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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 인터뷰

디자이너의 시선으로 바라본 지방선거 가이드

2018-05-15

 


 

어느 때보다 정치적 이슈가 많은 요즘 디자이너 듀오가 인포그래픽을 활용한 〈전국투표전도 2018: 나의 선택을 돕는 지방선거 가이드〉를 발간했다. 

이 책에는 인구수, 지역별 경제성장률, 현재 정당별 의석수와 같은 기본적인 통계부터 2014년 광역시장과 도지사 선거 결과와 지방선거 역사, 2018 지역별 이슈 등을 보기 쉽게 인포그래픽으로 정리되어 있다.

민감한 주제일 수도 있는 정치를 디자인적으로 풀어낸 이들을 만나보았다.

 

(좌로부터) 조현익, 송수영 디자이너

(좌로부터) 조현익, 송수영 디자이너

 

정글 안녕하세요. 〈전국투표전도 2018〉을 만든 스튜디오 하프 보틀 소개 부탁드립니다.

조현익(이하 조) 안녕하세요. 사실 스튜디오 하프 보틀이라는 이름은 팀 활동을 위해 만든 이름은 아니에요. 크라우드 펀딩을 위해 급하게 지은 이름입니다. 조현익, 송수영 두 명의 이름으로 기억해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송수영(이하 송) 저희는 3년 전, 대학교 타이포그래피 수업에서 만났어요. 그다음 학기 때 편집디자인 수업은 따로 들었어요. 그때 제 과제 작품을 현익 씨가 좋게 봤는지 과제 작을 한 권 받아갔어요. 

 

정글 학과 선후배 사이인 건가요?

엄밀히 말하면 달라요. 저는 자유전공학부로 들어가서 디자인을 선택했고 수영 씨는 시각디자인과에 입학한 거예요.

책을 만들어야겠다고 마음먹고 함께 작업할 분을 찾았어요. 그때 제 책장에 꽂혀 있던 책을 발견하고 ‘이런 작업을 한 분이 있었지?’라고 생각이 들어서 같이 하자고 연락을 했어요.

 

책장에 꽂혀 있었어요?

영광인데요(웃음).

 

정글 스카우트 제의를 받았을 때 한 번에 승낙했나요?

2월에 처음 연락을 받았어요. 사실 방학 때 조금 쉬고 싶기도 했고, 여행 계획도 있어서 거절할 생각이었어요. 그때 현익 씨가 개발 중이던 웹사이트를 보여줬어요. 들어가서 훑어보니 의미 있는 프로젝트라는 생각이 들어서 같이하게 되었어요.

 

정글 그럼 작업은 언제부터 시작했나요?

책 작업은 2월부터예요. 인포그래픽은 3년 전 졸업전시를 준비할 때부터 만들기 시작했어요.

 

정글 계획은 3년 전부터 시작되었고 본격적인 책 작업은 올해 2월부터군요.

네, 맞아요. 3년 전에는 책을 발간할 생각은 없었어요. 그때는 졸업 작품을 위한 포스터용 인포그래픽만 만들었어요. 

 

〈전국투표전도 2018: 나의 선택을 돕는 지방선거 가이드〉

〈전국투표전도 2018: 나의 선택을 돕는 지방선거 가이드〉

 

 

정글 디자이너가 만든 〈전국투표전도 2018〉 라니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어요. 제작한 이유가 있을까요?

저는 한 정당의 당원이기도 하고 정치 관련 활동을 많이 했어요. 저의 정치색과는 별개로 지방선거가 다가오는데 사람들이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곳이 부족하다고 생각했어요. 

유력 일간지에서는 중앙 유명 정치인에 대한 이슈만 다루니깐 지역에 대해 알고 싶어도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느꼈어요. 그래서 제가 아는 범위 안에서 자료를 조사하고 이를 사람들에게 보여 줌으로써 누구나 이런 정도의 조사는 직접 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어요. 

 

저는 현익 씨와 반대로 정치에 관심이 없었어요. 처음 프로젝트 참여를 망설인 것도 ‘내가 정치에 대해 아는 것이 없는 데 참여해도 되나?’ 하는 마음이 컸기 때문이었어요. 

그런데 현익 씨가 작성한 원고를 읽어보니 딱딱하지 않고 내 생활과 밀접한 분야라고 생각하게 되었어요.

 


 

한 정당을 지지하는 책이 아닌 이상 중간적인 입장을 취하기란 쉽지 않을 것 같아요. 책을 제작하면서 가장 염두에 둔 점이 있을까요?

저도 한쪽 정당에 치우치면 안 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어요. 그래서 선거를 앞두고 떠오르는 이슈들은 최대한 배제하고, 과거에 있었던 개표결과, 지역 이슈 등을 조사해서 넣었어요. 한쪽 정당에 치우치는 정보는 배제하고 몰랐던 정보 위주로 채워 나갔습니다. 

 

정글 정보를 취합하는 일도 어려웠을 거 같아요. 사전 조사가 어떻게 진행됐나요?

중앙 일간지에 간단하게 나온 내용부터 시작해서 지역 일간지 등 검색을 통해 신문이나 통계청 자료를 찾아 나가는 방향으로 했어요. 선거 정보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역대 선거 개표 결과를 정리해 놓은 것이 있어요. 자료를 찾는 것 보다 정리하는 것이 더 어려웠어요. 

 

 

 

정글 사실 저는 정치에 크게 관심이 없었어요. 하지만 이 책을 처음 보고 읽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민감한 주제지만 디자이너의 시선, 학생의 시선 등 더 다양한 시각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책 레이아웃도 전형화되지 않고 새로운 시도가 많이 보였어요.

저도 자유롭게 작업 할 수 있는 부분이 좋았어요. 예전에 잠깐 편집디자인을 한적이 있어요. 무언가 새로운 시도를 하면 윗선에서 제재를 많이 당했어요. 하지만 현익 씨는 저를 믿고 자유를 많이 줬어요.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있도록 해줬어요.

 

인포그래픽은 이미 제가 완성한 상태였어요. 책 작업은 수영 씨에게 두 가지 가이드라인을 주었어요. 하나는 될 수 있으면 모든 연령대의 사람들이 본다고 생각하고 만들 것, 그리고 두 번째는 인포그래픽이 중점적으로 보일 수 있도록 할 것이었어요. 거기에 맞춰 레이아웃 디자인은 수영 씨가 진행했습니다.

 

두 가지 가이드라인을 받기 전에 제가 생각한 디자인은 지금 판형보다 작고 두꺼운, 한 손에 쏙 들어오는 고딕계열 서체의 도감 같은 책이었어요. 

그런데 현익 씨가 준 가이드라인 중에 모든 연령이 볼 수 있게 해달라는 조건이 있었어요. 그래서 어른들도 볼 수 있는 무난한 신구판형의 명조 계열 서체를 선택했어요. 레이아웃을 짤 때도 가독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했어요. 그래서 신문과 매거진 사이, 어딘가의 작업물이 된 것 같아요.

 

 

 

정글 책을 보니 텍스트가 생각보다 많았어요. 요즘은 활자가 많으면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이 많아요. 

호흡을 짧게 주기 위해 텍스트의 단을 많이 나눴어요. 또 누구나 거부감 없이 읽을 수 있도록 어느 페이지를 펼쳐도 제목이 있어요. 그래서 처음부터 정독하지 않고 아무 페이지를 펼쳐도 읽을 수 있도록 했어요.

 

정글 5개 지역별로 컬러가 달라요. 의미가 있는 건가요?

표지 컬러는 순서대로 놓으면 현재 정당의 색입니다. 5개로 나눈 것에 고민이 많았어요. 지역을 나누면 본인이 사는 곳의 정보만 바로 찾아보기 쉬울 거로 생각했어요. 

 

정글 인포그래픽은 간결하고 누구에게나 쉽게 이야기를 전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인포그래픽을 담당한 디자이너의 이야기가 궁금합니다.

3년 전, 처음 기획했을 때는 선거제도를 시각화하자는 것이었어요. 표가 모여서 한 사람은 당선되고 또 한 사람은 2등이 되는 이런 과정을 인포그래픽으로 보여주고자 했어요.

그래서 육각형 모양으로 만들면 지도에 배치하기 용이하고 사람들에게 쉽게 보여 줄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보통은 표를 인포그래픽화 할 때는 원형 그래프에 %를 많이 활용하는데 저는 기호를 사용했어요. 기표 모양을 본뜬 것도 있지만 투표를 한 사람의 숫자, 사람의 모습을 강조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한자로 사람 인과 비슷한 기표 모양을 선택했어요.

단순히 %를 보여주기보다 표를 준 한 사람 한 사람의 의미를 전달하고자 했어요.

 

 

 

정글 저는 책보다 홈페이지를 먼저 봤어요. 기표 모양의 기호들이 지도를 가득 채우고 있으니 조금 알아보기 어렵다는 생각을 했어요.

여백이 많이 보인다는 의견이 있었어요. 애초에 빈 곳이 많을 수밖에 없는 디자인이기도 했고 앞서 말한 한 사람 한 사람의 의미를 전달하기 위해 그런 부분은 포기해야 했습니다.

 

정글 크라우드 펀딩을 선택한 이유가 있나요? 

제작비 때문이기도 했고 이런 프로젝트가 있다는 것을 알리기에 크라우드 펀딩이 가장 좋았어요. 처음부터 반응이 오진 않았어요. 펀딩 사이트 뉴스레터에 실리기 시작하면서 많은 분이 흥미를 느끼신 것 같아요. 

 

정글 이례적으로 책이 완성되기 전 1차 데이터를 공개했어요. 이유가 있을까요? 정보만 받고 펀딩을 취소하는 분들도 있을 것 같아요.

사실 조금 빠졌어요(웃음). 두 가지 의미가 있어요. 지인 중에 실제로 현재 선거운동에 참여하고 있는 분들이 있어요. 그분들이 책을 좀 빨리 보고 싶다는 의견을 주었어요. 왜냐면 선거운동 기획은 3월 말부터 시작해야 하기 때문에 참고하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두 번째는 처음 시도되는 내용의 책이다 보니 어떤 내용일지 상상하지 못하는 분들이 많았어요. 그래서 그런 분들에게 이런 내용입니다. 하고 공개하는 것이 이해를 돕기 빠를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이 프로젝트가 공익성을 추구하는 거잖아요. 그래서 공개한다고 했을 때 걱정이 많았어요. 그래도 생각보다 빠지시는 분들이 많이 없었어요. 프로젝트 주제와 잘 맞는 선택이었다고 생각했어요.

 

 

정글 펀딩시 주어지는 아이템은 어떻게 선정되고 디자인되었나요?

기획은 같이했어요. 처음 홈페이지에 접속했을 때 기표 모양이 작게 보면 잘 안 보였어요. 그래서 줌을 많이 했어요. 화면을 꽉 차게 보니 마치 패턴처럼 보였어요. 

그래서 정보 전달이 아닌 패턴을 활용한 굿즈를 만들어보자고 했어요. 배지와 에코백을 제안했고 디자인은 제가 진행했어요.

포스터는 많은 분이 좋아해 주셨어요. 배지도 반응이 좋았고요, 

 

정글 전국투표전도가 사람들에게 어떻게 다가가길 바라나요?

정치덕후가 아닌 사람들에게 좋은 입문서가 될 거 같아요. 이 책에서 다루는 내용은 자신이 사는 지역에 이슈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를 이야기해주고 있어요. 그래서 저처럼 정치를 잘 모르는 사람도 정치는 어렵지 않고 생활에 밀접한 거라는 걸 알 수 있는 계기가 될 거 같아요.

일반적인 구독자에게는 수영 씨 말처럼 가볍지만 새로운 내용을 전달해 줄 수 있다고 생각해요. 또 이 책은 저 혼자 조사한 거잖아요. 한사람이 조사해도 이렇게 많은 정보를 찾아볼 수 있으니 여러분도 직접 할 수 있다는 가이드가 될 수 있을 거로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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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_ 김영철(yckim@jungle.co.kr)

사진제공_ 조현익(workinghyuni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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