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수민│뉴욕 | 2013-06-28
뉴욕에서 생활하면서 익숙해진 것 세 가지. 첫째는 언제, 어디를 가나 정말 많은 관광객이고, 둘째는 도시 한복판을 운동장 삼아 마라톤 선수처럼 뛰어다니는 뉴요커 러너들이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는 관광객들과 러너들 사이를 요리조리 위험천만하게 질주하는 스케이트 보더들의 존재다. 특히 스케이트 보더를 보면서, 비로소 뉴욕에 왔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 거리에서 스케이트보드를 타는 모습은 외국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풍경이었지, 한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중에 이동 수단이나 취미로 스케이트 보드를 타는 것뿐 아니라, 이러한 스케이트 보드를 특별하게 만드는 그래픽 디자인 전시가 오는 7월 3일까지 AIGA 국립 디자인 센터 갤러리에서 열린다. 거리 외벽에 그려진 그래피티 작업을 미니어쳐로 만들어 옮겨놓은 것처럼 길거리 아트만의 쿨한 매력과 미친 존재감을 뿜어내는 스케이트보드 아트의 세계를 만날 수 있다.
글, 사진│유수민 뉴욕 통신원(smyoo1017@gmail.com)
‘Bordo Bello’는 매년 AIGA 콜로라도가 주최하는 스케이트보드 아트쇼로, 1000명이 넘는 아티스트들이 컬러풀한 콜로라도의 라이프 스타일을 스케이트보드에 담아낸다. AIGA 내셔널 디자인 센터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는 이전의 Bordo Bello 행사를 거쳐온 아주 독특한 스케이트보드의 컬렉션과 신작을 전시할 뿐 아니라, 오프닝 기간에는 구매할 수도 있다. 제씨 애링턴(Jessi Arrington), 알렉스 보거스키(Alex Bogusky), 마테오 볼로냐(Matteo Bologna), 윌 브라이언트(Will Bryant), 존 콘티노(John Contino), 루이스 필리(Louise Fili), 데비 밀먼(Debbie Millman), 미그 레이스(Mig Reyes), 다나 타나마치(Dana Tanamachi), 제임스 빅토르(James Victore)등 유명한 그래픽 디자이너와 아티스트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었다.
‘Bordo Bello’ 전시가 특별한 또 다른 이유는 좀처럼 한자리에서 보기 힘든 다양한 작가들의 작품을 볼 수 있다는 것이고, 다름 아닌 갤러리에서 열리는 스케이트보드 아트 전시라는 점이다. 학생부터 프로페셔널 디자이너, 디자인과 스트릿 아트 분야에서 명성이 널리 알려진 작가들이 스케이트보드라는 특별한 캔버스에 각자의 상상과 창의력으로 물들인 디자인을 그려냈다.
스케이트보드의 독특한 프레임과 그 위에 그려진 개성이 넘치는 일러스트들로 가득찬 전시장은 그야말로 자유분방함 그 자체였다. AIGA 콜로라도는 매년마다 지역 아티스트와 Bordo Bello의 정체성 대한 새로운 디자인을 이어가고 있다. 그 결과로서 독특한 개성을 가진 Bordo Bello를 만날 수 있다. 2011년부터는 Bordo Bello에 참여한 작품들의 카탈로그를 발행하고 있는데, 이번 전시에서는 한 벽을 가득 채운 그간의 기록도 함께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스케이트보드라는 캔버스 위에 각각의 개성 만점 일러스트라는 날개를 달아 날아오르는 Bordo Bello 전시는 어느 하나 놓칠 수 없는 그야말로 주옥 같은 그래픽 아트의 총집합이었다. 그 어떤 제약도 없으며, 참신한 인테리어 소품이자 타고 다닐 수 있는 실용성까지 겸비한 스케이트보드 아트는 예술과 디자인의 모호한 경계를 넘나드는 다양한 매력으로 더욱더 높이 날아 오를 것이다.
http://www.bordobell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