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n l 도쿄 통신원 | 2014-12-26
정형화된 회화의 세계에서 벗어나 한결 자유롭고 부드러우며 개성 강한 일러스트로 100여년을 훌쩍 넘는 세월동안 사랑받았으며, 또 현재까지도 그 매력을 그림을 통해 길이 남겨둔 작가 유메지. 쌀쌀한 날씨에 꼭 어울릴 법한 감성적 정서를 가진 작가 유메지의 작품에는 한겨울에 비추는 한줄기 봄볕 같은 안식이 있다. 그의 시적인 세계로 2014년 마지막 그림 산책을 떠나보자.
글・사진 ㅣ Jun(de_sugnq@naver.com)
1901년 18세의 유메지는 예술을 위한 꿈을 싣고 동경으로 상경한다. 신문과 잡지에 계속된 원고 응모와 단컷삽화의 작가로 활동하게 된 것이 일러스트레이터로서 그의 첫 걸음이었다. 그의 출세작은 그해 발간된 <유메지화집 봄의 장(巻/직역:권)>이다. .그의 첫 작품으로 알려진 그의 부인 타마키를 모델로 하여그린 유매지만의 미인도는 많은 대중들에게 그의 화풍이 가진 개성을 각인 시켰다. 이는 후세에 디지털 동화책으로 재탄생 되기도 한다(2014년 12월). 유메지의 그림은 시적인 회화로 비유되며 작은 판(화)의 세계에 까지 영역을 넓히며, 이후 차세대 판화가들의 정신적인지주와 같은 존재가 되기도 했다.
그의 작품은 서정적인 성격을 띄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그가 지나온 생을 통해서 그리는 그림들에는 특유의 유메지만의 서정적 감성이 여지없이 담겨져 있는데 당시, 그의 작품들을 보고 많은 평론가들이 “이 시대에는 맞지 않다”고 평했고, 발표 초기에는 그와같은 이유로 주목을 받지 못하고 힘든 작화시기를 보내게 된다. 유메지는 서양미술을 동경하며 관심을 가졌으며, 그 꿈은 1931년 5월 7일 실현되게 된다. 하와이를 거쳐 캘리포니아, 유럽에까지 긴시간 서양미술여행이 바로 그것이다.
유메지는 화가이기보다 디자이너로 평가된다. 그의 작품이 디자인적인 해석과 활용도가 매우 높고, 많은 크리에이터들의 롤 모델로서 선망을 받고 있으며, 그의 작업의 색감과 신선함이 이유로 꼽힌다. 유메지가 유럽에서 귀국한 1933년 9월. 그 후 발표한 그의 그림은 이전의 그림들과 다른모습을 보여준다.
유메지는 디자인은 초창기 사랑을 담아 여인을 그려내던 그 서정성을 유지한 채, 그 만의 작품으로 다시 활발하고 왕성한 활동을 이어갔다. 창조력과 유연함, 경제적 개념이나 사회에 대한 비판과 더불어 사람들의 생활풍토에 대한 관심이 담겨진 유메지의 디자인 세계는, 쉽지 않았던 디자이너로서의 입문과정에서 겪은 많은 좌절에서 비롯된 것이기도 하다. 미술학교에 진학하는 것을 단념하고 대지진으로 인해 종합미술에 대한 꿈을 접었던 그는 그래픽디자인이라는 당시로서는 생소한 직업세계로 들어섰고, 결국 디자이너로서 그 이름을 알리게 된다. 결국 그의 좌절의 시기로 인해 스스로 찾은 새로운 진로는 오히려 그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꾼 계기가 된 것이다.
그가 눈을 돌린 곳이 잡지를 완성하는 편집디자인의 세계였다. 그리고 그는 그 속에서 그동안 그리고 싶던 그림으로 많은 대중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22세의 나이로 요미우리 신문에 올리게 된 삽화 한 장이 이후 57점의 작품활동으로 이어졌고, 이는 오늘날의 그의 명예를 쌓는 발판이 되었다.
유메지의 여인들을 그려볼때 인상에 강하게 남는 것이 바로 일본여성의 상징 기모노다. 당시 일본의 근대생활이 엿보이는 유메지 그림속 여인들은 기모노부터 유카타, 하마키에 이르기까지 많은 일본의 여성상을 상징화한 그림들을 그렸다. 이는 당시의 많은 광고디자인에 활용되었는데 이를테면 예와 같다.
그의 생의 마지막은 그간의 사회비판적인 생각을 작품활동 내외로 보여줘 반역죄로 재판에 붙여져 처형의 판결이 내려진다. 그는 처형 당일에도 친구들과 밤새 담소를 나눴다고 전해진다. 그가 생을 마감한 이후로도 그가 보여준 서민에 대한 사랑과 삶에 대한 서정적인 시선들은, 많은 디자이너들에게 영감을 주고 현제에도 사랑받는 57점의 그림으로 생생히 살아 숨쉬고 있는 듯 하다.
여담으로 그 후 그의 아내가 건설한 다리가 바로, 日本橋(니혼바시(일본교))이다. 니혼바시는 현재의 긴자의 중심이기도 하며, 일본 주소의 시작점, 모든 문화의 발산지, 지명 자체로도 의미가 깊은 일본의 중심이기도 하다. 그 다리의 모양을 보더라도 그의 잔재를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다. 개통 당시 많은 인파가 몰려들어 10명의 부상자가 생겼다는 기록도 남아있는 만큼, 그의 인기는 식을 줄 몰랐다.
2014년 유메지가 살아있었다면 만으로 130세가 되는 해다. 올 한해 다사다난했던 일들을 되돌아보며, 유메지가 표현하고자 했던 아름다움, 사랑, 그리고 슬픔에 대해 다시 한번 자신의 창작에 대한 자세와 이념을 정리하는 시간이 됐으면 한다. 그의 이야기를 통해 슬픔과 역경도 작업에 표현해냈던 유메지의 다른 시선들. 그는 지금도 창작을 업으로 하고 있는 많은 동반자들에게 위안에 되는 존재이자 영감을 주는 감성의 주체로 2014년을 함께 마무리한다.
참고링크
유메지 아트 뮤지엄
유메지 기념 미술관
http://www.yayoi-yumeji-museum.j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