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전체보기

분야별
유형별
매체별
매체전체
무신사
월간사진
월간 POPSIGN
bob

컬쳐 | 월드리포트

페인트가게 개구쟁이 기타노 타케시

Jun | 도쿄 | 2012-09-27



세계적인 감독이자 현대 아티스트로도 치부되는 기타노 다케시. 그는 1994년 바이크 사고 이후 재활치료겸 동물이나 꽃을 융화시켜 유니크하고 다채로운 색감의 그림세계를 펼치기 시작했다. 그는 자신의 작품 속에서 드러나는 다채로운 색감의 근원지를 ‘페인트집 아버지를 두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또한 기타노는 ‘잠이 오지 않거나, 잘 수 없는 날에는 그림을 그린다.’며 그림이 자신에게 일상 그 자체였음을 말하고 있다.

글 | Jun(de_sugnq@naver.com)




천재 코미디언, 세계적인 감독….  대중들이 알고 있는 그에 관한 수식어들이다. 그리고 여기에 또 하나 덧붙여 꼽아보자면, 아티스트 기타노 다케시다. 아티스트로서의 그의 면모는 얼마 전까지 도쿄 오페라시티 아트갤러리(Tokyo Opera City Art Gallery)에서 열렸던 기타노 다케시의 ‘Beat Takeshi Kitano, Gosse de Peintre’展을 통해 꽤나 깊이 들여다 볼 수 있었다.


기타노 다케시의 이번 전시 작품에서는 설계도면부터 완성도 있는 전시미술이 많았다. 그리고 여기에는 그의 본업인 코메디언으로서의 센스도 듬뿍 가미되어 있었다. 예를 들자면 사형수의 비애를 그린 「일본 최초의 교수형으로 죽지 못한 남자」와 같은 작품 말이다. 이 작품은 어느 사형수가 있고 그의 죄질이 나빠 그를 교수형에 처하기로 결정한 일본은 그를 위해 교수형대를 마련한다는 설정인데, 여기에는 몇 가지 웃음을 주는 장치들이 있다.  첫번째는, 사이즈의 오류. 사형수의 신장보다 떨어뜨린 교수형대의 높이가 낮아서 그가 두 발로 착지 하고도 남아 버렸다.  두번째는, 설계미스로 이번엔 높이가 맞지 않았다. 그런데 그 높이를 너무 신경을 쓴 탓일까? 떨어뜨리는 구멍을 잘못 뚫어서 사형집행관쪽 바닥이 열려 버렸다. 세번째는, 알수 없는…. 나무가지와 그의 목을 로프로 연결하고 말에 태웠지만 말은 꿈쩍도 하질 않는다.  네번째는,  사용법의 오류. 무거운 돌을 사형대에 준비하고 구멍 아래 그를 앉혀 두었다. 그런데 로프를 돌에 감아버렸다.  다섯번째는, 다시 사형대에 올려 그를 무사히 떨어뜨리는데까지 성공했으나 그는 전 트럼팻연주자였다. 힘껏 입에 바람을 머금으니 목에서 걸려 밑으로 떨어지지 않고 또다시 목숨을 부지했다. 여섯번째, 이번에는 입에 바람을 넣어도 거뜬히 통과할 만한 큰 구멍을 뚫었다. 그러나 그는 전 서커스단원이었다. 다리를 찢어 구멍에 빠지지 않게 몸을 지탱했다.


그의 작품들은 정교한 아름다움대신 투박하고 유니크 해서 왠지 모를 친근감마저 들게끔 한다. 파리의 카르티에현대미술관 담당자로부터 전시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을 때 반응이, “나는 예술가가 아니다. 그냥 즐기려고 그림을 그릴 뿐이다.”라며 전시기획에 난색을 표했다고도 한다. 또 그는 아트을 즐기고 있기는 하지만 전시를 할 만큼의 훌륭함도 없다. 그냥 끄적거릴 뿐 이라며 웃어보였다고.


그가 유년시절 학우들에게 페인트집(한국으로 치면 허드렛일 공사장의 목재들을 자르거나 가정집등에 페인트 칠을 해 주는 일 등) 아들이라는 이유로 따돌림을 당했을 당시 그는 絵かき小僧=그림 그리는 꼬붕(일어로는 정확히는 소승이라 쓰고 꼬조우로 발음 되지만 내제된 의미상으론 심부름꾼이라는 의미로 쓰이기도 한다)으로 불리었다. 어쩌면 어린 타케시는 그림 안에서 친구들과 어울려 뛰노는 여느 아이들처럼 마음껏 뛰어 놀았던 건 아닐까 싶기도 하다. 그래서일까? 그의 이번 전시회 제목은 우연히도 그림 그리는 소승(꼬붕)/絵かき小僧 이었다.


사이트 정보
http://www.operacity.jp/ag/exh141/
http://www.btk2012.jp




facebook twitter

당신을 위한 정글매거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