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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월드리포트

디자인아카데미 아인트호벤 60주년 기념전

김준수 | 2008-03-11





네덜란드 아인트호벤의 디자인하우스(Design Huis)에서 지난 1 13일부터 3 23일까지, 네덜란드 디자인에 크게 기여한 디자인아카데미 아인트호벤의 60주년 기념전(The Family of Form 60 Years of Design Academy Eindhoven)이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는 많은 관심과 화두가 되었던 디자인아카데미 아인트호벤 출신 디자이너들의 작품과 주제를 11가지로 정리하고, 그들의 졸업작품으로 구성되었다. 한국에서는 흔히 서스테이너블 디자인, 드룩디자인 등으로 소개된 네덜란드 디자이너들의 상당수가 이 학교 졸업생이어서일까, 그들의 생각을 알기 쉽게 정리한 이번 전시가 크게 다가왔다.



 


취재 ㅣ 준수 네덜란드통신원



 


이번 전시에서는 세계적인 디자이너 중 디자인아카데미 아인트호벤 출신의 디자이너 리차드 휴튼(Richard Hutten), 헬라 융게리우스(Hella Jongerius), 피트 헤인 에익(Piet Hein Eek), 마틴 바스(Maarten Baas) 등과 드룩디자인으로 소개되어온 디자이너 등 그들의 졸업작품을 새로운 시각의 해설과 함께 만나볼 수 있었다.


전시를 지휘한 디자인아카데미 리 에델쿳(Li Edelkoort) 학장은 디자이너들의 학창시절 정체성을 향한 연구의 공통적 흐름을 분류하고, 통찰력을 통한 이상적인 아름다움을 개인의 가치, 존엄 그리고 균형에 주목해 전시를 구성했다.



 


내면을 돌아보다


기술발달과 함께 수많은 특수재료와 생산기술이 생겨나면서부터 형식의 제한을 넘어 다양한 시도와 새로운 형태들이 등장했다. 현대 디자이너는 당연히 화려하고 멋진 외형의 디자인만을 추구하게 되는 오류를 범하곤 하는데, 상업적 요인인 자본의 힘이 크게 작용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이 학교에서는 그것을 부정하지 않는다. 다만 소비되는 표면적 수량이 아닌 사용하는 사람들의 마음이 더 중요하다고 여기는 학교의 전통을 따른다면 그 외향은 상관없다는 입장이다. 수업 중 학생들은 항상 사용자 마음을 읽어야 하고 때론 디자인 스토리로 해석해야 하는 과정을 거친다. 그래서 그런지 소비자 입장에서는 더욱 마음에 와닿고 소중한 물건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실용적이어서 아름다운 것


현대를 살아가는 대중들의 믿음과 대조적으로 아직 형태는 기능을 따르고, 형식과 규칙이 존재한다. 이와 같이 실용적인 물건은 왠지 유행에 뒤떨어지고 예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지만, 이 학교에서는 그래서 아름답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증명하는 작업들을 많이 하고 있다. 덜 치장하고 꾸미지 않으며, ()를 위해 숨겨야 할 장치들을 오히려 보여줘 청결 유지와 사용상의 동작을 노출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단순 리바이벌이 아닌 전통


가속화된 현대화와 기계화로 인해 과거의 연속적인 양식의 계승이 극단적으로 변화된 지금, 현대의 양식은 어떤 모습인지 의견들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나 우리가 살아 움직이고 있는 이 공간을 문화로 해석할 때 그것은 단순히 생겨난 것이 아니라 그 속에 이야기가 있고 이유가 있다.


이 변화가 극단적이건 슬프건 행복하건 간에 이미 흘러가고 살아왔던 발자취이기에 사전적 정의에 따른 전통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 학교에서는 전통적 양식을 재해석하는 학생을 환영한다. 환경을 이유로 하거나 비판적 해석을 가미하는 등 다양한 디자인이 매년 나온다.



기술발전을 이용한 디자인


지금까지 소개한 디자인아카데미 아인트호벤을 졸업생들의 작업이 포스트모던한 작품이 많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네덜란드 사람들의 특징이자 장점인 특유의 비판정신 때문인지 항상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받아들이는 모습도 쉽게 볼 수 있었다. 디자인에서는 그런 특성이 손에 만져질 정도로 느껴지기도 한다.




학교에서 배출한 인재의 모습이 어떻다고 묘사하는 것은 어렵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학생들이 사회에 나갔을 때 어떤 일을 하고 어떤 분야에 종사하는지 확인하고 추측할 뿐이다. 이번 전시는 여러 디자인 양식을 분류함으로써 작품들을 묶어놓았다. 여러 세대를 거친 졸업작품들을 모아놓아도 연속적으로 비슷한 몇 가지의 공통 분야를 만들어내어, 마치 공예가들 같이 보이기도 한다.


학기말 졸업작품이 매번 새롭고 놀라운 디자인의 소개로 끝났다면 뛰어난 디자이너와 작품 출현에 그쳤을 것이다. 그러나 같은 생각을 나누며 존중하고 꾸준히 그리고 개성 넘치는 모습으로 자신만의 또 다른 해석을 시도하는 모습은 몇 세대를 거치며 지금 이들만의 현대 디자인 분야 및 문화로 인정되기까지 이르렀다. 이번 전시는 그런 디자인 분야의 문화·역사적 맥락에서 생각할 가치가 있다.



 


디자인하우스(Design Huis)네덜란드에서 2007년에 야심 차게 시작한 디자인 뮤지엄이다. 전시, 행사, 심포지엄과 디자인 숍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는 디자인하우스는 아트와 테크놀로지를 연결하는 것을 큰 주제로 국제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지식사업분야를 교류해 창조적인 분야와 지적 사업 그리고 비즈니스 분야의 협동을 도모하고 있다. 특히 매번 개성 넘치는 디자인 전시와 대부분이 네덜란드 디자인 상품으로 구성된 숍은 기존 디자인 뮤지엄과는 차별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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