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범 밀라노 통신원 | 2008-12-23
이탈리아에서 두오모(Duomo)는 주교 신부가 미사를 보는 종교적 공간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그 지역의 중심지로서의 역할도 하고 있는 장소다. 그래서 이탈리아의 어느 지역이든 그 지역의 두오모를 중심으로 모든 시설들이 집중되어 있으며 산 바빌라 지역 역시 주변에 위치하고 있다.
이탈리아에 도착하면 아마도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이 바로 길의 이름을 알려주는 대리석 표지판이다. ‘VIA’로 시작하는 이 친절한 대리석은 여행자 등 초행길인 사람들이나 특정 장소를 찾아나서는 사람들에게 길을 쉽게 찾을 수 있게 도와준다.
이탈리아에 처음 도착했을 때 책이나 잡지에서나 볼 수 있었던 신기한 형태와 뛰어난 색감을 가진 디자인 제품들을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그러나 주소를 모르고 발견하기는 정말이지 쉽지가 않다. 모든 건물들을 유물처럼 그대로 보존하는 덕분에 아낄레 카스티길리오니(Achille Castiglioni) 같은 유명 디자이너 스튜디오도 다른 일반 주택과 비슷해서 찾는 곳의 주소를 정확하게 알고 있거나 또는 안으로 직접 들어가 보아야 알 수 있는 곳들이 대부분이다.
그러던 중 이탈리아의 조명디자인들을 한번에 만날 수 있는 지역 밀라노 산 바빌라 지역을 소개하려고 한다. 많은 디자인 스튜디오와 매장이 있어 이탈리아 조명 디자인을 확인할 수 있는 장소다.
취재ㅣ김상범 밀라노통신원(bumdesign@nate.com)
플로스는 지난 50여 년 동안 수많은 디자이너들과의 작업을 통해 조명 디자인을 진일보시켜 왔다. 애초부터 독특한 디자인과 최고의 품질을 전략으로 삼아 시장에 접근했기 때문에 플로스의 제품들은 여러 디자인 어워드에서 수많은 상을 수상했다. 뿐만 아니라 규모 있는 전시회에 소개되고 세계 여러 박물관에서 소장품으로 수집되기도 했다. 특히1970년에 생산된 파렌테지(Parentesi)나 90년대에 생산된 브레라(Brera), 쁘시아(Fucsia) 등은 플로스를 대표하는 디자인으로 그 혁신성을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은 바 있다.
1994년 가장 권위 있는 디자인상으로 알려진 황금 콤파스(Compasso d’Oro) 수상과, 같은 해 디자인의 혁신성을 인정 받은 회사에 수여되는 상을 받으면서 플로스는 브랜드 파워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키게 된다. 하지만 플로스가 본격적으로 세계적인 영향력을 높인 계기는 1998년 필립 스탁과의 작업이다. 필립 스탁과의 작업은 플로스의 디자인 노하우가 상업적인 성공으로 이어지게 하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플로스의 쇼룸에서는 플로스의 브랜드 컨셉트와 세계적인 디자이너의 숨결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전 세계 60여개 국에서 만날 수 있는 플로스의 쇼룸은 디자이너 페르치오 라비아니 (Ferruccio Laviani)의 손을 통해 일관된 컨셉트와 디스플레이를 제공한다. 특히 밀라노의 산 바빌라 지역에 위치한 쇼룸은 가장 집약적으로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표현하는 곳으로 독특한 파사드를 지녔으며 작품성과 상업성을 겸비한 플로스의 제품을 표현하기 위해 과감한 비주얼과 디스플레이를 보여주고 있다.
플로스의 힘은 혁신적인 이미지로 승부하는 쇼룸 디자인에 있으며 항상 새로운 아이디어를 통한 디자인 리더로서 상업적인 측면에서도 세계정상의 회사로 발전하고 있다.
*http://www.flos.com
Via Angelo Faini, 2-25073 Bovezzo(Brescia)
Tel. +39 02 0302438.1
그 후 50여 년의 세월 동안 이태리 조명을 대표하는 브랜드로 성장해 왔다. 60년대 스페이스 에이지 (Space Age, 우주를 모티브로 한 미래주의 경향)의 대표작인 이클립스(Eclisse), 70년대 ‘조명 심미학’이라고 추앙 받는 티지오(Tizio)와 80년대에 출시한 기능주의 테이블 스탠드의 영원한 스테디 셀러 똘로메오(Tolomeo) 등이 아르테미데의 대표 제품들이다.
이제 아르테미데는 인류의 생활을 더욱 풍요롭게 만드는 웰빙 조명 회사로서 일종의 휴먼 라이트(Human Light) 제품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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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Artemide.com
Via Bergamo, 18
20010 Pregnana Milanese(MI), Italy
Tel. +39 02 93526.1
루체플란(luceplan)은 ‘삶의 질을 높이는 조명’이라는 모토 아래 1978년에 세워진 이탈리아 조명 브랜드이다.
주거 공간 뿐만 아니라 공공시설, 사무실, 공장 등 실내 및 실외에 쓰이는 다양한 종류의 조명기구를 생산하고 있으며, 제품의 실용적 요소 뿐만 아니라 이탈리아다운 미적 요소를 극대화한 상품들로 유명하며, 알베르토 메다(Alberto Meda)와 파올라 리자또(Paola Rizzatto) 등의 디자이너와 함께 작업하고 있는 조명회사이다.
Via E.T. Moneta,46
20161 Milano
Tel. +39 02 662421
마지막으로 라 무리나(la Murrina)에서는 이탈리아의 뛰어난 형형색색의 유리 공예를 만날 수 있다.
*http://www.lamurrina.com
Via isonzo 26,
22078 Turate (CO)
Numero Verde 800.307101
tel. +39 02 969751
이탈리아에서 조명은 패션, 가구와 함께 세계 최고수준을 가진 디자인 영역이다. 물론 이탈리아 디자인은 그다지 인간공학적이지도, 때로는 제품의 용도에도 충실하지 않으며, 글로써 디자인을 분석하려는 이들 말하는 ‘논리’라는 것으로 설명하기 힘든 디자인을 하고 있다.
그럼에도 분명한 사실은 이탈리아인들은 그들만이 가지고 있는 조형미와 색감을 디자인이라는 과정을 통해 물건에 감정을 불어넣어 단순 공산품이 아닌 훌륭한 하나의 오브제를 만든다는 것이다. 표현하기 힘든 훌륭한 색감을 독특한 조형감각과 함께 잘 살린 제품들은 단연 이탈리아 제품에서만 가능한 것이다.
그밖의 각종 디자인 브랜드
소개한 네 곳의 조명회사 쇼룸과 함께 또 다른 즐거움을 주는 다양하고 품질 좋은 이탈리아 가구 브랜드 카시나(Cassina), 비엔비 이탈리아(B&B Italia), 카펠리니(Cappellini)와 밀라노에서 활동하고 있는 일본 디자이너 마츠오 하스케(Makio hasuike)의 가방 브랜드 엠에치 웨이(MHway), 이젠 세계적인 디자이너가 되어버린 나오토 후카사와(Naoto hukasawa)의 제품을 선보이는 이탈리안 가방 및 디자인 소품 브랜드 나바(NAVA)와 함께 다양한 볼거리는 제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