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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월드리포트

장난감, 세상을 꿈꾸게 하다

김지원 런던통신원 | 2009-01-06




앨리스의 원더랜드(Alice in wonderland), 피터팬이 살고 있는 네버랜드(Neverland), 호그와트(Hogwarts)로의 마법 여행을 상상하게 만드는 나라 영국은 어린이와 영원히 어린이처럼 살고 싶은 어른들을 위한 장난감의 천국이기도 하다. 대부분의 장난감들이 독일 또는 프랑스에서 유래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유럽의 가장 큰 토이 마켓인 영국은 어린 시절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옛날 장난감부터 세계 여러나라의 유명한 토이 브랜드와 유머러스하고 특색 있는 디자인 토이를 모두 경험할 수 있다.


 


취재ㅣ  지원 런던통신원


세상을 비추는 거울
매년 부활절(Easter), 할로윈(Halloween) 그리고 크리스마스(Christmas)와 같은 축제 시즌이 돌아오면, 리전트 스트리트(Regent Street)에 위치한 유럽에서 가장 큰 장난감 상점인 함리스(Hamleys)의 주변에는 커다란 선물을 손에 든 어른들과 아이들로 넘쳐난다. 일년 내내 축제 분위기가 지속되는 이 장난감 백화점은 1760년 설립 이래 지금까지 런던의 랜드 마크가 되어 왔음은 물론, 기쁨의 순간마다 함께하는 공간이 되어 왔다. 테디 베어에서부터 인형, 액션 피규어, 액세서리 등을 비롯해 가족 게임기와 키덜트들을 위한 취미용품까지 다양한 고객층을 위한 장난감이 가득하고, 가격대 또한 합리적이어서 가족 단위 고객들에게 지속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반지의 제왕, 해리 포터 등의 판타지 문학에 등장하는 다양한 소품들과 피규어는 관광객은 물론 마니아들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이따금 우스꽝스러운 옷을 입은 토이 파인더(Toy Finder)의 안내를 받으며 찾아 다니는 장난감 여행은 마치 신기한 장난감 왕국에 놀러 온 듯 하다. 사진 촬영 또한 자유로워 가족과 아이들에게 소중한 추억을 남겨주기에 좋다. 비록 취향이 변하고 추구하는 장난감의 형태가 달라졌다 해도, 모든 사람들이 장난감에 대한 행복한 기억을 최소한 한 가지는 가지고 있을 것이다. 이렇듯 장난감은 그들이 살아 온, 그리고 살아가는 세상을 환하게 비추는 거울과도 같은 작지만 큰 존재가 아닐까.



순수의 시간
어떤 면에서, 토이라는 것은 어린이들만을 위한 놀이 도구나 허전한 시간에 즐기는 가벼운 장난감 따위로 하찮게 여겨질 수 있다. 그러나 이 작고 앙증맞은 장난감들과의 시간 속에는, 우리가 상상하고 경험해왔던 다양한 세계를 반영하는 넓은 우주가 담겨 있다. 1969년 토이 극장(toy theatre) 놀이의 판매를 시작으로 그 역사가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유지되고 있는 폴록 토이 뮤지엄(Pollock’s Toy Museum)과 벤자민 폴록 토이 숍(Benjamin Pollock’s Toy Shop)은 서로 다른 시간과 공간 속에서 존재해왔던 다양한 장난감들을 경험할 수 있는 곳이다.




코벤트 가든 스퀘어(Covent Garden Square)와 스칼라 스트리트(Scala Street)에 각각 위치한 이 작은 장난감 가게와 박물관의 좁다란 계단을 따라가다 보면 영국 전통의 토이 극장(toy theatre) 전시와 세계 여러나라의 장난감들을 만날 수 있다. 각기 다른 시대와 공간 속에서 살며 과거를 잊고 바쁘게 달려 온 사람들이라 할지라도 시간과 공간이 멈춰 버린 이 작은 장난감 세상에서만큼은 적어도 서로의 어린 시절을 이야기하고 나누기에 충분한 순수의 시간이다.


그들이 꿈꾸는 세상
거듭되는 산업화와 자본주의 경제 원리에 의한 과잉생산, 그리고 디자인의 지나친 물질화에서 오는 제품 수명의 단축은 장난감 산업도 예외일 수는 없다. 소수 계층이 소유하던 값 비싼 장난감을 이제는 대부분의 어린이들이 가지고 놀 수 있게도 되었고, 많은 것들이 가능해졌지만 반면에 불가능을 꿈꾸던 상상의 공간이 점차 줄어드는 것도 사실이다. 글로벌 기업들에 의해 점차 획일화 되고, 개성이 사라지고 있는 장난감 시장 한 켠에 아티스트와 디자이너들이 만들어내는 특색 있는 장난감들이 디자인 편집 매장과 온라인 상에서 꾸준한 인기를 모으고 있다. 이들은 사회적인 틀이나 비즈니스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고, 장난감에 대한 태도를 어린 시절의 경험이나 상상력을 그들의 재능과 결합하여 다양한 측면으로 재해석하고 있다.
옥스포드 스트리트(Oxford Street)역 근처의 비크 스트리트(19 Beak Street)에 위치한 플레이라운지(Playlounge)는 보편적인 토이 숍의 컨셉트와는 상당히 다르다. 장난감 문화와 함께 디자인, 아트 그리고 일러스트레이션의 새로운 컨셉트를 창조함으로써 모든 이가 즐길 수 있는 에브리데이 라이프 스타일을 창조하는 것이 이들 신 인류의 목적이다. 장난감은 불가능도 가능하게 만드는 상상의 세계일 뿐만 아니라 어린 시절의 순수를 담아 내는 커다란 틀과도 같다. 나와 그들이 만들어내는 판타지의 세계는 때로는 현실을 움직이는 큰 힘을 만들기도 한다. 그리고 그러한 판타지는 곧 현실이 된다.




참고자료
Brown, K., (1996), The British toy business, London , The hambledon Press
Sutton-Smith, B., (1986), Toys as culture, New York, Gardner Press, In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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