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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월드리포트

봄을 노래하는 일본화 속 꽃과 동물

Jun(de_sugnq@naver.com) 도쿄 통신원 | 야마타네 일본화 전문 미술관 | 2015-03-17

 



대중은 흔히 일본 전통 그림으로, 강한 대비의 색조합이 눈에 띄는 우키요에(浮世絵)를 먼저 떠올릴 것이다. 카츠시게 호쿠사이의 폭발적인 후지산 그림이나 거친 파도가 요동치는 모습처럼 강렬한 인상의 우키요에와 달리, 봄의 풍경과 닮은 우아한 화풍의 일본화가 있다. 일본화 속 꽃과 새의 노래로 새 봄을 한 발 먼저 느껴보자.

글 ㅣJun(de_sugnq@naver.com) 도쿄 통신원
자료제공 ㅣ 야마타네 일본화 전문 미술관
 
예로부터 꽃과 새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상징함으로써 많은 문학과 예술에 영감을 주는 존재였다. 이와 마찬가지로, 꽃이 피고 지는 모습이며 새를 비롯한 동물의 움직임, 그리고 이들이 조화롭게 어울린 모습을 일본화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다. 일본화와 서양화의 차이는 작가의 국적뿐만 아니라 그림에 사용되는 재료로 구분할 수도 있는데, 일본화는 천년 이상 같은 재료로 그림을 그린다. 예컨대 종이에 먹, 나무, 옷 등의 자연에서 얻은 염료를 이용해서 그림을 그리며, 점성이 있는 니카와라(膠)를 접착제로 사용한다. 경우에 따라 금박을 이용하는 것이 큰 특징이 되기도 하며, 지금도 가나자와(金沢) 등에 많은 금박 공방이 현존하고 있다. 아래에 소개한 그림은 에도시대와 타이쇼시대의 그림으로, 사계절의 꽃과 동물을 표현한 그림이다.  



‘타케우치 세이호’ 라는 작가의 이름은 생소할지라도, 파란 눈의 고양이 그림을 한번쯤 제품 광고나 포스터 등에서 스치듯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고양이 그림으로 유명한 타케우치 세이호의 작품에는 고양이 외에도 사자, 호랑이 등의 고양이과 동물을 그린 그림이 많은데, 그의 그림을 모방한 사진이나 이를 재가공한 2차 창작물도 많이 살펴 볼 수 있다. 사실 그는 고양이뿐만 아니라 강아지, 개구리, 물고기 등 각종 동물과 풍경화 등 다양한 그림을 그리기도 했는데, 그 냄새까지 표현한다고 할 만큼 특징적인 묘사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교토의 화풍으로도 유명한 동물과 꽃을 그리는 그림은 에마키(絵巻, 두루마리 형태의 이야기 그림)처럼 장편의 이야기를 담은 두루마리 그림첩으로 제작되기도 한다. 창작집단인 도바소죠 카유키(鳥羽僧正覚猷)는, 조수인물희화(鳥獣人物戯画, 새와 동물이 인간처럼 노는 모습의 그림)를 이름처럼 풀어 읽은 것이다. 그 속에서 토끼는 두 발로 직립보행을 하고, 개구리가 수다를 떠는 등 마치 사람처럼 행동하는데, 이것이 만화의 시초라고도 불리는 이유다. 이 두루마리 그림(만화)는 동경국립미술관과 교토국립미술관에서 갑과 병편을 나누어 소장하고 있다.



메이지시대 이후에 서양에서 들여온 유화와 구별하기 위한 목적으로 붙여진 일본화라는 명칭으로 구별되기 전에는 주로 야마토 그림, 마루야마시조파와 같은 파별 명칭으로 불렸다. 메이지 20년에 동경예술학교 건립과 함께 이런 파들이 혼합되거나 사라지기도 하고, 문호 개방으로 다양한 문화의 영향을 받으며 지금의 일본화풍으로 전개되었다. 그러나 격렬한 변화 속에서도, 자연이란 소재에 갖는 작가와 대중의 각별한 애정은 세월을 거스른다. 그림은 정적인 매체이기도 하지만, 그 안의 기운생동은 봄 기운을 닮았으며, 새로운 출발을 알리는 봄의 전령이 되기도 한다.


 


참고서적


교토의 화가들 타케우치 쇼호(2012년 기념 야마타네미술관 펴냄)


되살아나는 일본화 1000년의 지혜 (2001년판 동경미술 발간)


 


참고링크


야마타네 미술관(http://www.yamatane-museum.jp)


 


행사정보


명칭: 花と鳥の万華鏡 (꽃과 새의 만화경)


일시: 2015211~412(), 오전10~오후5


장소: 山種美術館(야마타네 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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