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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월드리포트

자연, 날것의 색을 얻다

Jun l 도쿄 | 2013-09-23



진정한 색이란 무엇일까? 흔히 우리가 알고있는 색들 팬톤(PANTONE)컬러 혹은 DIC 컬러를 말하는 것일까. 자연 그대로의 색을 탐구하는 ‘컬러 헌팅’을 통해  색에 관한 고민들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다. 



글 ㅣ Jun(de_sugnq@naver.com) 도쿄 통신원



우리가 흔히 말하는 기존의 '색'이라는 개념은 모니터 출력 혹은 인쇄 출력상에서 색견본이나 색체이론을 기반으로 구현되어 왔다. 이는 각각 RGB와 CMYK의 수치상으로 표기하여 같은 색상을 대량 혹은 다방면 매체 생산이 가능하다.
컬러 헌팅이란, 단어 그대로 자연 속에서 색을 도려내듯 얻는 방식이다. 자연 그대로의 하늘, 바다, 땅 등을 가장 날 것에 가까운 색상을 현장에서 물감을 섞어 가장 유사한 색을 찾아내는 방법론으로, 이는 지난 2009년 후지와라 다이의 패션 컬렉션에서 론칭되었다. 당시 패브릭에 염색을 해 패션에 접목시킨 전시는 높은 평가를 이끌어냈고, 곧 패션을 넘어 각 분야의 디자인의 실험적 요소로 주목 받았다.



일본은 색을 표현해 내는 인쇄 정밀기술에 있어서 독일과 함께 세계 으뜸으로 손꼽힌다. 특히 색상표현의 디테일에 관해서는 욕심이 많다고 할 수 있다. 이는 다양한 컬러칩을 살펴보면 알 수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공용화된 컬러칩은 팬톤 사의 것인데, 일본의 인쇄현장에서는 해외 생산라인의 이용이 불가피한 기업 CI로고나 제품 디자인 같은 경우를 제외하고, 물질적 단가와 편의를 고려해 팬톤 사의 제품 보다는 DIC 사의 컬러칩을 사용하는 것이 보편적이다. 국내생산 및 배포되는 그래픽 디자인표현의 경우는 DIC컬러칩을 많이 활용한다. 이를 자주 사용하는 이유는 DIC 컬러가 가진 다양성이기 때문이다. 오묘한 색상의 변화와 미묘한 차이를 각각 표현해 내고 있다. 그럼에도 물론 정확히 원하는 색상을 찾지 못할 때도 간혹 존재한다.(* DIC컬러는 DIC컬러디자인 주식회사에서 만든 1968년 초판발매와 함께 그래픽 유저는 물론, 패션, 인테리어등 폭 넓은 분야에서 사용되는 커뮤니케이션 컬러 플래닝용 컬러칩이다. 베이직 컬러라인 2230색(2009년 7월 기준)을 기초로 세분화 전개되고 있다.)



컬러 헌팅으로 만들어 낸 수제 컬러칩은 야생의 사자, 인간의 피부, 오키나와의 바다에 이르기까지 눈으로 볼 수 있는 가장 완벽한 디테일의 색을 행동을 통해 얻을 수 있다. 집에서 컴퓨터로 입력하여 지정하는 편의를 위해 분류된 색이 아닌 특별한 오리지널리티를 갖게 되는 것이다.


재미있는 것은 컬러 헌팅으로 만든 컬러칩을 소리로 변환하는 실험도 시도되었다는 점이다. 마치 색이 살아서 인간과 커뮤니케이션을 하듯 컬러 칩을 코니카미노츠타의 분광측색계로 측정해 음파로 전환하는 것이다.  분광측색계란 물체에서 반사되는 빛에 내장된 복수의 센서로 수치화 시키는 기계로, 여기서 얻어낸 수치를 야마하(YAMAHA)로 보내 음파로 전환한다. 컬러와 음파가 동기화 되는 것이다. 즉, 색을 귀로 듣고 느끼는 체험이 가능하는 것을 증명해준다. 이는 파도소리를 듣고 바다와 바다주위의 하늘, 바람, 모래를 연상케 하는 개념의 반대되는 개념이며, 감각적이면서 명확히 수치화 된 정보 이기도 하다. 이것은 장래 어떤 형태로 발전될지 기대되는 재미있는 시도였다.



컬러 헌팅이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접할 수 있도록 제품에 활용된 예는 안경 프레임 브랜드 JINS의 피부톤 안경을 들 수 있다. 화장품 회사 시세이도(資生堂)의 색상정보를 활용하여 18종의 프레임 제질, 총 126종의 피부톤 안경제작이 가능했다.


이렇듯 컬러 헌팅이라는 개념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은 정확한 색의 재연이다. 디자인을 하는 동안 겪을 수 있는 문제인 컬러 선정에 관한 것으로 수 많은 고민대신 가장 솔직한 날것으로서의 색 표현능력이 길러지며, 이것이 가능하게 된 것이다.
물론 기본 색의 개념 안에서 많은 훈련을 거쳐 배색관계의 일정 공식을 활용 할 수는 있지만, 이는 넘쳐나는 다양한 디자인들 속에서 빠르게 소비되는 흔적 없는 디자인의 딜레마에 빠지기도 한다.  표현의 한계에서 벗어나 계산에 담지 못했던 의외성에서 오는 즐거움과 자연스러운 감정을 전달하고자 한다면, 느끼는 것을 그대로 표현하고 공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래야 보는 이에게 가장 솔직한 감정과 의도가 전달될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보자면 컬러 헌팅을 통해 발견하는 경험의 색, 자연의 색은 단연 특별한 디자인을 완성하는 색채 표현법이 될 것이다.


관련링크

색으로부터 시작하는 디자인(by 후지와라 다이) www.daiand.com
컬러 헌팅 전시회(TOKYO MIDTOWN) www.tokyo-midtown.com
DIC 그래픽스 주식회사 www.dic-graphics.co.jp
JINS 컬러 헌팅 콜라보 www.jins-jp.com/st/color-hunt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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