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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 인터뷰

아데마스 바티스타(Adhemas Batista)

2012-11-14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색은 사람들에게 다양한 가능성을 주는 영감이었다. 아데마스 바티스타(Adhemas Batista)의 작업은 보더라도 잊혀질 수 없는 강렬한 색감을 표현한다. 화려한 이 색깔들은 작업 안에서 조화를 이루고 있으며, 반복해서 사용하지 않는다. 그의 색은 그의 작업만큼이나 다양한 의미와 즐거움으로 사람들에게 다가오고 있다. 그런 그가 이태원 마론 키친앤바와의 콜라보레이션을 기념해 한국을 찾았다. 그의 무궁무진한 상상력과 에너지를 만나는 일은 그의 작업을 능가할 만큼 강렬하고 또 즐거운 일이었다.

에디터 | 정은주(ejjung@jungle.co.kr)

아데마스 바티스타. 그의 이름을 낯설게 느끼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그의 프로젝트는 낯설지 않을 것이다. 코카콜라와 앱솔루트 보드카, 닛산 등 세계적인 기업과의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했으며 세계적인 일러스트레이터이자, 아트 디렉터의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2009 칸 국제 광고대회에서 골든 라이온을 수상하는 등 다양한 수상 경력도 갖고 있다. 하지만 더욱 놀라운 것은 이 모든 것을 이뤄낸 그가 제대로 미술을 배워본 적도 없는 33살이라는 사실이다.

그가 일을 시작한 것은 열다섯 살 때부터였다고 한다. 그림 그리길 좋아하던 그는 형이 만든 인터넷 회사에서 필요한 것들을 그리게 되었다. 비록 어린 나이였지만 그에게는 새로운 기회였고, 아데마스는 그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컴퓨터나 종이, 어떤 것을 통해서라도 자신의 스타일을 만들어나간 것이다. 이러한 태도는 일의 조건보다 그것을 하고 싶은 이유와 열정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주면서, 그가 폭넓은 커리어를 만들어가는데 큰 역할을 했다.

다양한 클라이언트와의 작업에서도 즐거움을 찾아가려는 그의 노력은 계속되었다. 클라이언트와 의견이 맞지 않을 수 있는 부분을 최대한 줄이려 했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주기도 했다. 푸마와의 작업에서는 일러스트뿐만 아니라, 그가 제안한 타이포그래피를 사용한 적도 있었다. 늘 다양한 클라이언트와 작업으로 바쁜 그이지만, 개인 작업도 병행해 나가고 있다. 경쟁이 치열한 그래픽 디자인 시장에서 자신의 정체성과 스타일을 만들어나가기 위해서다. 이번에 그가 한국에서 마무리한 마론키친앤바의 콜라보레이션은 기존 작업에 비해 더욱 장식적인 요소들을 더 늘렸다고 했다. 자신의 스타일을 이어가되 매번 같은 것이 아니라, 다른 것을 시도하고 있다.

마론 키친앤바는 지난 10월 26일 이태원에서 새롭게 문을 연 다이닝 바이다. 아데마스와의 이번 콜라보레이션에서는 그의 작업을 거울 위에 프린팅했다. 아데마스는 작업을 하기 전 공간에 대한 느낌, 밤의 감수성, 그리고 한국에 대해 조사한 후에 이미지 화 했다고 했다. 실제로 그의 작업은 공간의 포인트가 되어 주면서도, 분위기를 해치지 않았다. 그 역시 만족한다고 말했다.

아데마스는 스스로 ‘색을 판다’고 말할 만큼, 그의 작업에서는 유독 수많은 색의 조합이 눈길을 끈다. 다른 많은 요소 가운데 특히 색에 집중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브라질에서 태어난 그에게 뜨겁고 화려한 색깔의 조화를 담은 그래피티에서 영감을 찾을 수 있지만, 스스로 색을 중심으로 해 작업하는 일이 흥미로웠다고 했다. 많은 디자이너들은 색을 어떻게 하면 잘 사용할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한다. 색을 잘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작품의 완성도를 더욱 높여주기 때문이다. 아데마스는 색을 사용하는데 큰 어려움을 느끼지 않는다고 했다. 그가 다른 사람들보다 색을 많이 안다거나, 색에 대한 감각이 다른 사람들에 비해 유난히 좋았다기보다 색을 이용해 작업하는 것 자체를 즐겼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것은 평소에도 자신을 명확히 드러낼 수 있는 컬러풀한 옷이나 액세서리 등을 사용한 그의 습관과도 연관되어 있을 것이다.

이러한 색을 작업하기 위해서는 우선 2~3가지 색을 정한 후 이와 어울리는 색을 찾는다고 했다. 메인이 되는 2~3가지 색을 정하는 일이 어려울 뿐 이와 어울리는 색은 자연스럽게 생각해냈다. 수많은 색 중 아데마스가 좋아하는 조합은 그린이나 레드, 혹은 블랙과 볼드 컬러의 조합을 즐겨 쓴다고 했다.

그의 작업은 또한 다양한 색깔의 조화만큼 무한대로 퍼져나가는 이미지의 디테일함이 인상적이다. 좋은 작품들이 디테일을 더하면서 완성도를 높여가는 것처럼 아데마스 바티스타 역시 이러한 디테일한 요소들을 잘 살리고 있다. 마론키친앤바에서의 콜라보레이션을 할 때 도자기의 디테일을 살려 넣는 것과 같이 잘 보이지 않는 부분이라도 자신이 생각하는 요소들을 더하기 위해 노력했다. 이러한 작업들 역시 특별한 방법이 있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그림을 그려나가면서 이미지를 발전시키는 것이라고 한다. 원하는 이미지를 위해 끝없이 그림을 그리는 인내심이 만들어낸 환상적인 세계가 사람들에게도 전달되어 새로움을 준다.

어쩌면 아데마스의 작업은 천재적인 영감보다는 새로운 시도와 끝없는 노력과 열정에서 비롯되었다고 하는 편이 더 맞을 것이다. 화려한 색감과 세심한 디테일, 이 어울리지 않는 두 가지 요소가 그의 작업을 이야기하는 키워드가 될 것이다. 일관된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어가는 그가 이러한 작업들을 통해 말하고 싶은 바에 대해 물었다.

“결국 말하고 싶은 것은 행복이다. 나는 이렇게 다양한 색으로 작업하는 것이 너무 즐겁다. 세상이 너무 바쁘고, 여유가 없으니 잠깐이라도 사람들이 이 작품을 통해 행복할 수 있다면 좋겠다. “

너무 이른 나이에 많은 사람들이 바라는 성공을 이룬 것은 아니냐는 질문에 그럼에도 아직 하고 싶은 일이 많다고 대답했다. 그래픽 디자이너로서 활동을 계속하되, 자신만의 브랜드를 런칭을 목표로 한다는 그의 다음 작업은 어떤 색을 보여줄지 벌써부터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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