글과 그사이 여섯 번째는 80년대 일본 팬시 일러스트를 재해석한 주쓰 작가입니다.

몽실몽실 솜사탕 같은 머리의 왕 리본 소녀, 사람처럼 노래를 부르고 운동을 하는 토끼와 고양이 그리고 파인애플까지 그림을 보자마자 ‘귀여워’라는 말이 저절로 나옵니다. 

그렇다고 단순히 귀엽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다운타운믹스주쓰에는 성별도 인종도 그 어떤 것도 상관없이 모두 도모다치(친구)입니다. 

요즘처럼 겉으로 보이는 것에 민감한 세상에서 진정으로 필요한 것이 주쓰 작가의 그림 속 세상이 아닐까요? 언제나 즐거운 다운타운믹스주쓰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듣기만 해도 청량한 기분이 드는 주쓰는 어떤 작가인가요?

안녕하세요. 일러스트레이터 주쓰라고 합니다. 주쓰라는 이름에 큰 의미는 없어요. 커피를 못 마셔서 카페에 가면 늘 과일 주스를 시켜요. 저에게 익숙한 음료라서 자연스레 이름으로 정했어요.

그림은 정말 어렸을 때부터 그렸어요. 지금도 ”한글은 아무리 가르쳐도 배울 생각을 안 하는데 그림은 알아서 그리더라.”라는 말을 부모님께서 하세요. 아마도 저를 그림 천재로 오해하시고 대학 진학까지 아낌없이 지원해주셨던 거 같아요. 

대학교 때 일러스트레이션이라는 분야를 처음 알았어요. 당시 디자인과 순수 미술 사이에서 방향을 못 잡던 저에게 가장 편한 존재였어요. 그때부터 과제나 아르바이트로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다운타운믹쓰주쓰 캐릭터를 처음 봤을 땐 귀여운 소녀였는데 자세히 보니 수염도 있고 다리털도 있어요. 또, 의인화된 캐릭터도 등장해요. 캐릭터가 어떤 콘셉트를 가졌는지 궁금해요. 

‘다운타운믹스주쓰’는 제가 만든 브랜드 이름이에요. 이 이름을 달고 작업을 시작할 때 제가 하고 싶었던 건 1980년대 일본의 팬시 제품 일러스트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좋아하기도 하고 대부분 영감을 얻는 곳이기 때문에 스스로 만들어보고 싶었어요.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캐릭터도 만들게 되었어요. 

80년대의 캐릭터가 주로 예쁘고 귀여운 소녀였다면 30년이 지난 지금은 어떤 캐릭터이어야 할 것인가를 고민했어요. 그 결과 종과 성별을 넘어 알 수 없는 캐릭터가 나오게 되었습니다. 

수염이 있는 캐릭터도 마찬가지예요. 여자인지 남자인지 물어보시는 경우가 많은데 따로 정해둔 성별이 없어요. 현대가 그러하듯 다양성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사실 처음에는 일본어가 그림에 쓰여 있어서 ‘일본 작가인가?’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앞서 말한 것처럼 영감의 근원이 일본의 팬시 제품이라서 일본어도 디자인 요소로써 사용하고 있어요. 아무래도 콘셉트 자체가 그렇다 보니 그림에서 일본을 느끼시는 분들이 많은 거 같아요. 

영향을 가장 많이 준 작가는 산리오 아닐까요? 농담입니다(산리오는 헬로키티가 소속된 일본 최대의 캐릭터 기업입니다).

 

작품활동뿐만 아니라 문구류도 제작하고 계시죠? 처음 문구류를 만든 계기가 있을까요?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주쓰라는 이름을 지을 때부터 상업 작가로 활동할 계획이었어요. 사람들이 갖고 싶어 하는 그림을 그리고 싶다는 욕망이 컸기 때문에 판매로 이어지기 쉬운 굿즈 제작을 먼저 생각했어요.

굿즈의 카테고리 안에서도 문구류가 개인이 만들기 가장 쉬워요. 그래서 스티커, 엽서 등으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개인이 문구를 만들기는 쉽지 않을 것 같아요. 대량 주문만 가능할 것 같고, 기업이 아니다 보니 축적된 DB가 없어서 힘들었을 것 같아요. 제작에 어려움은 없었나요?

다니던 직장에서 하던 일이 제작 관련 업무라서 아주 어려운 점은 없었어요. 하지만 역시 대량 주문의 부담감을 혼자서 지는 건 무섭더라고요. 가장 큰 어려움은 제작비가 제 통장에서 나가는 것입니다.

 

주로 어떤 도구를 사용해 그리나요? 

가끔 그리는 손 그림을 제외하고는 포토샵과 클립스튜디오, 액정 태블릿이 전부입니다. 배경이 있는 그림을 그릴 때는 2~3시간 정도 걸려요.

 

 


회사 소속이 아닌 프리랜서 작가는 인지도를 쌓는 것이 어려울 것 같아요. 또 자신을 알리는 방법으로 주로 무엇을 사용하시나요?

요즘 그림을 보여주기에 최적인 플랫폼은 SNS에요. 인지도가 없는 초반에는 SNS 해시태그가 큰 도움이 돼요. 예전엔 SNS에 해시태그를 많이 쓰는 건 별로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누구보다도 잔뜩 쓰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오프라인 행사에 많이 참여하려고 해요. 저에게 관심을 가지고 찾아오는 분과 직접 이야기를 나누며 작업물을 보여드리는 게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회사를 그만두고 작가로 첫발을 내디뎠을 때 많은 고민이 있었을 것 같아요. 경제적인 부분도 고민이 되었을 것 같아요.

많은 각오가 필요한 게 사실이에요. 저는 퇴직금과 직장을 다니면서 모아온 자금으로 시작할 수 있었지만, 그것도 순식간에 사라지거든요. 특히 저처럼 제작 굿즈를 판매하는 쪽을 택하신다면 제작비는 계속해서 괴롭게 할거에요. 

수입이 생겨도 제작비로 저장해야 해서 월급을 받아서 쓰고 싶은데 쓰던 때와는 확실히 달라요. 본인을 컨트롤 할 수 있어야 해요.

 

앞으로 계획을 듣고 싶어요.

첫 해외 데뷔로 5월에 도쿄에서 열리는 디자인 페스타에 참가할 예정입니다. 작업적인 면에서는 시간을 들여서 책을 만들고 싶어요. 웃기고 이상하고 귀여운 그림책이요.

 


 

예비 작가들에게 한마디 하신다면요.

좋아 보이는 걸 하지 말고 좋아하고 잘하는 걸 합시다!

 


 

정글과 그사이 일곱 번째는 패션일러스트레이터 김다희 작가입니다.

 

에디터_ 김영철(yckim@jungle.co.kr)

사진제공_ 주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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