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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 리뷰

벌거벗은 우리들의 미술관

2011-10-07


2013년 개관 예정의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이 드디어 그 시작을 알렸다. 지난 9월 30일 종로구 소격동(구 기무사 부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의 정식 명칭 ‘UUL국립서울미술관’과 함께 MI(Museum Identity)가 공개된 것. 핫핑크 컬러의 로고와 파격적인 디자인의 공사 가림막, 국내 미술관 최초로 세운 팝업 스토어 등 젊은 미술관의 탄생을 알리기 위한 준비는 착착 진행 중에 있다.

에디터 | 최동은(dechoi@jungle.co.kr)
자료제공 | UUL국립서울미술관


국립서울미술관의 커뮤니케이션 명칭 ‘UUL(울)’은 다중적인 의미를 갖고 있다. ‘울타리’의 순 우리말 표현이자 ‘우리’의 줄임말이며 서울의 ‘울’을 상징하는 UUL은 ‘언제나 우리 곁에 있는 우리들의 미술관’이라는 국립서울미술관의 컨셉을 잘 나타내준다.


이 아이덴티티를 시각적으로 옮긴 MI는 나무를 옮겨놓은 모습이다. 디지털 시대를 상징하는 이진법의 점과 선으로 표현된 이 나무는 21세기의 새로운 문화를 배양하는 미술관의 모습을 표현한다. 국립현대미술관의 새로운 얼굴과 잘 어울리는 이 네이밍과 심벌, 로고 디자인은 2011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의 커뮤니케이션 디자인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MI 프로젝트를 진행한 브랜딩 컨설팅 업체 시디알어소시에이츠(CDRassociates)의 정형석 디자인팀장은 “전통을 상징하는 뿌리가 현대라는 가지로 뻗어나가는 모습을 그렸다”며 “점과 선의 단순한 형태로 다른 곳에도 쉽게 적용할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고 밝혔다.

국립서울미술관 공사현장을 둘러싼 가림막도 하나의 예술 작품이다. 국립현대미술관이 2010년부터 시작한 ‘아트펜스 프로젝트’는 공사장 가림막을 현대미술작품의 전시 공간으로 탈바꿈시키는 프로젝트로, 정서영 작가의 첫 번째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올해는 ‘광고 천재’ 이제석의 작품이 설치되었다. 세계적인 광고 어워드를 휩쓸며 화제가 된 이제석의 파격적이고 창조적인 정신은 국립서울미술관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잘 나타내주고 있다. 아트 펜스는 미술관 정문을 중심으로 ‘벌거벗은 미술관: Naked Museum’ 구역과 ‘세계가 놀란 한국: Amazing Korea’ 구역으로 나뉜다.


레오나르도 다빈치, 미켈란젤로, 신윤복 등의 명작을 이용한 ‘벌거벗은 미술관’ 구역은 지나가는 사람들의 시선을 잡아 끈다. 스프레이 페인트로 대충 낙서한 것 같은 ‘Museum got naked, Naked Museum’ 이라는 카피는 어설퍼 보여 더 도발적이다. 모나리자의 누드 그림 위, 민감한 부위에 심어놓은 두 그루의 나무 또한 대단한 위트를 선사한다. ‘세계가 놀란 한국’ 구역에는 ‘Is It Really Korea?’라는 카피와 함께 담장을 넘어 눈을 똥그랗게 뜨고 놀란 외국인의 사진이 붙어있다. 평소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지나다니는 북촌 길에 설치된 이 펜스는 아직 먼지 날리는 이 공사현장이 어떻게 변화할지, 궁금증을 유발한다.


9월 30일부터 10월 2일까지 3일간 극단 몸꼴과 함께 UUL의 탄생을 축하하는 퍼포먼스를 벌인 UUL국립서울미술관은 현재 10월 말 경 북촌로길에 접한 미술관 부지에 팝업 스토어를 설치할 예정이다. 이곳에서는 UUL의 MI를 이용한 문화상품을 판매하며 일반인들에게 2013년 개관 예정인 국립서울미술관의 새로운 모습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한다. 건축부터 브랜딩까지, 젊어지고 가까워진 새로운 미술관의 출현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www.uul.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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