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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월드리포트

네덜란드의 문화 그들만의 아이덴티티, 디자인

김준수 네덜란드통신원 | 2007-02-27



지난 몇 개월간 나는 네덜란드 디자인 전시행사, 학생작품, 워크샵 등을 들으며 네덜란드만의 독특한 디자인 요소에 대해 집중해 왔다. 사람들은 직접 경험을 통해 마음이 움직이게 되거나 특정한 연구를 통해 정보를 얻은 경우 흔히들 ‘영감을 얻었다’ 혹은 ‘아름답다’라고 느낀다. 네덜란드 디자인은 결론지어 무엇이다 라고 말할 수 는 없지만 이번 리포트를 통해 내가 여기 상주하는 동안 경험을 통해 마음으로 얻은 감정의 동요들을 알기 쉽게 정리하고자 한다.

취재 ㅣ 김준수 네덜란드통신원 (info@joons.co.kr)



과거, 모더니즘과 기계화에 대한 믿음은 너무도 확고했었다. 이들은 대량생산을 통한 가격의 하락을 유도했다. 보다 많은 사람을 위한 생산, 이것을 통해 사람들은 보다 평등한 소비를 하게 되었고, 많은 사람들이 소비를 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이것은 제품의 질적 하락을 야기했고, 아이러니하게도 이를 통해 보다 많은 사람의 삶의 질을 하락시켰다.

네덜란드 디자인은 이들 대량생산 제품에 대한 조촐한 냉소를 보낸다. 항상 이야기를 가질 수 있게, 그것이 다른 물건과 매체에 어떻게 상호작용해서 새로운 감정의 상황을 만들어 낼까에 집중한다.



대량 생산사회는 대량소비사회를 낳았고, 메스미디어는 이들의 촉매가 되었다. 소비자들은 이제 더 이상 같은 형태, 같은 모습의 대량공산품을 추종하는 노예가 아니다. 그들의 지극히 파편화¬된 취향을 만족시켜줄 독특한 제품을 찾아 오늘도 클릭하고, 잡지를 찾고, 동호회를 만든다. 미디어의 발전은 사람들의 취향을 발전시켰다. 이것은 디자이너와 대량생산자의 거리를 더욱 멀어지게 만든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일부 생산자는 더 이상 이 다양한 수요에 공급을 맞출 수 가 없게 되었다. 그들은 여전히 대량의 추종적 소비자를 필요로 한다. 대량공산품의 획일적 수요가 줄자 대량생산 회사가 줄었고, 수 없이 배출된 디자이너는 그들의 아이디어를 받아줄 생산자를 찾기가 어려운 현실이 발생했다.



네덜란드의 디자인회사는 더 이상 공산품 디자인만을 하지 않는다. 그들은 다양한 가정용품, 제품을 통한 경험, 그 경험만을 디자인하는 것부터 디자인 매니지먼트, 심지어 직접 그들의 회사내부 공방에서 디자인 제품을 생산해 팔기도 한다. 이것은 비단 회사뿐만이 아니라 네덜란드의 디자이너라면 흔히들 볼 수 있는 현상이다. 이들은 소량으로 그들의 취향을 극히 발전시켜 디자인을 할 수 있다.
그래서 창조의 보람이 극대화되는 긍정적 효과를 보인다. 네덜란드에서는 5~6명 심지어 1~2명으로 이루어진 작은 스튜디오를 취향이 맞는 사람끼리 만들어 디자인을 한다.
이것은 과거 선업화에 의해 분열되어버린 디자인분야에 대한 통합이다. 그들은 더 이상 자신을 제품디자이너, 시각디자이너에 국한 시키지 않는다. 디자인을 통해 사람이 접하는 물건에서부터 그것 자신만이 가지는 개성을 위한 표면, 메시지, 그리고 그것이 어울리고 이야기를 가지는 공간까지 이들의 몫이다.





Jungle: 네덜란드에는 아트베이스 디자인이 상당히 발달했다. 새로운 시도와 메시지가 담긴 작품들이 많다. 이것이 어떻게 현실적으로 다가오는지 궁금하다.
로버트 티에만: 네덜란드 디자인이 아름답지만, 여전히 생산이나 대중을 위한 생산이 제한되는 경우가 많다. 더군다나 네덜란드도 아트베이스 디자이너와 디자인 산업체가 그렇게 잘 공존하지 못한다. 다만 그것을 돌파하기 위한 정책이 많다. 정부의 지원도 있을 정도다.

Jungle: 네덜란드 디자인만의 특징은 무엇인가?
로버트 티에만: 네덜란드 디자인은 폼을 아름답게 하기 보다는, 아이디어를 보여주려고 노력한다. 이것을 스토리라고 부르기도 한다. 예를 들면 이탈리아와 독일에 비유하자면 네덜란드에 비해 그들은 폼에 상당한 노력을 기울인다고 생각한다. 그에 반해 네덜란드 디자인은 이것이 이야기를 가지거나 아이디어에 동요를 느끼길 원한다. 기성용품이 가지는 획일성에 대한 반박을 의미하기도 하다.

예를 들어, 램프의 기능을 하는 물건을 사기 위한다면. 네덜란드의 디자인 램프는 그다지 추천 할 만하지 못하다. 디자이너들이 램프의 기능보다는 램프에게 전하는 이야기가 담긴 램프를 만들기 때문에 가끔 램프의 기능을 못할 때도 있다. 하지만 이것이 건축가와 디자이너에 의해 수요가 창출되는데 그것은 그들만의 디자인에 또 다른 촉매가 되는 것이다.

네덜란드 디자이너들은 물건이 기능적일 필요도 있지만, 그것 자체가 가지는 의미, 연관성, 느낌의 전달 만으로도 충분한 가치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것이 이 나라에서는 실제로 활발하게 비즈니스 되고 있다.





Jungle: 네덜란드의 디자인을 보면, 독특하고 새로운 시도가 많은 것 같다.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많은 디자이너를 배출했고, 필자는 가끔 어떻게 그것을 수요로 이끌어 냈는지 궁금한 적도 많았다.
로버트 티에만: 사실 네덜란드의 디자이너들이 많은 생산과 수요를 창출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면 유명한 마틴 바스의 태운 테이블은 30,000유로이다. 이 이상한 테이블을 이해하고 이 가격에 살 수 있는 정상적인 일반 시민은 없을 것이다. 이것은 디자이너와 건축가들을 위한 메시지이다. 대량수요를 위해 디자인한 제품이 아니다. 이것은 이것에 영감을 얻은 다수의 다른 디자이너에 의해 팔리고, 그것이 일반시민에게 건축물이나 전시를 통해 간접적으로 다가갈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유명한 디자이너들도 1~2명 빼고는 대부분 가난하다. 그만큼 시장성을 생각해서 디자인을 하는 아트베이스 디자이너가 현재는 드물다.

그럼에도 네덜란드에서는 디자인의 발전이 문화와 예술의 발전으로 인식, 그들의 문화 표현 및 발전에 기여로 간주해 디자인스튜디오 지원 정책, 대학을 바로 졸업한 디자이너부터 현재 활동하는 대부분의 디자이너에게 그들의 역할을 무리 없이 수행 할 수 있도록 생활공간, 예산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디자이너가 그들의 실질적인 생계를 걱정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더욱더 작업에 매진 할 수 있게 되고 그것이 네덜란드만의 자유로운 표현의 원동력이 되어 유명한 디자이너 배출을 하게 된다고 볼 수 있다.
디자인 회사 중 하나인 VanBerlo 스튜디오는 네덜란드에서 꽤 오래되고 규모가 큰 회사 중 하나이다. 그들은 실제로 드룩디자인이나 다른 더치 디자이너들처럼 유명하지는 않지만 실질적으로 많은 돈을 벌어들인다(Cash Cow). 그러나 그들은 디자인에서 ‘네덜란드 디자인이다.’ 라고 할 만한 아이덴티티를 아트베이스 디자이너들만큼 강하게 표현하지는 않는다.



VanBerlo같은 경우는 회사 내에 아트베이스 디자이너를 두고 작업을 한다. 결과물은 다수를 위한 대량공산품이지만. 아이디어의 발전과정에서 네덜란드만의 독특한 시각으로 해석을 많이 한다. 더구나 회사 내부 구조가 상당히 진보적이다. 그래픽, 프로덕트, 엔지니어, 트랜드 리서치, 디자인 메니지먼트팀 등 다양하고 폭넓은 팀 구성을 하고 디자인 에이전시 사업을 하고 있다.

Jungle: 그렇다면 본인이 네덜란드에서 이와 같은 유명 디자이너 배출의 원동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로버트 티에만: 아트베이스 디자이너는 그들의 지원금으로 먹고 살 수 있기 때문에, 실질적인 대량생산을 위한 디자인에 매달리지 않는다. 다만 이것은 자유로운 디자인의 도전에는 무한한 힘이 되나, 실질적으로 산업체와 팔리는 제품을 만들어 일반 소비자와 호흡하기가 힘든 면이 있다. 나는 그들이 앞으로 그런 부분에서¬ 더욱 산업체와 협동하고 그들만의 특별함을 네덜란드의 상품으로 실어내기를 바란다.



Jungle: 네덜란드에서는 세계 산업 구조의 변화를 인식, 어떻게 디자이너와 디자인산업의 방향을 모색하고 있는가?
로버트 티에만: 세계는 변하고 있다. 네덜란드는 사회 자체가 변하고 있다. 대량생산만을 추구하지는 않는다. 우리는 새로운 변화에 따른 새로운 사업을 계속 찾고 있다. 그들 중 일부는 디자인 매니지먼트 같은 개념만을 팔기도 한다. 디자이너는 세계와 커뮤니케이션 해야 하고, 자신의 생각을 팔아야 한다. 세계 속에서 사업은 계속 변화하고 있다.

네덜란드에는 실제로 이와 같이 디자이너가 새로운 사업을 찾아 계속 노력하고 있다. 그들은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언제든 열린 마음으로 자신을 드러내고 평가를 원한다. 실 예로 영어만 써도 그들의 디자인 회사든 생산업체든 취업할 수 있을 정도로 그들은 외국어에 능통하다. 또한 그들은 생산의 주체가 변화¬한 세계를 인식하고, 디자인 회사부터 생산업체까지 새로운 방향으로의 길을 걷고 있다.



지금까지 프레임 매거진 (FRAME)편집장 로버트 티에만과의 인터뷰를 통해 네덜란드의 문화 그들만의 아이덴티티, 디자인에 대해 살펴 보았다.
네덜란드는 사회시스템과 시민들의 의식들이 한국과 같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들의 고민과 생각들이 우리가 고민하고 생각했던 것들과 상당히 유사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을 네덜란드만의 방식으로 해결하고 또 노력하는 것을 알 수 있다. 디자인을 국가 정체성의 표현으로 인식하고, 디자인을 발전시키고 장려하려는 노력은 그들이 얼마나 자신들만의 아이덴티티를 표현하기 위한 수단으로 디자인을 대하고 그것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지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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