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서진통신원 | 2008-01-01
뉴욕은 현재 세계 문화의 정점에 서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소호를 넘어 첼시 지역과 미트패킹 지역까지 확장된 갤러리들은 그 어느 때보다 활기찬 행보로 뉴욕에 예술의 기운을 달구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분위기에 발맞춰 지난 12월 1일 뉴욕 로어이스트에 새로운 현대미술 뮤지엄이 문을 열었다. 뉴욕의 원조 예술거리인 소호 인근에 자리잡은 뉴 뮤지엄(New Museum)은 평범한 듯하면서도 특별한 이름을 갖고 있다.
취재 ㅣ
한때 소호는 예술가들의 작업실과 그들의 아지트가 밀집된 곳이었다. 그러나 예술적인 분위기, 특별한 분위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이 지역을 자주 찾고 좋아하게 되면서 상업적인 브랜드들이 속속 자리를 잡았고 렌트비는 천정부지로 오르기 시작했다. 가난한 예술가들은 싼 렌트비를 찾아 뉴욕 맨해튼의 서쪽으로 이동하거나 브루클린으로 작업실을 옮겼다. 그래서 지금 소호에는 예술가들의 작업실이나 갤러리들은 찾아보기 힘들고 명품 브랜드들의 전시장이 되어 쇼핑하는 관광객들로 넘쳐난다. 소호의 동쪽 끝인 프린스 스트리트의 시작부에 자리한 뉴 뮤지엄은 다시금 예전 화려했던 문화 거리로의 회귀를 꿈꾸는 듯 보인다.
뉴욕 예술계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는 뉴 뮤지엄의 건물 디자인은 일본의 세지마 가즈요와 니시자와 류에의 사나(SANAA)에서 진행했다. 두 건축가는 건물을 디자인할 때 사회적인 이슈와 건물의 형태적인 이슈를 모두 감각적으로 다루는 것으로 유명한데 이번 프로젝트에서도 로어이스트 지역에 위치한 이곳의 특징을 잘 끌어냈다는 평을 얻고 있다.
건물은 여섯 개의 상자가 앞뒤로 혹은 좌우로 흔들려 쌓인 모습을 하고 있는데 마치 이 지역을 휩쓸고 있는 상업적인 자본에 의해 점차 사라져가는 예술가적, 보헤미안적인 분위기를 형상화한 듯하다.
뉴 뮤지엄은 ‘Unmonumental: The Object in the 21st Century’이란 주제로 30명의 작가들의 작품을 오프닝작으로 선택했다. 전시는 3개 층에 나누어 전시되며 오는 3월 23일까지 계속된다. 1층 메인 로비에는 한국의 ‘장영혜중공업’의 작품이 전시되고 있어 눈길을 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