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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 리뷰

검은 손, 그리고 아름다운 그림

2011-06-14


어디선가 들은 이야기 한 토막. 아프리카 어느 나라의 여자 아이들은 하루 종일 물을 긷는단다. 먹을 수 있는 물은 집에서 네 다섯 시간은 족히 걸어가야 구경할 수 있다. 아침 일찍 일어나 부지런히 길을 채어 물을 긷고, 지나온 거리만큼을 다시 걸어 집으로 돌아온다. 이런 그들에겐 꿈을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이 존재하지 않는다. 스스로에게 잠재된 ‘미래’라는 자산 역시도.

에디터 | 이은정(ejlee@jungle.co.kr)
자료제공 | 오르그닷

여기, 또 하나의 이야기가 있다. 아프리카 콩고가 고향인 여인 미야. 그녀는 고국에서 정치스파이로 오인 받아 지독한 박해 끝에 고향을 떠나기에 이른다. 온 가족이 다른 여러 나라로 흩어졌고 미야는 홀로 한국에 오게 된다. 그리고 이 곳에서 그녀는 자신에게 숨겨진 재능을 발견한다. 그것은 바로 그림을 그리는 일. 미야에게 있어서 그림은 마음 속 깊은 곳에 자리잡고 있는 고향을 기억해내고 그 마음을 표현하는 행위이다. 또 다른 콩고의 여인 미쇼의 이야기도 비슷하다. 군복을 입거나 군 관련 물품을 소지하는 것만으로도 감옥에 가는 콩고에서 미쇼의 남편은 반체제 인사로 낙인 찍히는 고통을 겪는다. 그 이유는 바로 중국 유학 시절,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입었던 군복 사진 때문. 미쇼는 남편을 따라 고국을 떠나 이곳, 한국에 정착한다. 이곳에서 두 아이의 엄마가 된 미쇼는 그림을 통해 쉽게 하지 못했던 그녀의 이야기들을 풀어놓고 있다.

그 두 사람, 미야와 미쇼는 아프리카 여성 난민을 지원하는 에코팜므의 이주여성 작가양성 프로젝트를 통해 발굴된 작가이다. 이 프로젝트는 이주여성에게 회화를 가르칠 수 있는 멘토 작가들을 이주여성들과 1:1로 매칭하여 그들의 재능을 발굴하고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미술 도구들과 재료에 익숙하지 않은 이주여성들에게 다양한 재료와 도구를 소개하고 이를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일러스트와 동화책을 만들어내는 것이 이 프로젝트가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목표.

이러한 에코팜므와 윤리적 패션을 지향하는 오르그닷이 함께 한 콜라보레이션 프로젝트가 있다. ‘Afrique, mon Afrique’라 이름한 프로젝트가 바로 그것. ‘Afrique, mon Afrique’의 그래픽들은 에코팜므의 이주여성 작가양성 프로젝트를 통해 탄생된 작품들이다. 어쩔 수 없는 사정에 의해 떠나왔지만, 마음 속에서 차마 지워낼 수 없는 고향, 이들의 그림은 이러한 고향에 대한 깊은 정서를 아름답게 표현하고 있다.

Afrique, mon Afrique 티셔츠 판매 수익금의 50%는 에코팜므에서 진행하고 있는 이주여성 작가양성 프로젝트에 지원되며 그녀들이 더 나은 삶을 준비할 수 있도록 사용될 예정이라고. 오가닉코튼과 헴프 등의 다양한 친환경 원단으로 만들어진 Afrique, mon Afrique 티셔츠들은 오르그닷 온라인샵과 29Cm, 그리고 에코팜므 홍대 매장에서 구입할 수 있다.


오르그닷 온라인매장 바로가기

29Cm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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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정
잡지디자이너 과심은 여러분야에 관심은 많으나 노력은 부족함 디자인계에 정보를 알고싶어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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