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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 리뷰

기획력을 갖춘 디자이너의 경쟁력

2011-10-14



지난 주 글로벌 디자인 혁신의 아이콘 스티브 잡스가 세상을 떠났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은 아쉬움 속에서 그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다시금 나누고 있다. 그가 남긴 수 많은 업적 중 가장 가치 있는 것은 아마도 ‘디자인’이라는 전문가에 의한 만들어진 시각적인 언어를 ‘나만의 000 (My IPhone)’이라는 개인의 경험화로 진보시켰다는 점일 것이다. 사람들은 애플사의 제품을 통해 나를 위해 만들었다는 특별한 감성을 공유했고. 이런 경험들의 축적은 사람들로 하여금 애플의 새로운 제품들이 나올 때 마다 밤을 세워 기다리고, 지갑을 열게 만들었다.

지난 35년동안 전세계 모든 디자이너의 희망이자 멘토였던 그의 빈자리를 채워줄 수 또 다른 아이콘이 될 수 있는 디자이너를 언제쯤이면 다시 볼 수 있을까? 오늘도 많은 디자이너들이 언젠가는 스티브 잡스가 그랬듯이 세상을 놀라게 하는 디자인을 내놓고, 그에 맞는 대우를 받을 수 있는 디자이너가 될 수 있는다는 희망으로 밤을 세워서 일을 하고 있을 것이다. 이제 스타와 마찬가지로 디자이너도 돈을 잘 벌 수 있는 세상이다.(연봉 1달러의 스티브 잡스도 디즈니 스톡옵션으로 매년 4,800만달러(한화 약 57억)로 받았고, 최근 몇 년 삼성전자는 디자이너를 영입하기 위해서 수억 원의 연봉과 보너스를 제시하고 있다.)

‘그렇다면 그들은 왜 다른 디자이너보다 돈을 많이 벌 수 있을까?’ 하는 원초적인 의문이 들기 시작할 것이다. 앞으로 4회에 걸쳐서 그 해답을 얻을 수 있는 노하우을 연재하고자 한다. 연재를 통해 현재 디자이너를 꿈꾸는 분들이 말보다 생각이 앞선 디자이너가 될 수 있기를 희망해 본다.

글 | 박수진(바이널C BP1(Business Partner)그룹 수석)
에디터 | 길영화(yhkil@jungle.co.kr)


첫 번째 시간으로는 국내외의 선도적인 디자이너들을 사례로 디자이너가 기획력을 갖췄을 때 가질 수 있는 경쟁력에 대해 살펴본다. 잘나가는 디자이너와 그렇지 않는 디자이너와의 가장 큰 차이는 디자인이 ‘스토리’를 가지고 있느냐 아닌가에 있다. ‘스토리’는 제품을 처음 선택하고, 소비하는 일련의 과정에서 제품에 대해서 느끼는 감성적인 이미지와 사용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기능적인 결함과 유용성까지를 염두에 두고 그 디자인 작업이 완성이 되었는가? 이다.
그 작업은 기획적인 사고부터 시작한다. 단순히 디자인을 잘 한다고 좋은 디자이너라고 대우받는 시대는 이미 지나버렸다. ‘스토리’의 힘을 아는 디자이너가 프로젝트에서 요구되는 핵심을 파악할 수 있고, 사용자가 열광하는 디자인을 만들 수 있다. 2명의 디자이너들을 통해서 디자인에 있어서 기획력이 왜 중요한지 디자인이 스토리를 만들어 냈을 때의 힘을 확인해 보고자 한다.


골동품인 버버리를 트렌드를 주도하는 영 브랜드로 바꿔 놓다. ‘크리스토퍼 베일리’
100년간의 버버리는 그 역사와 전통에 맞게(?) 2000년도 중반만 해도 중년 이상만 찾는 올드한 브랜드가 되어 가고 있었다. ‘노바체크는 올드하다’을 하는 생각을 단 번에 바꿔버린 그는 처음 버버리에 합류했을 때 ‘버버리가 전통있는 브랜드라는 점은 변하지 않고, 오래 전 버버리가 누린 화려한 인기를 다시 불러일으키고 사람들 사이에 버버리가 이슈가 되도록 하고 싶었다’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는 기존 라인과 다른 ‘버버리 프로섬’이라는 신규 브랜드를 성공적으로 안착시켜 빠르게 변화하는 패션 시장에서 명성만 있을 뿐 잊혀가는 단계의 브랜드를 다시금 젊은 이들이 열광하는 이슈로 만들어냈다. 고정적인 이미지를 바꿀 수 있는 소비 계층의 변화를 주도해서 가장 젊은 감각을 추구하고 오늘날 자신을 당당하게 표현하는 그 세대를 위한 브랜드로 한번에 포지셔닝한 것이 유효했던 것이다. 변화의 포인트를 버버리의 심볼마크였던 체크무늬의 고수 또는 확장에서 찾았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버버리가 가지고 있는 스토리에는 집중하되 타켓 소비층의 욕구를 읽어내고, 이를 감각적인 아이템으로 매 시즌 선보였기 때문에 버버리 프로섬이라는 브랜드는 성공할 수 있었다.
전통은 있지만 새로운 변화가 요구되는 브랜드는 많이 있다. 우수한 디자이너들이 그 변화에 합류하게 된다. 그러나 그 변화에 트렌드를 리딩하고, 빠르게 성장시키며, 성공하는 케이스는 많지 않다. 그런 점에서 크리스토퍼 베일리는 그 디자이너 자신이 작품이 아닌 브랜드의 집중할 수 있는 스토리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다른 패션 디자이너와 다른 디자이너라고 할 수 있다.

문방구 팬시 용품의 디자인을 입히다. ‘배수열’
우리나라의 팬시용품은 mmmg탄생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mmmg 이전의 우리나라 디자이너들은 일상에서 자신의 욕구에 맞는 제품들을 해외에서 구매했었다. mmmg가 생기면서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수단으로 디자이너들은 제품을 사기 시작했다.
MAKE IDENTITY, MAKE EXPERIENCE, MAKE CULTURE가 이 회사의 운영 철학이다. 우리가 처음 디자인이라는 것을 배우기 시작할 때 위 세 단어를 머리 속 생각은 하고 작업을 시작한다. 하지만, 그것을 끝까지 유지하기는 힘들다. mmmg가 만들어 세상에 선보인 제품(디자인)들은 단순히 디자인만 그럴싸하게 만드는 것이 아닌 디자이너가 제품을 통해서 만들고자 하는 이야기의 시작과 끝이 담긴 작업인 것이다. mmmg는 이런 철학을 제품하나하나에 담아왔고, 그것이 쌓여서 지금의 브랜드의 가치를 만들었다.

-세계 무대에서 mmmg가 어떻게 이미지 메이킹 되길 바라나?-
“단지 창의적이고 스타일리시한 것이 아니라 물건의 가치를 증폭시킬 수 있는 아이디어가 느껴지는 브랜드로 인식되었으면 한다.” [패션에디터 오선희씨와 배수열 사장의 인터뷰 중에서]

오늘 우리는 mmmg를 통해서 디자이너가 제품의 아이덴티티를 만들고, 그 제품들이 사용되고, 그것이 문화를 만들어 내기를 소망했던 한 디자이너의 디자인 철학이 실현되는 것을 지금도 보고 있는 것이다.


*2회에서는 국내 프로젝트 환경에서 디자이너가 주도적으로 프로젝트를 이끌기 위해 필요한 역할을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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